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시차가 있네요.^^, 끝까지 읽어주세요.ㅋㅋ

제가 한 9~12시 정도까지만 컴퓨터를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답변이 늦어지네요. 그래도 성실히 대화가 이어지는 것 같아서 좋고, 또 저도 계속 이 문제를 생각하면서 좀 더 나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네요. ㅋㅋ

 

우선 '계몽적' 이라는 것에 대해 해명해야 될 것 같네요.^^

 

제가 맨 처음 글을 '계몽적이고..광대해진'이라는 말로 결말을 맺어서 무언가 제가 여성들의 생각이 절대로 이렇게 바뀌어야 돼. 라는 식으로 생각하시게 된 것 같은데, 그 말을 하게 된 경위는  '글의 소재는 비키니 사진을 올린 여성인데, 결말은 내가 바라는 이러저러한 자아관이라니 너무 거창해서 좀 웃기는군' 이라는 생각이 들어 쓴 농담이구요. 

두 번째 리플에도 밝혔지만 제가 바라고 있는 D수준은 정말 그저 저의 바람이지 남들에게 요구할 바는 아니죠. 물론 제가 바라는 바를 사람들에게 얘기하긴 했지만요. 제가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수준은 내가 사고하고 있는 것이 어디에 기반을 두고 있는가를 인식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이것은 교육받은 남녀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일반론적인 인지적 수준의 범위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비키니 사진 인증이나 노출 패션 등 여성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자신을 성적대상화 하는 행위, 자발적 성적대상화라고 해두죠. 이런 성적대상화가 흘러온 관습양식의 토대 위에 만들어진 자아관, 즉 보수적 사고방식의 토대 위에서 진화한 것이라는 얘기는 흥미로웠고 잘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바와 같이 진보적 사고방식 또한 그런 관습양식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겠죠.

 

그러나 과연 비키니 인증 샷을 올린 여성들을 여성 억압 기제에 함몰되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의미를 인지하지 못하는 계몽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은 올바른 접근인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저는 상대방을 자칫 매도할 수 있는 폭력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우려가 드네요. 다행스럽게도 callas님은 이 여성들을 A수준에서 C수준으로 상향 조정하신  것 같은데 맞나요?^^

 

맞습니다. A수준일거라고 제가 편견어린 마음에 첫 글을 썼었으나, C수준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정정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그 여성분이 보수적 사고관을 토대로 표현의 자유를 주장했다고 하더라도, 사건의 맥락으로 볼 때 분명히 그 반응은 옳지 않았다고 봅니다. 한 쪽이 성희롱적인 요구를 했고, 그에 응답한 사람이 있는거라면, 서로 맞장구 친 일인데 한 손만 틀렸다고 하는게 맞지 않다고 보여지네요. 여성의 노출을 떠나 행동에 대한 비판일겁니다, 결국. 

인식의 수준이라는 말이 혹시 기분이 나쁘시다면 오해는 마시길 바래요. 제가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 수준 이론(3수준 6단계)에 큰 감화를 받았나봅니다. ㅋㅋ수준을 정하는 게 이상하게 느껴지지는 않아서요.

 

어쨌든 callas님은 자신의 성적대상화가 자발적이든 그렇지 않든 여성이나 개인을 억압하고 극복해야 하는 보수적 사고관의 발현이라고 주로 정의를 내리시며 그 반대의 이상향으로 진보적 가치관을 내세우십니다.

 

억압 기제에 관해서도, 오해가 있을 수 있는 표현인 것 같네요. 그래서 그 비교 대상으로 남성 억압 기제를 이야기 했었는데, 잘 전해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사회가 바라는 남녀상이라는 것에 억압을 받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사회라는 것이 인간을 억압하는 동시에 자유를 주는 공간이고요. 크게 볼 때 남성에겐 남성성이 남성 억압 기제라면 여성에겐 여성성이 억압 기제라고 생각합니다. 뭐 이것이 어떤 이들에겐 자유일 수도 있을 거구요. 그리고 이 중에서 몇 천년 동안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며 내려온 남성의 마초성과 여성의 대상화라는 것을 제가 끄집어낸 것이죠.

보수적 사고라는 건 뭔가요? 이미 기존에 뿌리깊게 내려온 관습적 사고입니다. 긍정적으로 보면 인간의 행동패턴을 결정해주는, 삶의 정체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주며 내려오는 사회적 관습이며, 나쁘게 보면 인간을 계속해서 정해진 패턴대로 벗어나지 않게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하죠.

마초와 여성 대상화가 보수적 사고관이라는 건 그냥 있는 그대로의 사실입니다.

 

 

여기서 저의 의문은 만약 행위 주체자가 자신을 성적 대상화 함으로서 스스로의 어떤 욕망을 실현시키거나 표현했다고 하면 이것은 무조건 지양되고 극복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과연 성적대상화와 여성의 자기 표현이 그렇게 무자르 듯이 나뉘어 질 수 있는 것일까요? 자기 표현을 성적대상화라는 수단을 통해서 실현한다는 건 완전한 모순인가요?

