남자 뿐만이 아니라 여자도 마찬가지
(계속 수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장이 안 맞아서)
비키니 사건으로 시끌시끌하네요.
나꼼수 관계자들이 성희롱적 요구와 발언을 한 것에 대한 성토가 계속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 사건의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한 이 곳의 초점은 ' 여성의 노출사진을 요구한 남성의 잘못된 여성관'과 '여성이 신체노출 사진을 올렸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 것이 진보적인가' 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주제는 크게 볼 때 '남성의 잘못된 시각'입니다.
하지만 '여성에 대한 남성의 잘못된 시선' 뿐만이 아니라, '여성에 대한 여성의 잘못된 시선'도 함께 크게 거론되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여성에 대한 도구적 시선을 학습한 것은 남자 뿐만이 아니니까요.
항상 성문제 관련 논의가 있을 때마다, 남성의 잘못된 관념만이 도마 위에 오릅니다(그것이 소위 진보적 논의라고 했을 때) 여성의 관념에 대해서 뭐 좀 이야기하는 곳을 한번 보자면 이건 또 아니올시다의 상황입니다. 여성의 관념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아 역시 노출한 여자가 남자 유혹하는거지'의 인식에 그친 채 그냥 무조건 화냥년으로 몰아부치는 수준일 뿐입니다. 그래서 진보적 시각에서는, 노출한 여자는 자신의 주체적인 자아를 자유롭게 드러낼 수 있는 진보적 여성관을 드러내는 것일 뿐이므로, 이 여성들에 대해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않는 것이 올바른 것, 잘못된 것은 남자의 관념뿐이다라며, 더 이상 노출하는 여성에 대한 그 어떤 진보적이고 생산적인 발언도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되풀이되는 논의는 여성을 도구화하는 시선과 마찬가지로 여성을 성에 관해 합리적인 소통을 할 수 없는 소외된 존재로 전락시킨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이런 식으로 남자들에 대한 생각과 시선만이 핵심인 채로, 여성의 책임은 별 논의 없이 지나간다는 것은 여자가 그저 TV속에서만 움직이는 4D 존재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기 때문입니다.
비키니 사진을 올린 여성들을 백화점 전시대에 그냥 마네킹처럼 서 있는 꼴과 같습니다.스스로 수영복을 입고 전시대 위에 올라 스마일을 짓습니다. 스스로 내가 왜 지금 어디에 수영복을 입고나가는 것인지, 그게 무슨 의미인지, 수영복을 입는 것이 옳은 것인지 파악할 수 없고, 자신들이 어떤식으로 스스로를 대상화하는지 생각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아니 안다고 해도, 그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도 이 여성이 자신을 스스로 도구화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별 말들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여성들의 생각에도 별 관심이 없는 것 같고요.
사진을 올린 여성은 분명히 표현의 자유에 의해 노출 사진을 올린 것이 아니라(김용민의 요구없이 스스로 한게 아니니까요), 성희롱이라고 생각되는 발언에 대한 '응답'으로 노출 사진을 올린거죠. 그렇다면 이 여성의 목적 또한 자신을 남성적 시각 속에 대상화겠다, 그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고, 이런 식으로 여성 스스로 자신을 도구화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도 똑같이 성토하고,(게다가 본인은 본인이 나꼼수를 듣는 진보주의자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큰데 말입니다. 그렇다면 자신을 진보라고 생각하는 여성들조차, 진보적인 자아 표현과 성적 보수의 상품으로서의 자신을 전혀 구별하지 못한다는 거 아닌가요) 그렇다면 똑같이 이를 통해 바라본 여성에 대한 여성의 시선에 대해 그동안 쌓여왔던 잘못된 시선들에 대해 깊이 논의가 이루어져야 맞다고 봅니다.
하지만 결국 사건의 발단부터, 그리고 결과에 대한 마지막 논의자리에서도 바라보는 것은 남자, 바라봐지는 것은 여자입니다. 이것 자체가 이미 불평등한 시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남성도 여성을 보지만 여성도 여성을 보기만 합니다. 남성에게 바라봐지는 여성을 말입니다. 여성은 여성 스스로 자신을 대상화시키기만 합니다.
