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소식을 적게 되어 유감입니다만 살아 있습니다.
죽으려고 작정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그때마다 무서워서 마지막 한 발짝을 내딛지 못하고 이렇게 구차하게 돌아왔습니다.
한심합니다...
늘 그렇게 죽을 용기도 없으면서, 죽어야겠다고 결심하는 제가 바보같아요 정말...
그래도 한동안은 죽어야겠단 생각 없이 살았는데..
돌아와서 남아 있던 무진장 잠오는 약을 들이켰더니 30시간 넘게 곯아떨어져 있었습니다. 잠든 동안에도 비몽사몽으로 죽음에 대한 것만 생각했습니다.
병원에 가긴 가야할텐데, 어머니가 퇴직하셔서 건강보험이 안 된다고 병원가면 돈이 엄청 나올 거라고 하신 말씀이 떠오르는군요....
댓글로 걱정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또 죄송해요... 고맙습니다.
죽을래 다 놓아버릴래 하고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릴려고 했는데 도저히 무서워서 안되겠다 하고 내려왔어요. 저도 그땐 무지 창피했는데요 창피해도 살아있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용기없는게 아니고 그게 현명한 거더라고요 정말로.. 힘든 상황이 느껴져서, 얼굴 모르는 분인데도 마음이 아프네요. 잘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예요
지난글에 댓글을 달까말까 망설이다가 글을 못 남겼었는데 이 글을 보니 마음이 놓이네요. 병원 가보세요. 굳이 가족들한테 병원 가는 사실을 보고할 필요는 없죠. 사람들은 설사 피가 섞인 가족일지라도 다른 사람의 고통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진부한 말이지만 결국 스스로 극복하는 방법밖에 없어요. 비슷한 아픔을 겪고 난 후에 깨달았던 한가지는 가족도 결국 타인이구나 라는거였습니다. 적당한 거리감을 두기 시작하니 오히려 관계가 편해지더라구요. 아무튼 다행입니다. 괜히 제가 다 힘이 나네요.!
에아렌딜님, 얼마나 기다렸다고요. ㅜ_ㅠ 듀게에서 글이나 댓글로만 만난 사이지만서도 그 글을 읽고 난 후 한동안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습니다. 몇 번이나 클릭했는지 몰라요. 다시 볼 수 있어서 무척 좋아요. 힘들 때, 슬플 때, 기쁠 때, 뭐든 다 듀게에 털어놓으셔요. 그리고 우리 힘내요 :-)
당사자가 살아있는게 유감이라는 상황에서 돌아와서 반갑다고 말하는게 마냥 편치만은 않지만 그래도 반갑네요.
나쁜 쪽이라도 용기를 내셨으니 조금만 더 용기를 내셔서 병원에 가보세요. 정신적인 병도 결국 대부분 뇌의 물리적,화학적 변화에서 생기는 겁니다. 따라서 약물로 대부분 치료가 가능합니다. 몸이 아프면 약먹는 것과 똑같아요. 인간의 뇌는 분비되는 호르몬의 종류와 양에 따라 기분이 180도로 바뀌기도 하는 변덕스러운 존재죠. 암튼 꼭 병원 가보세요.
글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많이 걱정 했어요. 지금은 모든 게 무의미해 보여도 분명 시간이 지나면 어느날 아,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란 생각이 드는 때가 찾아올 거예요. 다른 사람들도 하루 하루가 모두 행복하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아주 짧은 찰나의 그 시간을 위해 우린 지루하고 긴 인생을 살아가는 거 아닐까요. 짧은 걸 아니까 행복이 더 소중한 거구요. 정말 잘 돌아 오셨어요.
경험자인데요 일단 님은 죽으시면 진짜 안되구요. 왜 그러냐고 하면 그냥 저 때문에 죽으시면 안되구요. 더 이상 어머니와 오빠에게 지금의 상태를 이야기하지 마세요. 이야기할 사람이 필요하면 차라리 인터넷에 도움을 구하시거나
1577-0199(여긴 잘 연결이 안되는 편입니다.) 1588-9191(여기는 도움을 받아본 적이 있습니다) 로 전화해서 아무 말씀이나 하세요. 상담원분들이 매우 친절하게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좋은 말씀을 해주십니다. 교회 가라 이런 얘기 안하시니 걱정마세요. 병원에 가기 어렵다면 위 전화는 통화료만 나오는 전화이니 저 곳에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하세요.
위험하다고 느껴지는 경우에는 혹은 가까운 큰 병원의 응급실에 가셔서 침대를 하나 달라고 하시고 누우신 다음에 정신과 의사선생님을 불러달라 하셔서 도움을 요청하셔도 됩니다. 제가 다니던 병원의 선생님이 주신 말씀이니 기억하시고 위급시 꼭 활용하세요.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견뎌내기 힘드실 줄 압니다. 지금 희망이라곤 손톱만큼도 안 보이시겠지만, 살아있다보면 어디서 구원의 손길이 날아옵니다. 뜻하지 않게요. 잘 있으시다니 다행입니다. 아마, 듀게에서 님이 무사하길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이 있고, 계속 이야기 하다보면 마음이 많이 풀어지실 거라고 믿어요.
