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댓글달다가 생각 난 에피소드이긴 하지만 내용상으론 별 관계가 없습니다. 재미로 읽어주시길.
미국 유학 1년차 기말고사 직전의 일입니다. 제가 다니던 학교엔 Coase라고 이름 붙여진 (네, 그 기회비용의 그 사람) 메일링
리스트가 있었습니다. 교과서, 참고서, 아파트 서브렛, 학교내 행사 정보 등등이 오가는 리스트였고요. 학교다닐 때도 요긴하게
이용했지만 생활 정보도 꽤 있어서 지금까지 메일을 받아보고 있습니다. 하여간 이 메일링 리스트에, 어떤 학생이 분란(?)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제가 졸업한 과정은 3년 과정이었는데 1년짜리 과정에 있던 학생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나랑 술마시러 갈 사람,
하는 제목의 이메일에 동성애자를 비하하는 용어- f****** 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를 사용했습니다. 저는 유학이 미국생활
처음이었고 이런 종류의 비하용어에는 참 어두운 편이었는데도, 어..이거 이상하다 싶을 정도였어요. 그랬더니 메일링리스트의 오만
학생들이 들고 일어나서 얘에게 욕하기 시작했습니다. (듀게에서만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하시면 오산) 결국 얘가 변명하길, 내가
술에 좀 취했고(!) 프랑스에서 온 유학생이라 영어를 잘 몰랐다 이랬습니다. 그랬더니 추가 정보가 나오길, 얘랑 같이
수업들었는데 영어 잘하던데, 하는 얘기도 있고 또 너 무슨무슨 수업에서 부정행위하다 걸린 걔지, 하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결국
얘가 메일링 리스트에서 퇴출되는 걸로 사태는 마무리되었답니다.
제가 졸업한 학교는 Don't ask, don't tell 정책에 반대하는 소송에 처음으로 참여한 학교 중 하나이고, 군에서
리쿠르팅 하러 학교에 오면 무지개 깃발이 걸리는 건 물론이고 학장이 돈 애스크 돈 텔이 왜 나쁜지 강력하게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그런 분위기의 학교였습니다. 저는 그게 퍽 자랑스럽고요. 그런데 위의 사례는 우리 학교가 진보적이라서 그런 것도 아니고 뭐
그냥 부끄러운...
아- 무슨 학교인지 알겠습니다! :-) 북쪽동네에서도 그런 일이 있군요. 전 저 스타벅스 사건 일어난 동네에서 살거든요. 다른 얘기긴 합니다만, 제가 다니던 학교에서는 노방전도 하시는 분들이 와서 동성애자 차별 발언을 하면 지나다니던 학생들이 갑자기 토론을 시작하더라구요. 그리고 학생들이 이기면 박수 쳐주고.
ㄴ 오 그야 말로 멋진데요. 그런데 전도하는 분들도 일단 말은 통하나봐요. 토론하고 거기다 이기기까지 하려면 일단 말이 통해야 하는데(영어 얘기가 아니고) 그러기도 쉽지 않단 말이죠. 스타벅스 사건으로 심심한 위로를 보내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깐 여기서도 파파존스 사건이 있었죠. 그 일을 당한 여성이 트위터에서, 많은 사람들이 뉴욕에 살면서 파파존스에서 피자사먹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멘션 해줬는데 그 충고를 받아들이겠다고 한 걸 보고 폭소...
아래 글 쓰신 분은 아마 한국에만 계셔서 잘 모르고 하신 말씀인 것 같아요. 모르고 쓴 글 치고는 강한 의견이라 많은 분들이 비위가 상하신 것 같지만, 사실 인종차별과 연결시키지 않으면 그냥 귀여운 그림이잖아요. 만약 서울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직원이 누군가한테 저렇게 그려서 주면 작업 거는 걸로 알 수도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