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그리고 서기호 판사
아래 정진후 전 전교조 위원장에 이어 통합진보당에서 서기호 판사를 비례대표 6번 안쪽으로 공천하려는 모양입니다. 이미 이정희 대표와 만나 얘기를 나눴고, 서기호 판사도 긍정적인 의사를 보인 모양입니다. 어차피 저야 진보신당 찍을 사람이니 상관없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같이 '진보'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입장에서 과연 서기호 판사가 진보정당에 어울리는 인사인지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판단이 서지 않는다는 건 서기호 판사에 대해서 전혀 아는 게 없다는 얘기입니다. '가카의 빅엿' 말고는 서기호 판사가 어떤 진보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지 어떤 진보적인 판결을 내렸는지 아는 게 전혀 없습니다. 아마 대다수의 통진당원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럼에도 통진당 지도부에서 갑작스레 서기호 판사를 점찍은 건 그가 이명박에 '대항'했다는 이미지가 있어서일 겁니다. 여기서도 '이명박만 반대하면 진보'라는 이상한 공식이 또 한번 성립되는 것 같고, 또 그걸 진보정당이라는 곳에서 오히려 주도하고 있으니 참 씁쓸합니다. 통진당이 이렇게 계속 삽질을 해서 진보신당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야 있다면야 신경 안 쓰고 좋아하겠습니다만, 그런 것도 없이 괜한 '진보'만 더불어 욕먹고 고생하는 것 같아 기분이 참 편치 않네요.
서기호 판사 영입에 대한 진척 상황이 이 정도가 됐는데도 같은 당 유시민 대표는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하더군요. 이정희와 같은 '공동대표'임에도 의사결정 과정에서 거의 배제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바지사장만도 못한 존재가 된 거죠. 유시민 싫어하는 걸로 치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 저지만 상황이 이쯤 되고 보니 안 됐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노심조와 참여계가 변화를 이끌 수도 있지 않을까 조금의 기대를 가진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예상대로 노심조유는 그냥 데코레이션용으로 쓰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민노당을 나온 것도, 그리고 재합당을 하지 않은 것도 옳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하고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기분은 나아지지가 않네요. 이대로라면 '진보'란 타이틀은 NL의 패권주의가 차지할 것이고, 진보신당은 해산을 맞고 또 밑바닥에서부터 새 출발을 해야 할 테니까요. 심란한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