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얼탱이없는 실수를 한 것을 깨달았을 때...

대학교 1학년 때, 남자친구(현 집친구)는 내게 생일 선물로 휴대폰을 줬습니다.

당시에는 매우 고가이기도 했지만 남자친구로부터 받은 선물이라 매우 소중히 생각했어요.
휴대폰 여기저기에 예쁜 스티커도 붙이고, 남자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도 붙이고
친구들도 매우 부러워 했지요
문제는,, 나는 남자친구와 통화할 때 잘 들리는데,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나는 '두번' 얘기하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아주 급한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했고!!!

- 밥 먹었니?
= 응.. 오늘 학교식당에서 돈가스 먹었어. 너는?
- 뭐라구?
= 아아앜!! 귀 좀 파라구! 안들려? 나는 잘들리는데 왜 넌 자꾸 안들린다고 그래? 아이 정말!
- 미안미안.. 니 목소리가 진짜 잘 안들려서 그래
= 아아앜! 몰라! 진짜 신경질나게! 말 안해! 끊어!

이런 대화로 진행되기 일쑤였지요. 참다못한 그는, 내게 휴대폰을 달라고 하면서

- 산지 얼마 되지도 않은 휴대폰이 문제인거 같아. AS 받아보던지 아니면 교환해달라고 하자...어!
라고 말을 하다 말고 나를 황당한 얼굴로 바라보았습니다.


저는 "왜?!" 라고 하며 그를 똑바로 쳐다봤어요.
곧, 긴 한숨을 내쉬던 그가 말했습니다.

- ...멍멍아(당시 내 애칭-_-).. 여기는...니가 말하는,송신구야..니가 말하면 상대방한테 전달되는 곳이거든.그러니까
  여기에 스티커를 붙.이.면 상대방이 니 목소리를 들.을. 수.가. 없.어.

= ..아~ 그래? 그랬구나~.. (하지만 매우 부끄러웠음)

 

당장 송신구에서 스티커를 뗀 저는 그 후 휴대전화를 매우 소중히 생각하...........고 싶었지만 곧 잃어버려서

두번 하이킥 당할 뻔 했...

# 그리고 16년 후, 부부가 된 저희는 투닥거리며 잘도 지내고 있는데 바로 얼마 전 또 일이 있었습니다.
 둘째 학예회에 가서 동영상을 찍어오라는 임무를 하달 받은 저는, 매우 궁시렁 거렸습니다. (귀찮아서)
 하지만, 초반에 좀 버벅 거리다가 나중에 동영상을 매우 잘 찍었습니다(라고 생각했죠)
 집친구에게 찍어온 영상을 보여주는데, 음성 지원이 잘못 되었는지, 아님 제가 찍을 때 잘못 찍었는지
 자꾸만 소리가 작아졌다가 커졌다가 들렸다가 안들렸다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만 화가 나서,
 = 아 진짜!!! 이거 왜 이래? 새 카메라인데!! ..내가 잘못 찍은건가?! ..아 진짜!!

 신경질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곁에서 아무말 없이 가만히 화면만 바라보고 있던 집친구는 내게 시선도 주지 않은 채,
 
 - 니가 막고있는 카메라 스피커에서 니 엄지손가락을 치우면 아주 잘 들릴 껄.

 이라고 말했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아..진짜-_- 부끄러웠음2)

# 그리고 바로 엇그제...
 요즘 머리를 기르고 있는 저는, 거지왕김춘삼 스러운 자태를 뽐내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지성(脂性) 인 머리털을 가진 저는, 요즘들어 가끔 머리를 감지 않은 사람처럼 찰싹 달라붙어
 더 초췌하고 없어보이는 모습이 거울에 비춰지는 것 같아서 좀 속상할 판이었죠.
 매일 아침마다 감는 머리인데, 좀 기른다고(물론, 약한 머리털은 기르면 기를수록 아래쪽에 힘이 실려서 윗쪽은
 찰싹 붙어버릴 수 밖에 없다고 들었지만) 어째 이렇게 보기 흉한 모습일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곧 머리를 짧게 잘라버리겠다고 결심했죠.
 그런데.
 엇그제 아침.. 머리를 막 감으려던 저는 흠칫했어요.
 여태(보름 쯤) 욕실에 샴푸가 2개 있는(줄로 알고있었는)데, 무심코 제가 쓰려던 샴푸를 보니,

 그것은 샴푸가 아니라 [헤어팩] 이었습니다!!
 .....
 저는 샴푸와 헤어팩을 번갈아가며, 샴푸인 줄 알고 썼던것이었지요..하하하..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헤어팩이면..거품이 나지 않았을텐데..그걸 몰랐다고요?'

 ..네 몰랐어요. 거품이 안나길래,, 거품이 안나나보다.. 라고 생각했죠. 다른 생각하긴 귀찮았고 향도 샴푸향이랑 비슷했고..(에잇젠장..ㅠ_ㅠ 부끄러웠어33333)

 ...

 집친구가 말했습니다.

-넌.. 참 똑똑한 척,잘난 척하는데 가만보면, 진짜 허당이야. 나 없음 어쩔 뻔 했니 진짜. 널 누가 데려갔겠냐..

..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어로 땡큐. 중국어 쎼쎼, 일본어로 아리가또라고하지요.
...
러시아어로는 씨바써버, 라고 한대요..뭐..그렇다고요.