전혀 유감아닙니다. 저도 이제껏 살아오면서 가족에 의해서 또는 기타 외압에 의해서 힘든 날 때문에 죽고 싶다는 생각과 시도를 자주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때 잘못되지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을 참 자주합니다. 요즘은 행복해요. 사람으로 입은 상처 때문에 특히 나 자신의 자존감형성 이 잘 되지 않아 모든 것이 힘들고 슬프고 미래가 없었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는 지금같은 때가 없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에아렌딜님도 못 이기는 척 살아주세요. 제발요. 부탁합니다.
이렇게 돌아오셔서 글 올려주실 거라고 믿으면서도 자꾸 초조해지곤 했어요. 눈 질끈 감고, 가족들 목소리 외면하고, 에아렌딜님께 가장 필요한 일을 해버리세요. 그래도 되는 거에요. 또 마음이 힘들어지실 땐 언제고 글 올려주시구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에아렌딜님께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기다렸어요! 이 많은 사람들이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잖아요. 얼굴 한 번 안 본 사람들이지만 거리에서 스쳐지나갔을지도 모르는 인연들. 커피 타다가, 버스에서 내리다가, 이불 개다가 문득, 문득, 문득 "에아렌딜님, 지금 뭐하실까 괜찮으실까" 1초씩, 10분씩 떠올릴지 모르잖아요. 뜬구름 잡는 이야기같지만, 인터넷 글 한 타래로 서로의 마음 속에 잠시나마 존재하게 된다는 사실이 참 소중하고 신기해요. 글들 저장해 놓고 힘들 때 보아 주세요. 차 한 한잔이라도 보내드리고 싶지만, 글 한 줄로 대신합니다. 괜찮아질거에요!
전 '자살 이유'로 신문에 게재되어도 별 이상하지 않았을 일을 겪은 때, 높은 다리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곤 그냥 막 뛰어 왔어요.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으니 다들 밤에 왜 조깅하고 왔냐고 묻고. 그렇게 다 지나가더라고요. 상황도 바뀌고, 그때의 내가 내가 아닌 것처럼 느껴지도록 사람도 바뀌더라고요. 글 종종 남겨주세요, 에아렌딜님 글에 다른 힘든 사람들도 공감하고 위로받으니까요!
다행이네요. 근데 죽는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못 죽었-_-;;다고 구차하다며 자책을.. 삶을 제대로 살아가는게 젤 힘들다는거, 언제나 삶을 마주보는 것 보다 눈 감고 도망가는게 더 쉽다는거, 아시잖아요. 도망못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럴 날이 올겁니다!!
그리고 정신과약 비보험도 돈 별로 안 나와요. 우울증 기록 남을까봐 무서워서 건강보험 제끼고 걍 현찰박치기 한 적이 있는데, 5만원 안 나왔던걸로..이보다 더 작았나? 약도 15일치 한꺼번에 타고 뭐 그랬을껄요. 생각보다 쌉니다. 편의점 알바 내지 PC방 알바만 해도 조달하고도 남음이 있음.
어서 병원으로 달려가요! 저 글 기다리느라 몇 번을 들락날락했는지..ㅡ.ㅜ 고맙습니다! 저는 부모님께 말하지 않고 1년간 상담치료 받았어요. 1년 후에 얘기했고요. 더 중요한 것은 그렇다고 해서 부모님의 태도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여전히 상처를 주고 저를 이해하지 않지만 그에 대처하는 제가 달라졌기 때문에 사는 세상이 달라졌어요. 그게 상담 치료의 중요한 포인트였어요. 날 대하는 사람도 나도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나의 생각이 달라지면 내가 바라보는 세상도 달라져요.
저희 부모님은 어떤 스타일이냐면 어렸을 때부터 저를 다그치고 자극을 주는 게 좋은 교육 방법이라고 생각하신 분들이었어요. 늘 꼬투리잡고 작은 결점을 늘 발견하셨죠. 98점 받다가 100점 받으면 칭찬이 아니라 열심히 하면 될 걸 열심히 안하고 살았다! 라고 혼내는 분이셨죠. 그런데 이제 거기에 상처 받지 않는 제가 있는 거죠. 스스로는 힘도 안나고요, 달라지지도 않고. 이런 댓글도 크게 위로가 되지 않아요. 어서 병원으로 가세요!! 좋은 의사 선생님 만나길 빌어요. 아니면 제게 이메일 주시면 제가 갔던 병원 알려드릴께요. 정말 좋은 선생님이라서 제 친구들 중에 제 얘기 듣고 간 사람 꽤 많아요.
뒤늦게 보고 글 남깁니다. 죽을 용기(?)가 없는 건 절대로 유감이 아닙니다. 정신과 약 먹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요즘 많이도 걸린다는 갑상선병 환자도 계속 약 먹고 살아요. 그냥 계속 관리해야 하는 병 하나가 생겼다고 생각하세요. 갑상선 병에 걸리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뇌에 약간의 문제가 생긴 것도 창피하게 생각할 이유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