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고곤의 선물>


 2~3년 전, 

 시간 여유 있고 여러가지 좋은 여건이 되어서 연극관람에 집중한 적이 있습니다. 

 창작, 번역, 대극장, 소극장 가리지 않고 열심히 보러 다녔는데 유명한 작품이던, 유명한 배우가 출연하던 작품이건 간에 

 생각의 여지를 주는 작품들은 조금 있었지만 그저 감탄만을 주는, 정서적 울림을 크게 주는 작품을 보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에쿠우스>, <아마데우스>등으로 이미 유명하고 유명했던 피터 쉐퍼 작의 <고곤의 선물>이 엄청나다고 소문이 자자하더군요. 

 기대를 많이 했지만 이미  지나가버린 공연이었고 이제나 저네나 앙콜 공연하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2009년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앙콜 공연이 있었고 정동환, 서이숙씨의 연기 앙상블과 피터 쉐퍼의 극작술에 그냥 압도 당해버렸습니다. 

 

 이전까진 기립박수라는 행위에 대해서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는데, 아니 찬성할 수 없다고 할까요.

 막이 내리지 마자 벌떡 일어나서 모든 배우들이 인사를 마치고 텅 빈 무대가 될 때까지 계속 기립박수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치 신화의 고곤(고르곤)을 보고 돌처럼 굳은 것처럼 멍하니 박수만 쳤습니다.

 

 그때 정동환씨의 연기에 대해 감탄을 멈출 수가 없었는데 

 게시판에서 분덜리히님의 메소드 연기에 대한 좋은 글을 읽다보니 리플 중에서 연기는 회유와 협박이란 구절을 보고 딱 하고 느낌이 왔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회유와 협박을 보는 내내 당하고 있었고 피날레의 서이숙씨의 연기도 그것에 한 몫 했고요.

 

 아무튼 그 뒤로는 금전적 여유는 물론 시간적 여유는 없어지게 되어 즐거웠던 연극 관람의 나날들이 사라져 갔습니다. 

 그래도 사람들 만날 때 마다 <고곤의 선물>이란 연극이 있다. 언젠가 앙콜 공연하면 꼭 봐라 하면서 막 떠들고 다녔는데 

 이상하게 다시 무대에 올라오지않기에 거의 기억에서 지워질 찰나,

 

 명동예술극장에서 3년 만에 이번주부터 다시 공연되더군요. 

 우와 드디어 하는구나. 예매, 예매 하던 중에 

 주인공 역할이 정동환씨에서 정원중씨로 바뀌었더군요. 

 잠시 멈칫거렸지만 그래도 연기를 비교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기대가 엄청 큽니다.

 

 좋은 연극을 보고 싶은 분들에게 자신있게 조금은 소심하게 추천 드립니다.

 

 

    • 극찬을 하시니 정말 보고싶어집니다. 기억해두었다가 꼭 볼께요. 좋은 작품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도 이거 보려고 예매했어요 :) 올려주신 글 보니 더 기대가 되네요!
    • 명동예술극장 연극들 정말 좋아요, 작년에 오이디푸스도 쩔어줬습니다.
    • 저는 2012년을 연극 관람의 해로 지정하여 ㅎㅎ 명동예술극장 유료회원 가입했어요!
      이 연극 이번 일요일에 보러 가는데. 정원중씨 별 이유 없이 호감이 안 가서 약간 불안합니다.
    • 찔레꽃/ 아마 보시면 후회는 안하실거에요.

      플뤼/ 이미 예매하시다니 빠르시는군요. 즐거운 관람이 되기를

      가메라/ 작년 오이디푸스도 굉장했죠. 명동예술극장에서 하는 공연들은 정말 다 신뢰가 갑니다.

      호레이쇼/ 연회비가 그리 비싼편도 아니고 유료회원이 되는 것이 생각보다 이익을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저도 정원중씨에 대해 편견같은 것이 있어서 조금 걱정되기는 합니다. 다만 2009년작의 연출가하고 이번 연출가가 동일한 분이니 어느정도 감안하면 괜찮겠지요.
    • 저도 무척이나 인상깊게 봤던 공연인데 정원중씨 캐스팅에 좀 물음표가 남아요. 정동환씨의 환갑이 훌쩍 넘는 나이임에도 노련함보다 열정을 내세우는 연기는 나이가 들수록 날이 서있는 쉐퍼의 작품과 너무나 잘 맞았거든요. 김소희씨는 기대가 됩니다. 현재 대학로 여배우의 대세라고 생각하고 작은 체구에서 뿜어내는 에너지는 압도적이죠. 다만 서이숙씨의 발성이 워낙 매력적이고
      • 방백 독백이 많은 쉐퍼의 배역에 너무 적합했기 때문에 걱정도 됩니다. 서이숙씨의 마무리 대사처리에 소름이 돋지 않은 관객은 별로 없었을 거예요. 무게감이 조금 떨어지지 않을까 예상되지만 그래도 김소희 특유의 열연과 그녀만의 색다른 매력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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