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시대를 읽고 - 미국의 인텔리겐차? 귀족들? 들은 유럽문화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

오늘 읽은 이 책은, 역시 플리처상을 받을만한 소설 이었다, 입니다. 

여자작가라 다소 주변 풍속, 예술품 등 세밀한 묘사가 많아 혼란스러웠지만

유럽과 미국뉴욕의 귀족문화 은유적 비교는 정말 정교했습니다. (여자의 섬세함때문인듯)

작가 이디스 워튼이 실제 뉴욕 상류사회의 경험담을 책으로 썼기에 그렇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1870년대 미국 귀족사회를 이처럼 세세히 알 수 있게 해준 책을 읽은 적이 없기 때문에 감동이 더 컷다고 봅니다.

처음 이 책을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과 비교를 하려고 했는데 주인공 아처와 메이, 올랜스카 이야기에 빨려 들면서 오만과 편견 은 잊고,

다른 번역본으로 다시 읽고 싶은 책이 되고 말았습니다.(열린책들에서도 나왔더군요)

사실 이 소설의 의미를 단숨에 말하기는 제 능력 밖입니다. 읽은 후 너무나 복잡한 생각이 많고 흩어져있기 때문입니다.

책 말미 번역가의 작품해설을 읽으니 더하네요.

 

이 책을 읽고 제 마음속 커다란 파문을 그리고 있는 부분은 미국귀족문화의 정체성은 허접하다는 겁니다.

책에도 나오지만 청교도들이 미국에 온 것은 무엇인가?  한몫잡아 잘살려는 상업자본주의 의식이 아니냐는 거지요.

상업자본주의로 인해 돈은 많지만 유럽의 문화를 보고 있자니 부럽기는 하고 미국에서 그런 문화를 꽃피워 볼이려니 안되는것 같고,

자기들만의 아집과 독선으로 유럽을 배타적으로 업신여기는 풍토와 함께 미국귀족문화가 자라나게 됩니다.

 

이혼녀 올랜스카가 미국인이면서 유럽귀족문화에 빠져 미국으로 온 것에 대해 그녀의 해박한 문화적 아우라를 부러워하지만

그녀의 결점, 이혼녀라는 것(비서와 도망쳤다는)을 용서를 않는 것을 볼 때면 집단적 이지매 라는 생각도 들고,

심지어 자기들만의 방어막을 치는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이부분은 중간쯤에는 몰랐던 부분인데 주인공 아처의 아내 메이의 순진하면서 용의 주도함을 뒤늦게 저역시 알게 되어 헉~! 많이 놀랐던 부분입니다.)

쉽게 말해 남편 아처가 이혼녀 올랜스카를 만난다는걸 아내 메이는 이미 알고 있었고 문화적 이질감과 허접한 뉴욕귀족문화의 물에 이미 젖은 메이역시

친척과 함께 올랜스카를 이혼은 안시키되 유럽으로 보내는걸로 윈윈결과론적인 결정을 하게 됩니다.

아처는 후에 알게되는거죠. 똑똑하다고 생각했던 아처가 어찌보면 자기는 진보적이고  순수하다는 메이보다 더못한 판단 착오를 냄으로 아내에게 컨트롤 당하는 팔불출같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아무튼 이 책은 많은 생각을 시간을 두고 해 볼만한 이슈를 던지고 있습니다. 책이 정확이 1920년 출간으로 이시기의 유럽을 바라보는 미국 귀족들의 시각을 소설적 형태로

구체화 해서 보여주는 형식은 가히 최고라고 생각됩니다.

 

실제 지금의 미국의 인텔리 겐차, 귀족들 들은 유럽문화에 대해 19세기말 소설 속 분위기와 똑 같은 분위기인지

아니면 20세기 21세기를 거쳐오면서 많은 변화로 미국의 귀족문화가 형성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쉽게 말해 미국인의 내노라하는 지식인들이 미국의 모국(?)과 같은 유럽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지 알고 싶습니다.

해외에서 생활을 하고 계신 분이시라면 생활속에서 느낄만한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저도 궁금하네요. 유럽인이 "미국인들!"하는 식으로 폄하하는 경우야 수도 없이 목격했지만, 그 역(미국인이 유럽인을 부러워한다던가)은 한번도 본 적이 없어요.

      그나마 경험한 건, 동부쪽 지식인들, 이를테면 특히 소위 뉴요커들이 다른 미국인들과 자신들을 분리해서 여기는 정도네요.

      허긴, 유럽 문화에 대한 동경을 열렬히 표현했던 마지막 세대일 수 있는 수전 손택 역시 뉴요커였죠. 그러나 어차피 그녀도 고인이 됐고 너무도 옛 세대의 이름이 되었죠.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TV를 보면 두통이 나기 때문에 TV는 갖고 있지도 않고 보지도 않는다는 그녀였으니 어차피 대중 문화가 대세가 된 요즘의 기준으로는 시대에 뒤떨어진 감수성의 소유자에 다름 아닐 겁니다.

