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이 은퇴해서 좋은 이유
라디오스타 때문입니다. (제목은 살짝 낚시성이라 죄송)
저한테는 어떤 게스트이던 항상 무릎팍보다 우선 순위에 있었지만, 아시다시피 라디오스타도 게스트에 따라 편차가 있지 않습니까? 대신 게스트만 좋으면 끝없이 상승곡선을 그리는데, 이번 개식스 편을 볼 때는 문득 아 강호동이 그만두어줘서 너무 행복하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물론 개식스가 잘 해서 재밌기도 했지만 이 재미진 라디오스타를 이렇게 주욱 보고 있으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방송량이 참 많이 늘었잖아요. 한 게스트 그룹당 두번에서 네번에 나눠서 하는데다, 심지어 짤리기도 했던 걸 생각하면 지금은 최소한 세배 이상 분량의 라디오 스타를 볼 수 있게 된 거니까요. (시간으로 따지면 그 이상이긴 하겠으나 그 때는 더 컴팩트하게 쳐내고 재밌는 것만 편집했었을 테니 그냥 회차로 따지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어째 강호동 같은 특급 엠씨가 은퇴하면 예능이 좀 휘청휘청 한다고 느껴야 할 것 같은데, 저의 편협한 시청범위 내에서는 지상파 예능이 더욱 풍요로워 진 것 같습니다. 심지어 남은 여생 동안 절대 볼 것 같지 않던 1박 2일을 일요일 재방으로나마 가끔 보게 되었으니까요. 강호동이 없으니 멤버 각각의 개성이 살아난 건지, 아니면 제가 안 보던 기간에도 원래 잘 돌아갔는지는 제가 방송을 그 동안 안 봐서 모르겠습니다. 근데 어째 반응이 저만 더 재밌다고 느끼는 것 같지는 않더군요. 나쁜 농담이긴 한데, ‘잠정적’ 은퇴라서 많이 아쉽네요.
사족을 하나 달자면, 라디오스타를 보고 김준호 예능감이 참 좋다고 느꼈습니다. 엠씨 유세윤을 빼고 개식스라는 이름으로 나온 5명 모두 다 감이 괜찮았지만, (심지어 불안해 보이던 홍인규도 적당히 잘 하더군요. 초반에 떨고 불안해 하는 게스트는 보통 병풍 역할 하다 가지 않습니까?) 김준호는 특히 발군이었어요. 던지고 받는 것 모두 순발력 있게 잘 합니다. 심지어 연기나 상황을 짜는 내공도 오랜 개콘 덕분에 탄탄하고요. 그가 지금의 예능판에서 어느 포지션에 가면 적당할지는 사실 언뜻 떠오르진 않지만, 능력에 비춰봤을 때 지금 해피투게더에서 떼거지로 하는 보조mc이상은 분명한 것 같지 않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