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오늘의 혼란은 어디서 오는가....

일단 머리를 식히고... 오늘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아무래도 듀게분들과 저 사이에 대전제가 달랐나봅니다.


제가 첫 번째 글을 쓸 당시에는 성희롱이라는 의식은 없었습니다.

그 당시에 글을 쓴 이유는 문화의 차이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가족주의와 개인주의 사이의... 모순이요.

옷이나 스타일에 대한 지적은 항상 "내가 너를 가족같이 생각해서..." 라고 시작되거든요.

과장님이 "네가 여자답지 못하다. 내가 너를 가족같이 여기니 옷과 머리를 바꾸고 연애 많이 하거라." 하고 돈을 준 것이기도 했고.

회사 여직원들은 "너를 동생처럼 생각해서 그러는데. 그러면 안돼. 내가 브래지어 사줄께..." 라고 하고. 

걍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논쟁하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그러나 그 날은 과장님을 위해서 저에게 항의하는 두 직원을 보며... 과장님을 가족의 일원처럼 생각했구나....

한국 기업은 가족주의가 강한데 내가 잘 몰랐구나 정도로 생각했는데... 글은 모두 성희롱으로 몰려가고 전 크게 당황했습니다.

제가 재미있는 일이라 생각했다는 것은...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인식 때문에 소동을 겪었다 정도였는데...

남이 준 돈 가지고 뭐 하러 가면서 즐거워한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더군요.... 좋을 대로 생각하세요.


오늘에야 깨달았지만 글이란... 제가 쓴 생각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분위기도 상당히 중요하군요.


댓글에 제가 "서구적 개인주의"란 말을 쓰면서 댓글이 산으로 갔죠... 이 때부터 제 정신도 산으로 갔고... 뭔가가 문제인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상황이...

이 말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했는데... 이후에도 말이 많은 것은 제가 잘못 설명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한 서구적 개인주의란 사실은 남미적 개인주의입니다. 그 쪽에서 산 적이 있어서...--

남미적 개인주의를 가지고 한국에서 살아갈 때는 상당한 혼란이 있습니다.

남미에서는 몸에 대한 가벼운 언급은 칭찬이란 의미고... 친구 사이에서는 "사랑하는 자기"란 호칭을 별 의미없이 쓰입니다.

그래서 같은 기준을 한국에 적응하기에는 혼란이 생깁니다. 그럴 때, 보통은 상대가 나를 존중하는 가 아닌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모두가 혼란스러웠던 것은 댓글들은 성희롱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저 자신은 가족주의와 개인주의에 대해서 생각하고 말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가족적이라 남여를 따지지 않고 남의 옷이나 머리카락에 대해서 서슴없이 지적하며 개입하나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기차에서 여자가 맞고 있는데 아무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충격이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개인주의라면 나를 중요하게 여기듯이 다른 사람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데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때리는 데 아무 반응이 없고...

한국 사람들이 가족주의라면 딸뻘 되는 여자가 맞고 있는데 모른 척 하는 것은 뭔 주의지?


이 일로 게시판 맷짐이 좀 쎄지겠군요. 어차피 모두 같은 생각을 할 순 없잖아요. 그냥 이런 사람이 있구나 하세요.

이 글이 이해가 되지 않는 이유는 저와 당신이 다른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 저도 옷 사입으라고 돈 준 과장의 경우 님처럼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뒤늦게 댓글을 달아 다시 복사해 답니다. ㅡ.ㅡ