 

억압하고 극복해야 하는 보수적 사고관의 발현이 아니라, 보수적 사고관을 토대로 한 여성 대상화는 억압 기제이지만, 억압을 받을 수도 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거에요. 억압 기제가 100% 여성에게 다 똑같이 작용할 필요는 없는거죠. 누군가에게 이 보수적 사고관이 꼭 거부할 필요는 없는, 나에게도 매력적인 사고방식일 수 있는거죠.  

현 시대에서 보수적 사고관이 새로운 보수의 모습으로 재탄생하여 사람들 삶 속에 스며들어 살아가는 것이죠. 누군가는 이것을 거부할 수도 있고, 예로 드신 마돈나처럼 그것을 효과적으로 받아들이고, 이용하는거죠.  저는 이 모든 걸 인정하고요. 하지만 인정한다고 여성대상화가 보수적 사고관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거고요. 그리고 그 폐해도 분명히 존재하겠죠.  그러면 이 사실에 관심이 없거나 몰라서, 여성대상화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마음을 바꿀 누군가를 대상으로 저는 제 생각을 밝힌 거에요.

저에게는 보수적 사고관이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고, 제가 생각하는 매력적인 사고관은 여성의 비대상화라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고관인 겁니다. 그러니까 반대의 이상향으로 진보적 가치관을 내세우고 있는 건 저일 뿐이죠. 그래서 저는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식으로 얘기한 것이구요.  

 

 

보수적 사고관이 A, 진보적 사고관을 B.

과거시대의 관습적 사고인 여성의 대상화가  X.

현재시대 '여성의 대상화+표현의 자유'가 X'.

과거시대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사고인 여성의 비대상화가 Y라고 한다면,

 

저는  XA, X'∈A, Y∈B라고 생각하는 것이고,

킹키도라님은 X∈A, X'∈B 가 될 수 있다고 보시는 거죠.

과거에는 고통받았을 보수적 사고관이 더이상 억압기제가 아니게 되어서 여성에게 만족스러울 수 있는 진보가 되었다, 이런거겠죠.

 

하지만 저는 여기에 대해서 X'가 B에 속하기에는 여성의 대상화로 인한 여성 자신에 대한 폐해가 크고,

여자는 X'∈B 라고 생각한다고 해도 사실은 이것이 계속해서 무의식적으로 X'∈A이며, 그것에 고통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

주목한 거구요. 그리고 여성은 X'를 선택해서 행복할 수 있지만, 그것이 보수적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니까 Y∈B를 받아들이자. 라고 주장하고 있는 거네요.

 

 

음..

확실히 X∈A, X'∈B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습니다. 많은 남녀 여성들이요. 아마 제가 주장하는 것이 오히려 소수의 생각이겠죠.  이것에 관해서는 그러면 제가 수정을 하겠습니다. X'∈A는 사실이 아니라 저의 주장일 뿐이며, 저의 믿음일 뿐입니다. 저의 개인적인 사고관입니다. Y∈B 또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비키니 여성이 X'∈A를 드러냈다고 믿는 것도 저의 주장일 뿐니다. 제가 정정을 할께요.

 

결론적으로 제가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1. X∈A

2. X'에 관해 여성도 행복할 수 있지만, 분명히 폐해도 심각하다.

 

이렇게 두 가지입니다. 모두들 이것에도 반대하시나요?ㅜㅜ

 

 

 

 

 

 

    • callas님~ 반갑네요 ㅎㅎ 잘 보았습니다.

      분명 저의 생각에도 너무 한 쪽으로만 치우친 감이 있었던 터라 제가 미처 고려하거나 배려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callas님 덕분에 그 부분을 많이 생각해 볼 수 있었으니 감사드려야겠네요.

      사실 callas님의 의견에는 원래 저도 동의하는 부분이 많았고 생각이 아직 서로 다른 부분도 존재하나 인정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뭐 혼자 좀 생각해보고 나름대로 오프라인에서 다른 사람들과 대화도 해보죠.

      즐거운 대화였으며 저는 일단 하산하도록 하겠습니다~~~
      생각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도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덧붙이자면, 행복의 수준을 어디서 찾는가라고 했을 때 여성의 대상화를 통한 나의 삶에 대한 만족도 있을 수 있지만, 더 거시적으로 보자면 더 많은 여성 위인들이 나오기 위해서는 여성의 비대상화와 대신의 가치로써 외부의 사물에 대한 관심을 통한 행복이 필요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했습니다.

      내 관심의 대상이 '나 자신'인 것은 관심의 대상이 '지식 그 자체'인 사람에 비해서 경쟁력이 약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강요할 가치는 아닌거죠.^^

      저도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당.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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