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도 인간 관계에 도움이 됩니다.

듀게에서니까 좋아하는 SF 소설 이야기도 하고, SF 영화들도 이야기하지만,

듀게에서나 블로그에서 형성된 인간 관계가 아닌 이상, 제 콜렉션을 자랑하거나 공유할 사람을 찾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좋아하는 작가가 로저 젤라즈니거나, 코니 윌리스라면 그 누가 알아들을 것이며, 아이 로봇과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그 자체로 좋은 영화이긴 하지만, 원작을 읽은 사람으로써 아쉬운 점이 많다면 또 누가 이해해주겠나요.

솔직히 블루레이 모으고, 음악 CD 돈 주고 산다면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이 더 많은 판국에 말이죠.



그런데, 오늘 일하다가 같이 일하던 동료가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을 읽고 있더군요. (제가 지내는 곳은 캐나다. 같이 일하던 동료는 백인 남자)


너무 반가워서, 어 나도 이 3부작 읽었다고 말하자, 그 동료가 깜짝 놀라더라고요. 

영어도 제대로 말 못하는 동양인 남자가 자기가 읽기 시작한 책을 이미 읽었고, 심지어 3부작을 다 읽었다고 하니 정말 의외라는 눈치였어요.


그렇게 잠시 SF 이야기를 나누다가, 일이 바빠져서 이야기를 더 진행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좀 좋아졌습니다.


캐나다의 국민 스포츠라는 하키도 관심없고, 얼마 전 북미 대륙을 휩쓸었던 슈퍼볼에도 관심이 없으며, 뉴스를 잘 보지 않아 동네의 새로운 소식도 몰라서 그런 대화엔 끼지 못하다가,


한국서 병원에서 일할 때는 발견하지 못했던 SF 독자를 이 곳 병원에서 발견하니 뭔가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막상 존 스칼지, 로버트 하인라인 이야기를 주고 받긴 했는데, 이 친구는 로저 젤라즈니 소설은 아직 읽어본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제가 영문 책이 있다면 빌려줄 테지만, 다 한글 번역본이라;; 


나중에 스케쥴이 맞아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함께 일하게 되면 좀 더 신나게 이야기 주고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마가렛 애트우드의 나라, 캐나다도 그렇다니!
    • 제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걸지도 몰라요. 그래도 SF 읽는 간호사는 한국서든 외국서든 제 주변에선 저 말고 처음 본 것 같네요!
    • 로버트 하인'라인'... ㅠ.ㅠ
    • 오오오! 캐나다라면 공룡 SF 『멸종』(End of an Era)의 작가 로버트 J. 소여가 캐나다 사람이고… 무엇보다도 데이빗 크로넨버그 선생님이 토론토를 중심으로 활동하셔서 어쩐지 SF의 나라처럼 느껴져요.
    • SF덕분에 결혼한 사람도 여기 있습니다.
    • 누구의 추천이나 정보 없이 코니 윌리스를 읽었었는데, 지위가 이렇게 낮아도 되나 싶을만큼 충격적으로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다니는 Sf 팬덤이라곤 듀게밖에 없지만, 여기서도 그다지 쳐주는 분위기가 아니어서요) '개는 말할 것도 없고'도 재밌지만, '둠즈데이 북'은 정말이지 걸작, 명작이라고 생각해요. 우라사와 나오키에게 지구를 멸망시키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라고 외치고 싶을만큼. SF인데도 손쉽게 미래로 가지 않고 그 멸망이 과거형인 것도 위대합니다, 그 참상의 한 가운데를 목도하고 나선 지구가 이미 한 번 멸망했다는 데에 수긍하고 말았어요. 저는 둠즈데이 북을 정말 사랑해요, 언젠가 한 번은 말하고 싶었어요.
    •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먹는데는 무심했대. 하지만 그 뒤를 이은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는 정반대였지. 저녁을 같이 먹으며 이런 이야기를 해주어도 무심한 표정의 여자. 저기 그러면 말이야...한니발이 10만의 용병을 이끌고 알프스를 넘었을 때가 몇 살이었는지 알아? 29살 이었대!
    • 둠즈데이북은 보고나면 너무 우울해져서 싫어요. 흑.
      재스퍼 포드의 써즈데이 시리즈를 더 번역해 달라! 달라!
    • 『둠즈데이 북』 마지막 100페이지 동안은 계속 울면서 읽었어요. 물론 「화재 감시원」, 『개는 말할 것도 없고』도 좋아하고요.

      그리고 _lly 님께서 말씀하신 써즈데이 넥스트 시리즈는 정말… 아니 『카르데니오 납치사건』으로 뚝 끊어버리면 어떻게 해요. 『제인 에어 납치사건』만 읽고 그 다음 권 안 읽으신 분들 반성해주세요ㅠㅠ
    • 제가 로버트 하인'리히'라고 썼었네요;; 크흑.
      그나저나 둠즈데이북 좋아하시는 분들이 이리 많다니. 어흑. 듀게 만세.
      그나저나 저도 둠즈데이북 제일 좋아하는 SF 중의 하나로 뽑긴 하지만, 막상 읽으면 너무 너무 힘들어서 완독은 2 번 밖에 못했어요. 크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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