      "위의 과장의 경우 성희롱이라고 말하는 건 섣부른 판단이네요. 만약에 저 과장이 글쓴 이를 어떻게 해볼려고 한 거라면 당연히 성희롱이고, 본문에도 있듯이 그런 오해를 살 충분한 여지가 있습니다. 과장이 실수한 거죠. 근데 글쓴 이의 생각처럼 그냥 오지랍과 자기 나름으로는 호의로 저런 행동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도 성차별적 요소는 있지만, 단순하게 저 행동만을 가지고 성희롱을 했다고 말하는 건 무리죠. 그런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으니까 하지 말아야할 행동인 것은 분명하구요. 두번째 언급한 부장의 경우는 성희롱이 맞죠. 정몽준이 여기자 얼굴 만진 게 생각나네요. 암튼 저는 글쓴 이를 비난하는 사람들 오버하고 있다고 보네요. 글쓴 이가 옳은 대처를 한 건 아니지만, 과도하게 비난들을 하고 있네요."
    • 촤알리 / 모르고 있기 때문에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겠죠. '모르고 있어, 답답해. 어떻게 해.' 그 답답함이 몇몇분의 짜증을
      몰고 왔구요. 그런 짜증은 그냥 단련되는 수 밖에 없나봐요. 그만 좀 하라고 외치고 싶을 때가 있긴 하죠.
      이럴 때는 인터넷을 끊고, 내가 실수한 지점과 실수하지 않은 지점. 들어야 될 말과 듣지 말아야 될 말을 구분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사실 이런
      상황을 처음 맞닥뜨리게 되면 그게 생각처럼 안되고 혼란만 가중돼요....
    • 사람들이 답답한 마음에 말이 좀 보기 안좋게 나왔을 수도 있어요.
      그 언급하신 '가족주의'가 실제로는 가족주의가 아니거든요.
      직장에서 "너가 가족같아서..."라면서 나오는 얘기는 그저 자기가 정한 기준 외에 다른 방식을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의 변명일 뿐인 경우가 많으니까요.
      인재채용 때도 '가족같은 사내 분위기'라는 말은 "니 의사에 상관없이 너의 등골을 쪽쪽 빼먹어 주겠어."라는 말과 같다는 농담도 있고 말이죠.
      그러니 뭔가 상황을 잘못 이해하시는 것 같아서 다들 설득을 하려는데 정황에 대한 기본 인식이 너무 다르다 보니 서로 충돌이 일어나고...그랬던 것 같아요.
    • 누군가가 자기 생각처럼 설득이 안된다고 답답해하고 짜증내는 것 자체가 문제죠. 자신의 말을 받아들이고 못받아들이는 것은 결국 그 사람의 권한이죠. 논쟁의 대부분은 설득에서 시작되더라도 짜증을 내는 순간부터는 이미 설득이 아니라 공격의 차원으로 넘어가는 거구요.
    • 애정남은 아니지만 정리해 드릴까요?
      일단 님의 개념과 용어들이 틀렸구요 (문화 차이 이런 변명 말고, 님이 모른 거에요. 몰랐고 틀린 거죠. 가치판단이 아니라 사실로서요.)
      그 다음에는 님이 웹에서 한때 유행했던 '완전체' 방식으로 소통하기 때문이죠. 완전체로 검색하니 하필 중앙일보 기사가 걸리는데 링크 걸어드립니다.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337/7213337.html?ctg=1200&cloc=joongang%7Chome%7Cnewslist1

      님의 글의 순서는
      1. 과장님이 옷사입고 머리하라고 10만원 줬다. 말하지 말랬는데 말하고 다녀서 직장에서 설화가 있었다. 참 복잡하다..
      1.1. 성희롱의 직간접 경험이 많을 여자들을 중심으로 답글이 달린다.
      1.2. 원글은 성희롱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서구적 개인주의의 영향을 받아서라고 해명한다.
      1.3. 본인도 인정하는 대로 댓글이 어그로를 끌고 산으로 가기 시작.
      (1.4. 여기선 추정, 아마도 여자들이 자신을 공격한다고 생각하는 원글)

      2. 원글이 두번째 글을 올린다. 브래지어 안하고 다닌다고 트집잡고 괴롭히는 여직원들이 싫고 화난다는 내용.
      2.1. 1.1.에서 1의 상황을 성희롱이라고 정의해준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불쾌감이 이해되는 상황.
      2.2. 그런데 왜 원글은 1의 상황은 아무렇지 않고 2의 상황에만 화가 나는지, 비일관성에 오히려 듣는 사람이 의구심을 갖게 됨.
      (2.3. 여전히 회사 여자들+게시판 여자들에게 화가 나는 원글)

      3. 원글이 듀게를 지배하는 진보적 여성관이 비인간적 계몽주의에 물들어 있으며 자신은 악플에 상처받는다고 절필선언.

      저는 3-1-2의 시점으로 님이 링크해준 글을 읽고 난데없이 뺨맞은 기분으로 매우 불쾌했던 사람인데요, 이 글까지 읽고 나니 뭔가 실마리를 찾은 느낌이네요.

      먼저 '복잡하다'고 상황을 던져준 사람은 원글님이에요. 1번 글에서 견지하는 태도는 이 소동이 왜 일어났는지, 왜들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거구요.
      성희롱 사안의 특성상 직간접적 경험이 많은 여성들이 아마 답글의 다수인 건 맞겠죠. 왜 그런 소동이 일어났는지, 사건의 본질은 '성희롱'이라고 짚어주니 '서구적 개인주의'가 갑툭튀합니다. 질문을 해서 답을 줬더니 납득하는 대신 전혀 상관없는 개념을 혼자 생각대로 막 던지는 거죠. 사람이 말귀를 못 알아듣고 딴청 피우면 복장 터지죠? 그렇듯 이건 두 가지 다른 입장이 동등한 논리적 주체로서 서로를 설득하고 반론하는 상황이 아니에요. 페미니즘에 경도된 경직된 사고방식의 여자들이 불쌍한 한 명 다굴치는 상황에 감정이입해서 상상하지 마시라구요.

      3번으로 넘어가서, 3번에서도 갑자기 '진보적 여성'이 갑툭튀하죠. 1번과 2번에서 자분자분한 답글들, 거기서 전달되었을 정보들은 싹 무시되고 '쟤가 나 공격했어' 하는 억울한 감정만 남아 있어서 공격대상을 창조해낸 거죠. '성희롱인지 몰랐다'고, '참 복잡하다'고 백지인 양하는데 신기하게도 기득권 남성이 성희롱을 합리화할 때 쓰는 논리, 페미니스트들을 계몽적이라고 공격하는 논리는 아주 쉽게 내면화해요. 본능적으로 남녀진영을 나누고 누구를 자기 편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듯.