    • 사흘 동안 바디샴푸를 바디로션인 줄 알고 바른 저도 추가시켜주세요. 어쩐지... 몸을 적시려고 샤워기를 트는데 벌써부터 거품이 흥건하더라구요ㅠ
    • 첫번째는 일반전화기를 써봤다면 절대 안할 실수 아닌가요?

      마지막은... 저는 얼마전에 헬스장 샤워실에서 세안제로 머리 감았죠.
      몰라서가 아니라 잠깐 딴 생각하다가 저도 모르게 머리에 세안제를 대고 비비고 있었더라는...

      그리고 엇그제->엊그제... 뭐 엇그제도 엊그제의 옛말이니, 아주 틀린말은 아니지만요. 약간 ~읍니다 보는거 같은 느낌이죠.
      연배 나오는 러브귤님.^^
    • 1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ㅠㅠ
    • 침흘리는글루건/YOU WIN!!!!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글루건님/ 함께해요-
      자본주의돼지님/ 일반전화기와 휴대폰은 매우 달랐죠. 일반전화기는 그야말로 보이지만
      플립형인 핸드폰은 그저 이쁘게 스티커 붙일 줄 만 알았지요. 조그만 구멍
      하나가 송신구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답니다.
      세안제로 머리감는거야 뭐.. 괜찮아요. 거품은 났을테니(ㅠ_ㅠ 엉엉)
      엊그제, 군요. 앞으로 틀리지 않아야겠네요. 연배는 거기서 나오는게 아니라
      대학교 1학년,과 16년 후, 에서 딱 나오지 않나요? 훗.

      이인님/ 웃지마세연. 부끄럽구요-
    • 대학교 1학년과 16년후 에서 딱 나왔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 세수를 하려고 얼굴을 적시고 [그것]을 짜서 손에 올려놓고 또 물을 약간 묻혀서 거품을 내려고 하니 손이 시원하네요.
      응?

      치약을 짰어요...얼굴에 문지르지는 않았어요. 그치만 손이 너무 시원해져서 세수를 할 수가 없더라고요.


      제 친구 중에는 폼클렌징을 팩으로 오인하고 얼굴에 바르고 한숨 잔 녀석도 있어요. ㅋㅋ
      완전 똑똑한 앤데, 그런 허당질을 해서 한참 깔깔 거렸죠. 정작 당사자는 피부 뒤집어져서 며칠 피부과를 다녔고요.
      근데 그렇게 뒤집어지고 난후 피부가 좋아져서 [결론적으로 나는 팩을 한게 맞다]라는 드립까지...ㅋㅋ
    • 홍시님/ 쓰기에도 부끄럽지만,

      안경 쓴 채로 세수하려고 한 일(실제로 했지요 눼눼)
      세수를 가열하게 하다가 콧구멍을 쑤신 일 (아놔 피날뻔했다능)
      한복치마를 뒤집어 입고 시어르신들 앞에서 이쁘게 절하고 스스로 대견해했던 일(..미추어버리겠습미다)

      .... 한 둘이 아니라..

      하긴, 헤어에센스를 핸드크림인줄 바르고 잤는데 손이 ...

      그만하겠습미다. ㅠ_ㅠ
    • 저희 부부는 둘 다 '얼탱이 없는' 실수의 향연을 종종 선보이기 때문에 서로 놀리는 재미로 삽니다.
      뭐랄까 서로가 서로의 약점을 너무 잘 안다고나 할까요... ㅠ.ㅠ

      그런데 사실 부부들은 다 이렇지 않습니까? (아닌가..)
    • 얼탱없다는 제목보니까 도수코 진정선 생각나네요 ㅋㅋ
      저도 1번 같은 실수한적 있었어요. 아이폰4 처음받고 통화하는데 소리가 잘 안들리는거에요
      이거 불량인가 하고 심각하게 고민했는데 아이폰에 붙어있는 투명비닐을 안뜯어서 그랬던거라는....
    • 앗, 이글루 밸리에도 올리신 글이네요..ㅎㅎ
    • 아,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 Ringo님/ 쉿!
      srv님/ ...네. 집친구도 가끔 실수합니다. 그래서 놀려요. 그런데 저와같은 실수가 아니라서. -_- 아..정말 굴욕적이에요 아쥬기양.

      꽃개구리님/ 히히.저도 진정선양의 그 발언 이후로 즐겨 써요.
      하하하하.. 우리 함께 해요. 스뚜우삣월드-

      힌트님/ 앜!!!! 쉿!2

      레사님/ 감사합미다. 영어로 땡큐. 중국어 쎼쎼..러시아어로 씨바써버..(야야!)
    • 안경인들 중에 안경쓰고 세수 안해본 자가 있을까요?
      전 무려 벗고 있는 안경을 또 벗으려고 애도 써봤고...(응?) 벗은 렌즈를 또 벗으려고 눈을 후벼본 적도 있습니다. (아, 아퐈...)

      엊그제는 머리감다가 제 손으로 가열차게 목을 할퀴기도 했답니다. 머리 감는데 목은 왜 할퀼까요?


      으흐흐 무튼 러브귤님 괜히 막 친근감 생기고 반갑네요. 으히히.
    • 사무실 빌딩 바깥 출입구는 직접 밀어야 하고 그 다음 출입구는 자동문이라죠.
      오늘 같이 추운날 뒷사람이 바깥 출입구 밀때까지 가만히 열리길 기다리면 서있었다죠
      자동문 센스가 얼어서 안 열릴 정도로 날이 춥구나 이러면서 말이죠. 아무 생각이 없어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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