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출구 없는 회사생활

야근에 지쳤어요.

야근도 야근이지만, 죽어라 해도 욕먹고 보람도 없는 회사생활에 지쳤다고 하는 게 더 옳을지도 몰라요.

금요일날은 팀장한테 정말 완전 깨졌는데 - 그것도 일대일이 아니고 팀원들 다 같이 있는 자리에서요. 정말 창피했음 -

내가 잘한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욕먹을 정도인가... 연말부터 두달째 너무너무 바빠서 숨도 못쉬고 일했는데, 억울하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정말 회사 때려치고 싶어졌음 ㅎㅎ

 

하지만 대다수의 직장인들처럼 저도 무작정 회사를 때려칠 순 없어요 ㅠ 당장 카드값은 어쩔건가요!

 

회사를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방안을 주말내내 이리저리 궁리했지만 역시 답이 없어요.

비참할 정도로 전혀 대안이 없어요..

 

뻔한 얘기지만 여행 가는 걸 참 좋아해요.

작년엔 여행+출장 통틀어 해외를 다섯번이나 나갔습니다.

회사일 외에는 암것도 한 게 없는 2011년이지만 그래도 여행은 자주 갔다는 게 유일한 위안.

그런데.. 회사생활 중에 간신히 짬을 쥐어짜내 가다보니 결국 갈 수 있는 곳은 근처의 가까운 곳들이고요.

출장일때는 그나마 미주나 유럽처럼 먼 곳에 갈 수 있지만 역시 일하러 간 것이다보니 현지 구경할 틈은 거의 없으니 여행이라 보긴 힘들죠.

(그나마 억지로 의미를 부여해서 회사돈으로 외국 갔다고 좋아하는 것이지 사실은 시차적응하랴 현지에서 빡세게 일하랴 돌아와서 출장정리하랴+밀린 일 하랴.. 안가느니만 못한 여정이에요ㅋ)

 

그러다보니 가고 싶은 곳은 너무 많은데 가보지 못한채 시간이 미친듯한 속도로 지나가는 것 같아서 안타깝고 답답해요.

이 인생은 한번뿐인데 이렇게 직장생활만 하다 끝나버린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

 

오래오래 살아남는다고 생각하면, 꾸준히 직장생활해서 노후생활자금은 만들어놔야겠지만요

이렇게 가고 싶은 곳 꾹꾹 참아가며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죽는다던가 하면 얼마나 억울할까요 ㅡㅡ;

 

계속되는 야근에 지쳐서 더 그렇겠지만, 뭔가 출구없는 미로에 갇힌 듯한 기분입니다.

이것도 누군가가 보기엔 배부른 투정일테지만. 전 정말 죽을 것 같습니다. 회사가 매일 조금씩조금씩 제 영혼을 파괴하는 기분이에요.

어젠 인도 바라나시로 잠적할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왜 바라나시냐면 생활비가 저렴할 것 같아서 -_-;; 사실 인도는 안가봐서 잘은 모르지만요 )

 

 

적지 않은 나이에, 뚜렷한 생계대책 없이 회사 그만둔 경험 있는 분 혹시 계시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관뒀더니 결과적으론 인생이 더 좋아졌더라 하는 분 계시면 얘기 좀 들려주세요~ㅠ.ㅠ

    • 힘을 내세요. (아직 야근중인 사람)

      하다보면 출구가 있겠지요. ...없나? 아핫
    • 저는 알바고, 일도 별로 힘들지 않고 특별히 타박받는것도 없으며 직원들이 잘 대해주는데도 회사 나가기 싫네요. 기차여행 좋아하는데, 7박 8일동안 땅에 발 한번 안내려놓고 기차만 타고 싶어요.
    • 생강쿠키/ 감사합니다. 생강쿠키님도 힘내세요! 피곤해서 일이 손에 잘 안잡히는데 낼 아침 팀장님이 보고서 내놓으라고 할 것 같아서 집에도 못가고, 일은 안하고 듀게에 한탄글 쓰고 있습니다 ㅠ.ㅠ 댓글만 달고 다시 빛의 속도로 일 마무리짓고 집에 갈 수 있었음 좋겠어요 ㅎㅎ

