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낭] 밥을 먹지 않는 상사

밥에 대한 바낭이니 줄여서 밥낭이라 써보았어요. 듀게 아이폰으로는 첨 글 남겨보네요. 미리 오타에 대한 양해 말씀을 드립니다.

입사 한지 이제 한 달이 되어갑니다.

경력직으로 오긴 했는데, 전에 있던 곳과는 업무적으로 어느 정도 비슷은 한데 업계가 전혀 다릅니다.

그래서 정신없이 적응중이에요. 그럼에도 업무도 좀 많은 편이구요.

업무강도가 어느정도 있는 업계이고 주변 학교 동기나 친구들도 있어서 업계 사정은 대충 아는지라 그러려니 하고 지내는데

문젠 밥입니다.

네 밥을 먹지 않는 상사- 팀장님때문에 동료들이 모두 눈치를 보며 밥을 먹지 않습니다.

첫 출근을 한 날도 점심은 걸렀고, 저녁은 여덟시가 다 되어서 시키더라구요. 심지어 점심엔 팀장님과 미팅을 할 일이 있었는데, 까페로 가자시더니 차를 마시자고 하시더라구요. 그때가 거의 두시가 넘었었는데, 원래 첫날 밥이라도 먹자고 하면서 뭐라도 물어보고 그러지 않나요?

가끔 팀장님이 본인은 드시지 않고, 밥들 챙겨 먹어라 말씀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먹으러 가는 적도 있어요.

본인이 밥을 먹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경우엔 밥먹으러 갈 사람? 하면서 먼저 나서시는 적두 있구요.

그런데 지금까지 한달동안 설날 선물로 들어온 떡, 컵라면, 그냥 커피 한 잔, 삼각김밥 등으로 때운 날이 절반은 되는 것 같구요.

아무것도 못 먹은 날도 몇번 됩니다. 그렇다고 칼퇴를 하고 저녁약속을 가고 그런것도 아니고 여덟시 아홉시까지 공복으로 있다가 그나마 제가 팀중에 제일 먼저 나오는 편이에요.

야근은 여덟시는 기본, 열두시 넘긴적도 두세번 정도 되는데, 여섯시나 일곱시에 밥을 먹은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그 전 직장에선 업무량을 파악해서 오늘 야근을 해야겠다 생각하면 야근 하는 사람들 같이 파악해서 시키거나 먹고 오거나 하는 식이 었는데,

여긴 야근을 하는건 우선 너무나 당연한데, 밥을 먹고 하자라고 말을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거죠, 밥을 안먹는다고 빨리가자 이런 분위긴 또 절대 아니구요. 오늘은 점심도 굶고 바로 미팅 들어갔다 온지라(중간에 삼각김밥 하나 먹구요) 다른 동료들도 배가 고팠던지 시켜라도 먹자 분위기를 살피다가 아홉시 넘어서 팀장님 미팅 마치시고 다같이 나가서 밥을 먹었구요, 열시 반이 넘어서 "저만" 집에 왔어요. 다른 동료, 주니어 들은 팀장님과 함께 다시 사무실로 들어갔구요 ㅠ

문젠 회사내에 저희팀만 그렇단 겁니다. 다른팀은 점심시간/퇴근시간 거의 칼같이 지키고 야근도 거의 하지 않는데요ㅠ

일 자체도 사실 적응중이라 그런지 내가 뭐하고 있나 싶을때가 종종 있는데, 밥마저 못먹고 일하려니 정말 울컥하는 맘도 들어요.

너무 바빠 어쩌다 거르는 게 아니라 상사 사케쥴에 맞춰 눈치껏 밥을 안먹는 구도다 보니 더 억울한 맘이 들어요.

팀장님 성격이나 업무적으로 크게 불만이 없는데, 기존 팀원들이 이미 그 문화/상황에 길들여져 있는데 제가 나서서 무슨 노동인권을 외쳐가며 문화를 바꾸는것도 어려울 것 같구요.

은근 슬쩍 식사 안하시냐며 운도 띄우고 하는데, 좀처럼 다른 팀원들도 별로 호응해주지 않는 것 같아요.

아직 한달이니 좀 더 기다려보며 관찰하는게 맞을까 싶다가도 솔직히 기다린다고 별로 달라질것 같지도 않아 비관적이네요.

