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성인되고 처음 앓은 독감 이야기

 

제목처럼, 독감에 걸렸어요. 게다가 현재진행형의 이야기니 '앓고 있는' 독감 이야기겠네요.

토요일에 병원에 갔었지만 증세는 더 악화되어 주말 내내 끙끙 앓다가 오늘 다른 병원으로 갔는데

독감으로 보인다고 하는 군요. 항생제랑 해열제 주사도 두 방 맞고 왔습니다.

그랬더니 지금은 좀 나아져서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 듀게도 들어올 수 있게 되었어요!

 

원래 잔병치레가 많은 편이라 어렸을 때는 독감을 앓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성인이 된 다음에는 처음이에요. 그래서 독감이란 이런 거구나 생생하게(!) 배우고 있습니다.

너무 아프니까 별 생각이 다 들었는데, 그 와중에도 흥미로웠던 건

너무 아파서인지 모든 감각이 아주 예민해진다는 거였어요. 아, 입맛은 떨어졌구나. 여튼.

작은 소리도 크게 귀에서 윙윙 울리고, 온 몸의 세포가 다 '나 여기 있소오'하고 외치는 듯이 욱씬욱씬

밥숟가락을 쥐려하면 손가락까지 아픈! 기침을 하면 목이 아픈 건 둘째치고 오장육부가 요동치고

상반신에 자리한 모든 근육과 뼈들이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듯 합니다.

특히 지난 밤에는 열이 오르는데 말그대로 눈알이 빠질 것 같고;;

뇌혈관이 터지는 건 아닐까 싶게 어떤 압력 같은게 머리에서 느껴지더라구요. 좀 무서웠어요;;

그래서 일단 급한 대로 냉동실에 있던 의료용 얼음팩을 꺼내 수건에 싸서

혼자 이마에도 올렸다가 귀에도 대었다가 뒷목에도 놓았다가 하며 뒤척이다 새벽녘에야 좀 눈을 붙였지요.

 

사실 이 글은 그렇게 아팠던 어젯밤에 올리고 싶었던 글이에요.

너무 아픈데 혼자 얼음팩 붙들고 끙끙 대고 있자니 정말 서럽더라구요.

그래서 맘 같아서는 컴퓨터 켜고 앉아서 듀게에라도 하소연을 하고 싶었는데

너무 아프니까 그마저도 못 하겠더라고요ㅠㅠ 정말 슬펐습니다ㅠㅠ

처음으로 스마트폰이 갖고 싶어지는 순간이었어요. 그럼 침대에 누운채로 글을 쓸 수 있었을텐데!

 

여튼 강력한 주사 두 방으로 정신은 차리게 되어서 좀 살 것 같습니다.

요새 감기가 유행이라던데 듀게분들 모두 감기 조심하시고요,

독감은 유행도 아닌데 전 왜 걸렸나 모르겠습니다ㅠㅠ

의사선생님이 예방접종 맞았냐고 물어보시던데, 앞으론 독감예방접종을 매년 맞는 걸 심각하게 고려해봐야겠습니다.

 

 

 

(사담)

이노므 독감 때문에 주말에 애플탱고님과 하는 섹슈얼리티 세미나를 째게 되어서 무척 아쉬웠어요.

새로운 듀게 분들이 두 분이나 오셨다고 하는데, 얼른 나아서 담번 세미나는 꼭 가고 싶어요ㅠㅠ

 

 