      앙겔루스노부스/ 사..사실 가끔 하는 생각인데요. 여기처럼 일 많지 않고 팀장한테 쪼임 당하지 않는 곳이래두 제 성격상 답답해하고 그만두고 싶어했을 것 같기도 해요. 여기보다는 덜 지옥같았겠지만요. 일단은 회사에 몸담고 있으면 여행 다니며 자유롭게 살 수는 없으니까요.
    • 마... 일탈은 일상이 없으면 꿀 수 없는 꿈이라고 생각하세요...--
    • 앙겔루스노부스/ 넵ㅋ 역시 그렇죠? 나이가 들어도 좀처럼 철이 들지 않는 제탓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것보단 좀 나은 일상이었음 좋겠어요. 예를 들면 칼퇴라던가, 칼퇴라던가, 칼퇴라던가..
    • 제가 무지 좋아하는 회사 선배가 팀장에게 치이다 못해 절 남기고 어느날 훌쩍 회사를 떠나버리셨죠.
      다들 그분이 '어디 갔는지' 알아내려고 애썼지만 그 분은 1년 반 넘게 취직하지 않으셨고...
      있는 돈 까먹으며 마음껏 하고 싶은 거 하시고 노시면서 가끔 돈 너무 떨어진다 싶으면
      알바(라고 해봤자 동종업계 프리랜서질 - 제가 일을 드린 적도 있죠;)를 하셨어요.
      그리고...

      최근 다시 동종업계로 컴백하셨습니다. ;;;
      경력이 어느 정도 있다면 뭐 그게 어렵진 않으니까요. 다만 새 지옥의 시작이라는 것 정도?
    • 저요...한 한달전에 관두겠다구 게시판에 글 올린적 있는데.......뒷일 생각안하고 관뒀는데...관두고나니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밀려온것처럼 내리 아프기만 했어요. 이제 정신 차려야할듯한데....
    • 여행 정말 좋아합니다. 걷고 걷고 또 걷고...낯선 사람들, 낯선 언어, 낯선 길 너무 좋아합니다.

      회사가 절 길들이고 저의 무언가를 죽여가고 있지만 정말 뒷백(보통 가족일까요) 하나 없는 사람이라 두렵지요. 그래도 한 10년 하면 1~2년 쉰다고 다시 못 돌아올 직종은 아닌 거 같아요. 희망은 그 것뿐인데 문제는 회사생활 10년 뒤쯤 보통 애가 있고 애가 있음 그냥 끝...
    • 회사 생활이란 건 자신의 생명을 조금씩 잘라서 월급과 바꾸는 일인 것 같아요.
    •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517273.html
      저도 요즘 같은 심정으로 회사 다니고 있어요. 프리랜서같은 직종도 아니고, 어디 딱히 뛰쳐나갈 곳도 없는 바닥이예요. 링크한 기사에 나오는 것 중 하나처럼, 죽기 전에 '일 좀 덜 할 걸, 일 좀 덜 할 걸, 일 좀 덜 할 걸...'이라고 중얼거리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우울합니다. 친구랑 2년째 돌파구를 찾자고 입으로만 외치고 있다죠 ㅠㅠ 힘냅시다.
    • "피할수 없으면 즐겨라" 란 말이 이럴때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소연도 하시면 울적하고 답답한 마음도 좀 나아지겠지요.

      그리고 항상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는 말처럼 그만두시면 당장은 좋아지시겠지만 그 이후로 백수라는 타이틀에서 밀려올 금전적, 정신적, 가족/친지들의 씨잘데없는관심에서 오는 압박이 더 심할겁니다.

      잠깐 복권이라는 마약 한대 맞으시고 상상속의 즐거운 여행을 꿈꾸시다가 직장으로 얌전히 복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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