미친척 팀장님께 건의를 한번 드려 볼까요?
    • 이거 보는 순간 제 이야기인가 싶을 정도네요. 저희도 작년말에 조직개편한 후로 팀 분위기가 바뀌어서 당최 저녁을 안 먹습니다.. ㅠㅠ
      • 저녁은 그렇다치구여ㅠ 점심도 안먹으니 정말 미치겠어요ㅠ
    • 맞아요ㅠ 사달라는 것도 아니고 내 돈주고 내가 내끼니 챙겨먹겠다는대도 눈치보여서 꾹 참을수밖에 없을때 그 억울함과 짜증!!! 저도 한때 그런 상사와 일했어서 크게 공감했네요ㅠ 근데 자꾸 그렇게 굶으심 결국 위장병만 생겨요ㅠ 제가 속이 비면 위장이 아파서요~ 하면서 눈치껏 혼자라도 당당히 챙겨드세요. 진짜 후배 굶길 못된 맘을 먹지 않은 이상, 밥 좀 먹고 오겠다고 하면 어렵게 말꺼낸것과는 달리, 아무렇지않게 넘어가더라구요. 해보세요! 화이팅!!
      • 감사합니다ㅠ 해볼께요! 화이팅!!!
    • 최악의 근무환경이군요. 저같으면 혼자서라도 나가서 밥먹고 옵니다. 원래 때가되면 의무감으로 먹을 뿐 배고프다는 개념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평생 가도 살찔 일 없는 이들이죠. 이런 사람이 상사가 되면 아랫사람들까지 힘들어지는 경우가 있는데요... 아래 팀원들 중에서 식사 꼭 챙겨야 하는 스타일의 우군이 있으면 그렇게 두어명이라도 "먼저 밥먹고 오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철판깔고 나갔다 오는 걸 추천합니다. 일하기 위해 식사먼저 하고 오겠다는데 뭐라고 할 사람은 드물죠.
      • 본문에 쓰진 않았는데, 군것질을 좋아하세요ㅠ 첨에 팀 분위기 익히면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우리팀 왜이렇게 밥을 안먹냐 던졌는데 팀원들 대답이 다 하나같이 "팀장님이 밥을 잘 안드셔서..." 더라구요.
    • 글만 읽어도 허기가 지는군요;;; 소리/냄새 안나는 견과류 초콜렛 상비해두고 배고플 때 조금씩 드세요.
      • 안그래도 양옆 팀원들은 뭔가를 항상 열심히 먹고 있더라구요. 저는 군것질을 당최 안하는 스타일이라ㅠ 커피만 잔뜩 마셨더니 불면증와서 잠도 가끔 설치고ㅠㅠ 엎친데 겹친격이에요. 차라리 살이라도 왕창 빠졌으면 좋겠다. 이러는데도 자꾸 뭔가 제가 착취당하는 것만 같구 그러네요. 이제 부턴 다른분들 댓글 주신대루 배고프면 당당히 밥먹으러 나가야겠어요. 댓글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 이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굶고는 못해.
      이게 제 입버릇이에요. 제겐 최악의 직장이네요. 으...;
      • 저에게도 경험해보지 못한 문화충격이에요. 진지하게 퇴사를 생각해볼정도로. 이직사유가 밥때문이라면 너무 웃기겠죠?! ;(
    • 입맛이 없을 땐 매운 음식을 먹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싶은데 말이죠.
    • 그럼 점심시간에 아무도 안일어나고 그냥 일하시는 겁니까? 그거 정말 이상한 부서네요. 상사 자신이 배가 안고프다고 해서 남도 안먹어도 된단 생각을 한다니...
      동료들도 호응을 안한다고 하니 혼자서라도 나가서 드시고 오세요. 이건 기본적인 생존에 관한 문제에요. 맨날 그렇게 굶고 일하시다가는 병들이 제발로 찾아온답니다.
    • 상사님께 말씀 드리고, 혼자라도 나가 드세요.
    • 밥을 먹지 않는 상사가 문제가 아니라 상사가 밥을 먹지 않는다고 따라서 밥을 먹지 않아야 하는 분위기가 이상한 겁니다. 이상한 정도가 아니라 해괴해요. 밥 시간에 "밥 먹고 오겠습니다. 같이 드시러 가실 분?"하고 한 번 말해봐요. 그게 용인되지 않는 분위기라면 그건 정말이지 말도 안되는 거죠.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4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6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1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1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7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3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