    • 독감예방접종 매년 꼭 맞으세요. 한 번 맞으면 그 해 겨울엔 독감 절대 안 걸립니다. 전 그래요.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진짜 1초간 살짝 느껴지는 고통으로 한 계절을 맘 편히 보낼 수 있어요.
      독감예방접종 맞고 제가 병치레 한 번 안 하며 이번 겨울을 나는 동안 몸이 약한 제 친구는 감기를 한 다섯번은 걸린듯 -_-;
      감기에 안 걸려있는 날이 걸려있는 날보다 더 짧아!! ;ㅁ;
    • gandy/ 그렇군요! 전 독감이 이렇게 무서운 건줄 미처 모르고ㅠㅠ 앞으로는 꼭 맞아야겠어요. 근데 독감예방접종 맞는게 그냥 일반 감기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건가요?
    • 저도 지난주에 죽다 살아났습니다. 그 고통 저도 알것 같습니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습니다만 그래도 걸리더군요.
      일반감기와는 증상에 차이가 약간 있습니다. 흔히 인플루엔자라고 하지요. 일단 코증상이 덜합니다. 마른 기침이 나구요. 고열이 납니다. 목이 쓰릴정도로 아픕니다.
      무시할 수 없는게 어린아이나 노인들은 이것 때문에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일반 감기와 발병하게 하는 균종이 다르기 때문에 접종이 감기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부디 빨리 쾌차하시길!
    • 전기양/ 지금은 많이 나으셨나봐요. 다행입니다. 네, 저도 인플루엔자라는 말은 들었었는데, 감기와 이 정도로 다른 줄은 몰랐어요;; 독감예방주사에 대해 좀 검색해봤더니, 그해 겨울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접종이라서 그 예상이 빗나가면 걸릴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예방주사가 완전히 막아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맞긴 맞아야겠어요. 것보다 기초체력을 좀 길러야할 것 같구요;; 전기양님도 깨끗이 나으시고, 우리 같이 상쾌한 봄 맞아요 :)
    • 저는 감기는 거의 항상 함께하지만 독감은 잘 모르겠어요... 감기의 위치가 너무 확고부동해서 독감이 끼어들 여지가 없나봐요.
      어서 나으시길... 영양 보충 잘 하셔요.
    • 에아렌딜/ 지속적인 감기도 고생은 고생인데, 통증의 강도로만 놓고 보면 독감과는 비교가 안 되는 것 같아요. 으윽. 위에 전기양님 말씀처럼 정말 죽다 살아난 기분이거든요;; 너무 아파서 울고 싶은 기분은 참 오랜만이었어요;;; 감기고 독감이고 안 걸리는 게 최선입니다만.. 둘 다 예방하려면 기본적으로 면역력이 높아야 하는 거래요. 이런저런 이유로(핑계로-_-) 운동을 안 하고 산지 수개월이 넘었는데, 이제 날 좀 풀리면 슬슬 밖에 나가 산책도 하고 운동을 시작해야겠어요. 에아렌딜님도 이번 봄에는 저와 함께 면역력 증진 프로젝트;;를 시작해보아요! :)

      참, 그런데 영양보충은 뭘로 하는 게 좋을까요? 독감 걸리고 식욕이 떨어진 다음 손이 많이 갔던 건 오렌지였어요. 열이 나서 시원한 게 먹고 싶어서 그랬나;; 여튼 밥도 안 넘어가는 데 오렌지는 먹히더라구요. 지금은 병원의 권고대로 이온음료를 벌컥벌컥 마시고 있습니다ㅋ
    • 감기는 종합감기약같은걸로 대충 땜방-증상호전-될때도 있지만 이눔의 독감은 병원가서 주사맞기 전엔 절대 그냥 낫는법이 없더만요.무지 아파요. 감기랑은 완전 다르죠. 지금 독감도 유행이래요.4월까진 안심 못한답니다.
      뭐든 땡기는거 드세요^^ 단맛에 비타민c까지..오렌지도 괜찮네요.
    • 신은 아플때 찾아온다 라는 말이 있는데-(사실 좀 더 폼나는 문장에다 꽤 알만한 철학자가 말했는데 기억이 안나 아쉽네요. 아이씨- ), 살아있음을 모든 감각과 촉수가 느끼는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고통스럽지만 아름다운 경험이에요. 그나저나 아픈건 혼자이지만 잘 참으셨어요. 늦게라도 토닥토닥---. 지금쯤은 거듭난 몸으로 새학기 교정을 또박또박 거닐고 계실꺼란 상상을 잠시 혼자 했어요. :) 감기의 진화에 인간도 어쩔수 없이 화학의 힘을 빌려야 하는 걸까요? 인간의 버전이 Ver. 8.0 으로 업그레이드되는 시기이긴 한가 생각해봅니다.
    • 신은 질병을 통해 우리를 찾아온다. 칼 융의 말이라는데, 영어로는 찾을 수 없으니....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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