나는 그렇지 않아, 라고 생각하는 노출 없는 일반인 여성이라도 사실 여성을 대상화시키는 시선에 전혀 자유로운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 흔한 셀카 사진도 어차피 자신을 대상화하는 일의 하나라고 보거든요.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찍는 셀카사진이 왜 그렇게 더 많은지, 왜 그렇게 여성성형수술이 그렇게 많은지, 자신의 얼굴이 남에게 보여지는 것에 이토록 민감하지 않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일 겁니다. 이미 여자들의 시선 또한 남성과 관련짓지 않아도, 자신을 대상화시키는 것에 너무나 익숙합니다. 여성들의 시선 자체도 여성 자신에게 폭력적이라는거죠.
여성에 대한 시각은 이렇게 남녀 모두 왜곡되었는데, 여성에 대한 남성의 시선만이 끊임없이 변화되기를 재촉받습니다. 여성에 대한 여성의 자아와 스스로에 대한 시선은 그 누구도 터치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자신에 대한 생각이라고 그 생각이 온전히 합당한 것이 아니죠. 여자가 자신의 몸에 대한 자유를 가졌다고 그 자유를 완벽히 컨트롤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오히려 아무 교육없이 여성 스스로 막무가내로 확립한 여성 자아관은 요즘 병들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저는 여성에 대한 여성의 이러한 무지한 시선도 당연히 똑같이 논의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여성은 자신들의 위치가 어디인지 메타인지를 활용하지 않은 채, 그저 그 불평등 구조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최대한 그 구조를 이용하려는 잘못된 행위를 분명히 하죠. 이런 적극적 이용이 뿐만이 아니라 수동적거나 무의식적으로도,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성을 남성에게 준다고 생각하죠. 그리고 남성과 반대로 그걸 지켜내려고 하죠. 지킨다는 것 자체가 벌써 그만큼 대단한 것이라는 것이고, 그것이 무척 가치있는 무엇이라고 보는거죠. (저는 사실 성이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게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남성이 받고 여자가 준다는 이 사고 방식이 남자만 있는게 아니라 분명히 여성들에게도 뿌리깊이 박혀있습니다. 결국 성매매가 이렇게 많은 것도 남녀 모두 성을 대단하게 여기는 이 조선시대적인 은밀한 사고방식을 버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그럼 수영복 사진은 그러한 은밀성을 버렸으니 좋은거 아닌가 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위의 여성은 그런 사고방식을 버려서 저 사진을 올린게 아니라, 성적 희롱의 응답으로써 사진을 올린 것이기에 결국 은밀성을 토대로, 개방적 사회의 룰을 이용하는게 되는 것일 뿐입니다. 진보적인 사고를 토대로 한 행동이 아니라, 보수적 사고 위에 진보적 사회의 룰을 살포시 입힌 것 뿐이죠).
그러니까 결국 교육 대상은 남성의 잘못된 시각뿐만이 아니라, 이 일을 벌인 남녀의 잘못된 시각인거죠. 더 나아가 여성 모두에게서 나타나는 여성 자신에 대한 도구화도 심각한거고요.
저는.. 그래서 궁극적으로 여성이 여성 스스로를 이런식으로 도구화하고, 대상화하는 행위를 좀 자각해서 때와 장소에 맞게 사용하고, 또 적당한 수준에서 멈추어주길 바랍니다.
남성의 시선에, 같은 여자의 시선에, 나의 시선에, 나를 꽁꽁 묶어서 오로지 나의 아름다움만이 내 관심사의 전부인 것 같은 여성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현재 여성의 자아실현의 경로는 지나치리만큼 '외적으로 아름다운 자신'일 뿐입니다. 평생의 관심사가 '20살 같은 40살 아줌마'란 타이틀일 뿐인 것 말입니다. 보기좋게 나이먹은 미중녀(?)는 왜 없는 건가요.
사회가 요구하니까요? 아니요, 제가 보기엔 스스로 그렇게 되길 바라는 것 같습니다. 환경이 자신을 만들지만, 자신도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환경 탓만 할 것도 아니죠..그래서 스티븐 잡스(;)처럼 여성 중에서도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외부의 무엇에 미쳐서 무언가 대단한 걸 성취해낼 수 있는 그러한 자아관이 널리 퍼졌으면(?) 하네요.
글의 결말이 아주 계몽적으로.. 광대해졌습니다요....-_-
그리고 쓰고 나니 무척이나 뻔한 얘기인 것 같네요. 쓸 때는 왜 모르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