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눈

드디어 보이지 않게 된 듯합니다.


포도막염에 망막증이 있어서 5년 전에 아산병원 가서 레이저로 지졌고 왼눈에는 항체주사도 하나 박았죠.


(아프진 않았지만 시야 안으로 대바늘만한 주사바늘이 들어오는 경험은 꽤 인상적이었음)


그 후로 안과검진 해 오다가 작년에 취업한 후로 너무 바빠서 병원 못 가고 있었더니


비문증이 조금씩 생겼고 뭔가 수면에 떨어져내리는 잉크처럼 퍼져가더니 그게 지난 화요일 아침에 팡 하고.


터져서. 지금은 왼쪽 눈이 다 먹고 난 쭈쭈바 껍데기 씌워놓은 듯한 느낌입니다. 시력 자체는 정상인듯.


올 게 왔구나 싶어서 그냥 덤덤해하고 있습니다. 한 사흘동안 고민도 해 보고 겁도 나고 어쨌거나


병원 가긴 가겠지만 가서도 별 뾰족한 소리 못 들을 걸 알고 하니 차분해지면서 현실을 긍정하자 싶더군요.


긍정하지 않으면 내가 어쩔건데..랄까. 겁내 봐야 내 정신상태만 점점 피폐해지고. ㅋㅋ


(그래도 정신상태랑 신체상태는 별개인지 관절은 힘이 좀 풀려서 덜덜거리긴 합니다.)


어떤 목적을 갖고 끼적거린 건 아니지만 그냥 누가 들어줬으면 싶네요. 널리 알리면 낫는 게 질환이라니까.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말처럼 자기소모 자기연민의 유혹은 참 큽니다. 근데 그거 해봐야 바닥 안 치고


점점 늪처럼 끌려들어가서 사람 멘붕만 빨리 될 뿐 문제 해결엔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더군요.

    • 겁이 나도 이건 아닙니다. 컴퓨터 전원 끄고 빨리 병원부터 가세요.
    • 어.음. 무슨 말을 해야될지 잘 모르겠는데 병원은 꼭 가시고,
      이제 취업하시고 1년쯤? 되셨으면 요령 피우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몸도 확실히 '내가 알아서' 챙기셔야 해요.
      치료(가 가능한 질환인지 모르겠지만) 잘 받으시고, 격무에서 조금이라도 나오실 수 있길 바랄게요!
    • 빨리 병원 가셔야죠.
    • 첫줄 읽고 깜짝 놀랐지만 다 읽고 나니 답답해지네요. 어떤 문제는 긍정하지 않는 편이 더 낫습니다. 병원부터 가세요. 이 글에 달린 댓글들도 보시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지금 상황은 별 뾰족한 소리 못 듣는 감기나 배탈 증세가 아니잖아요.
      미루지 마시고 병원 다녀오세요. 얼른요.
      호전되길 바라겠습니다.
    • 쭈쭈바 빈껍데기 하니까 생각나네요. 어렸을적 한쪽눈이 반년간 실명된적이 있었는데 딱 그랬거든요.
      물론 외부충격때문에 그렇게 된것이었으니 경우는 다르겠지만.
      관절이 덜덜 거린다는 말 보니 병원 다녀오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최악을 듣더라도 불안은 다소 해소 될테니
    • 전 처음듣는 병이라 잘 모르지만 아무튼 눈이 꼭 나아지셨으면 좋겠네요.. 병원 다녀오셨길 바랍니다. 아니면 나중에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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