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여성관과 성적 도구화

한 이틀 간 최근 비키니 사진 인증 사태를 두고 callas 님께 진보적 여성관에 대한 계몽을 당하고 있습니다 ㅋㅋ callas님과 듀게 접속 시차가 있는 것 같아 자꾸 띄엄띄엄 대화를 나누게 되는 데 뭐 전 수업 들어가는 기분도 들고 괜찮네요. 이런 분야에 워낙 무식한 저한테는 많은 도움이 되는군요.

 

http://djuna.cine21.com/xe/?mid=board&page=3&document_srl=3532880

 

비키니 사진 인증이나 노출 패션 등 여성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자신을 성적대상화 하는 행위, 자발적 성적대상화라고 해두죠. 이런 성적대상화가 흘러온 관습양식의 토대 위에 만들어진 자아관, 즉 보수적 사고방식의 토대 위에서 진화한 것이라는 얘기는 흥미로웠고 잘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바와 같이 진보적 사고방식 또한 그런 관습양식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겠죠.

 

그러나 과연 비키니 인증 샷을 올린 여성들을 여성 억압 기제에 함몰되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의미를 인지하지 못하는 계몽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은 올바른 접근인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저는 상대방을 자칫 매도할 수 있는 폭력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우려가 드네요. 다행스럽게도 callas님은 이 여성들을 A수준에서 C수준으로 상향 조정하신  것 같은데 맞나요?^^

 

어쨌든 callas님은 자신의 성적대상화가 자발적이든 그렇지 않든 여성이나 개인을 억압하고 극복해야 하는 보수적 사고관의 발현이라고 주로 정의를 내리시며 그 반대의 이상향으로 진보적 가치관을 내세우십니다.

 

여기서 저의 의문은 만약 행위 주체자가 자신을 성적 대상화 함으로서 스스로의 어떤 욕망을 실현시키거나 표현했다고 하면 이것은 무조건 지양되고 극복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과연 성적대상화와 여성의 자기 표현이 그렇게 무자르 듯이 나뉘어 질 수 있는 것일까요? 자기 표현을 성적대상화라는 수단을 통해서 실현한다는 건 완전한 모순인가요?

 

저는 경험을 통해 이성에게 스스로를 성적대상화, 좋은 말로는 섹스어필 함으로서 가치를 추구하는 욕망이 본능적으로 있다는 판단을 해왔는데요. 여기서 제 개인적 경험담은 별 설득력이 없을 거 같고 뻔하지만 마돈나 얘기를 좀 해볼께요.

 

8, 90년대 초의 마돈나와 같은 경우 주도적으로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고 이를 공격적으로 표현 함으로서 인기를 누렸으나 결국 자신의 성적대상화를 이런 표현의 도구로 사용했다고 볼 수 있죠. 저는 그런 신드롬 수준의 대중적 열광은 인간의 본능적 욕구의 대리실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는 편입니다.

 

저는 마돈나가 보수적 가치관에 함몰된 계몽의 대상이며 그녀가 이후 대중문화에 미친 영향을 고려했을 때 그런 진화된 보수적 사고관을 전세계적으로 설파했다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결론이 어떻게 났는지 모르겠지만 당시 마돈나의 이런 퍼포먼스를 포스트 페미니즘 정도로 보는 시각도 있어서 논란도 있었고요.

 

사실 여기서 페미니즘이냐 진보적이냐 보수적이냐가 무슨의미를 가지게 될까요?

 

만약 누군가가 자신의 본능적 욕망의 실현을 위해서, 혹은 나름의 가치를 찾기 위해서 보수적 사고방식을 진화시켜 내재했다면 그건 그 나름대로 존중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무엇보다도 인간 개개인의 행복 추구와 가치실현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 도구화할 아름다움이란 것 자체가 없는 여성에게
      아름다움을 누리는 여성의 행복추구라는게 얼마나 여자로서의 절망을 유발하는 일인데요.
      아름다움을 대체할 자존감이 없는 여성이면 아름다움의 존재 자체가 더더욱 증오의 대상인거죠
      그렇게 조선시대 선비도 아닌 현대의 여성이 여성성을 억압하는 아이러니가 탄생하는겁니다.

    • 저도 비슷한 생각으로 아래에 글을 작성했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마돈나가 페미니즘의 기수이냐, 성 상품화의 아이콘이냐를 판단하는 기준이 뭘까?"라는게 제가 갖고 있는 의문입니다. 그걸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노출이나, 아이돌의 선정성에 대하여 쉽게 성 상품화가 내재화된 현상이라고 말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구요.
    • 마돈나도 끊임없이 논란을 몰고 다닌 분이죠. 그다지 큰 관심은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성적대상화를 극복한 인물이라고 볼 수 있죠. 슬럿워크처럼 너네들이 나를 성적대상으로 보든 말든 난 내 자신을 위해서 벗는 거야 라는 자존감이 있다는 거죠. 돈과 인기만을 위해서 자신을 성적대상화한 것과는 구분이 될 수 있는 거죠. 반면에 아이돌의 선정성이 문제가 되는 건 기획사의 요구와 떠야만 하는 아이돌의 절박함이 맞물려 있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의 스스로의 선택이라는 게 있을 수가 없죠. 하지만 설사 시작은 아이돌로 하더라도 나중에 제대로된 뮤지션이 되는 경우도 있듯이, 나중에 그런 성적대상화를 극복하고 마돈나처럼 될 수도 있는 거죠.

      그런 문제들에 있어서 무 자르듯 할 수 없다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걸 무 자르듯 나눌 수 있다고 보는 것도 문제지만, 무 자르듯 나눌 수 없기 때문에 나누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어 하는 것도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위에 management님의 시각처럼 자신이 알고있고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시각만으로 모든 사안을 재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게 가장 큰 문제죠. 저 조경희씨란 분이 도대체 누군가요? ㅡ.ㅡ 저런 사람의 콤플렉스가 이런 문제제기를 하는 모든 여성의 심리다 라는 시각인 거죠.
    • "억압 기제에 함몰되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의미를 인지하지 못하는 계몽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에 대해 저 역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에 어떤 미국 여성의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요. 그녀는 학창시절때부터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꿈이었고(우리나라 느낌으로 하면 '현모양처'정도), 실제로 그 꿈을 이루어 주부로서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내용인데요. 재미있는건 그런 자신의 꿈과 생활을 비판하는 주변 여성들에 대한 불만이었습니다.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것 뿐인데, 그것을 반여성적이고 가부장적인 사회체제에의 순종 혹은 세뇌로 분류하고 계몽의 대상으로 삼는 것. 이거 상당히 폭력적인 것 같아요. 다른이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닌데, 누가 저를 무지하고 계몽이 필요한 대상으로 삼는다면 얼마나 끔찍할까요.
    •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런 접근이 해당 '개체로서의 여성' 을 더 초라하게 만들수도 있다는 점은 고려되어야 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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