      사실 '귀족 문화'라는 게 딱히 없고 이제 '부자들의 문화'가 있을 뿐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데,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를 후원하고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고객이라고 해서 그들의 문화가 패리스 힐튼의 라이프 스타일과 별반 다른 것도 아니니까요.
    • 참고자료가 필요하시다면 헨리 제임스를 읽으세요.
    • 전 이 책을 읽으면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묘사된 남부의 귀족문화와 북부의 귀족문화가 꽤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물론 제가 정감가는 쪽은 '바람과 함께..입니다;)
      '바람과 함께..'에서 묘사된 남부 귀족문화도 만만찮게 허식 쩔고 형식에 얽매이고 그들만의 견고한 리그로 무장하고 있긴 한데, 그래도 '순수의 시대'에서 보여지는 뉴욕 귀족문화(그 중에서도 특히 '옛' 뉴요커)보단 인간미 있어 보였거든요.
      물론 그 또한 작가가 자기 나름대로 그려낸 바가 차이 난 거였겠습니다만..
      시대 배경이 '순수의 시대'가 '바람과 함께..'보다 좀 늦나요?
      '바람과 함께..'에서 보면 남부에선 북부를 돈만 밝히는 속물, 수전노라고 경멸했는데, 북부는 남부를 뭐라고 생각했으려는지..-.-(질문에 대한 답과는 심히 동떨어져 있어 죄송합니다ㅠㅠ)
    • 인텔리겐차, 귀족은...그냥 상류층을 비유한 표현들이겠죠....?

      19세기 미국 상류층, 특히 북부의 산업 부르쥬아들의 영국을 비롯한 유럽 귀족사회에 대한 열망은 유명한 얘깁니다. 막말로 영국의 몰락 귀족들을 먹여살리는게 미국 산업 부르주아들이었거든요. 보통 결혼을 통해서들 그렇게 많이 했는데, 뭐 이런 식이죠. 당시 영국은 대대적인 지가 하락이 있어서 십 몇년 사이에 토지가격이 반토막도 아니고 무려 30%수준으로 하락했으니! 토지를 기반으로 둔 영국 귀족들의 몰락이 눈에 보이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처지에 결혼이라도 해주는 미국의 슈퍼 리치가 있으면 정말 고마운 일이었죠;;

      그리고...아무래도 미국을 세운 영국과 유럽의 청교도들은 대부분 시민계급 출신들이었으니까 큰 부자가 된 그들이 유럽의 귀족문화를 많이 동경하게 된거 아닐까요. 반면 유럽귀족들은 귀족들 대로 혁명의 시대에 몰락의 길로 치닫게 됬으니 바다 건너 미국의 슈퍼 리치들을 아주 복잡한 심정으로 봤을테구요.
    • 저도 헨리 제임스를 추천해요, 그중에서도 '아메리칸'-제목부터 노골적이죠.
      미국사람이지만 유럽에서 오랜시간을 보낸 작가이니 무비스타님이 궁금한 분분을 충족시키리라 믿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하구요.ㅋ
      요즘엔 서머셋 모옴의 'The razor's edge'를 읽고 있는데 이책도 흥미있어 하실것 같네요.
      유럽문화에 집착하는 등장인물이 있는데 약간 우스꽝스러운 속물로 묘사되거든요..물론 영국작가의 입장에서겠죠.
    • 지난밤 늦게 올린 글인데 좋은 덧글 감사합니다. 헨리 제임스 꼭 읽어봐야겠네요. 이 소설의 핵심적 스토리는 처음 읽을때는 아처와 올랜스카 이야기로 접근을 했는데 아처의 아내 메이의 자기 남편 이혼녀와 때어놓기가 더 핵심 스토리 인것 같습니다. 메이 뿐만아니라 그의 친척까지 합세, 심지어 뉴욕귀족들의 텃세까지 담아내는 그런 이야기 입니다. 물론 메이>친인척>귀족층 이렇게 발전하는 이야기의 점층적 현상인식은 1870년대 뉴욕의 귀족사회에 대한 입체적 접근을 가능케해서 재미와 함께 사회적 현상까지 담아내는 괴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플리처상 받을만한 소설이었고 참 매력적인 소설입니다. 마틴 스콜세즈가 영화화 할만 했겠어요. 영화는 아직 보진 않았는데 영화가 어디에 포커스를 두고 이 이야기를 담아냈는지 이점도 무척 흥미롭겠다는 생각입니다.
    • 영화 순수의 시대에서 뜬금없이 초첨을 맞추어 보여주는 이쁜 소품들을 책을 통해서 만나면 더 설명이 잘 되죠.
      펜, 작은 메모장, 담배 자르는 도구, 이쑤시개만한 담배.. 눈도 즐거운 영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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