      자신이 명백하게 오용한 단어가 논점을 흐리고 게시판의 다른 이들을 공격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전혀 없고, 절필씩이나 선언했고 그 글에 자분자분하게 잠깐 인터넷과 게시판을 쉬시라는 조언을 들었음에도 '나 절필한다고 했는데 바로 이래도 되나' 하는 망설임도 없이 여기선 정리씩이나 해주네요. 그 정리란 것도 결국은 '서구적 개인주의'가 사실은 '남미적 개인주의'였다는 거고 (어떻게 남미=서구로 이해되는지, 가족적 문화가 지배적인 남미와 개인주의의 연결이 가능한지 하는 당연한 의문은 생략하죠) 성희롱을 합리화하기 위해 본인이 만들어낸 '가족주의'가 왜 한국에서 통용되지 않는지에 대한 불만섞인 의문이네요 (여기서도 정의와 범주가 마구 뒤섞이고 있구요. 그런 다음 문화적 차이라고 봉합해버리면 그만인가요. 그건 간단하게 원글님이 틀렸기 때문인데요.)

      소위 '완전체'와 대비되는 보통 사람이라면, 자신의 언행을 중심으로 한 소동이 일어날 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고민합니다. 주변의 반응을 구한다면, 그 반응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가설을 테스트하고 기각하고 수정하기도 하지요. 지금 글쓴 분에게선 그런 반응이 안보이고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과 검증 없이 '나도 성희롱이 뭔지 안다', '문화적 차이다', '성희롱이 아니었다'고 혼자 외치고 있으니 이건 벽에다 대고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논점을 주고받고 끌고가는 게 아니라 중간에 전혀 상관없이 '가족주의' '개인주의' '진보' '여성' 화두를 틀린 개념으로 막 던지는데 이건 약올리는 것도 아니고, 신기하게 어그로 끌만한 화두는 골라가면서 던지고. 왜 글 1의 상황은 가족주의로 쉽게 합리화하는데 2의 상황에 화가 나는지도 자신한테 유리한 대로 파편화된 정보만 취합해서 결론을 내리고 자신에게 억울한 감정만 길게 기억하는 완전체의 특성과 잘 맞네요. 1에선 과장님이 뭐라고 하더라도 돈 주면서 뭔가 챙겨주는 것 같고, 2에선 주는 것도 없이 싫은 소리만 하니까 싫은 거고, 글 1과 2의 답글에서도 일단 싫은 소리만 귀에 들려서 그 불쾌감이 계속 글을 덧붙일 정도로 길게 끄는 거구요.

      완전체가 이런 것이구나를 몸소 체험하게 하는 글타래네요. 개인적으로도 그렇지만 직장에서 얽히면 진짜 힘들 것 같습니다.
    • 글쎄요, 다른 글은 안봤고 이 글 하고 직장 상사에게 옷 사입고 머리하라고 돈 받았다는 얘기, 또 다른 상사가 팔을 쓱 만지면서 털 정리 하라고 했다는 얘기에 댓글을 달았는데 그 사실만으로 제가 자기의 가치관을 강요하는 사람 취급받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네요. 댓글 하나는 외국 생활해서 내가 좀 "서구식"이라고 쓰신 부분에, 미국에서 직장생활하는 입장에서 그건 서구식도 아닌 것 같다고 썼고, 다른 하나는 팔을 만진 상사가 1000원을 줬는데 "1000원이 뭐에요" 하고 태그를 붙인 걸로 내 입장이 어느 정도 설명되지 않느냐고 쓰신 댓글에, "나라면" 돈이나 평소의 친분이 문제가 아니라 누가 신체적 접촉을 내가 일하는 공간에서 그렇게 했으면 그것만으로 화날 것 같다고 썼어요. 덧붙여서 쓰지만 저의 직장내 harassment에 대한 민감성 정도를 남에게 강요할 생각 없습니다.

      웹은 그렇습니다. 나는 한마디 하는데 그런 생각을 가진 여러 명이 비슷한 커멘트를 하면 듣는 사람 입장에선 수십 명이죠. 그거때문에 피곤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글을 보면 (죄송스럽습니다만) 정리라는 제목 붙인 것 치고는 정리가 하나도 안됩니다. 서구적이란 단어 선택은 말할 것도 없고 이 글에서 예전 직장에서의 에피소드들, 남미에서 경험하신 상황, 기차에서 목격하신 거... 도대체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 수가 없어요.
    • ㅎㅎ 솔직히 저는 구름이님 생각이 이해는 잘 안가네요.
      구름이님도 상처 받으셨다니 안타깝지만, 구름이님 글 읽으며 많은 분들이 복장이 터지는 타격을 입었으니 그것도 좀 안됐다 생각해주세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8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0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