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을 먹었을 때 현명한 대처방법은 뭘까요?

여기서 욕을 먹는다 함은 뭐 보고하다가 상사한테 깨졌다 이 정도가 아니라, 정말 쌍욕을 듣는 경우입니다.

 

1.

 

민원 처리 업무를 하다 보면 정말 세상에 여러 유형의 인간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정말 수준 이하의 인간도 많죠. "이거 되나?" 라고 묻고서 "안됩니다" 라는 답이 나가는 순간 "이런 xx, 이게 왜 안돼? 일을 그렇게 x같이 하고 앉았어? 이런 개xx야!" 하는 답이 돌아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뭐 정말 정당한 요구를 이리 저리 해보다가 좌절한 사람이 막판에 이성을 잃고 쌍욕을 하는 거라면 일종의 최후의 저항권 행사로 보고 이해 못할 바도 아닙니다만, NO 라는 대답이 나오길 기다렸다는듯이 욕부터 하면 "이 색히는 욕하고 싶어서 전화했나?" 싶기도 하죠.

 

뭐 사실 정말 기본중의 기본이 안된 문제인데... 여기에 대해 가장 현명한 대응이 뭘까요?

 

보통 기업의 민원 처리 규정에는 그래서 "민원인이 욕설을 하는 경우" 민원 상대를 하지 않을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제대로 먹힐 리가 없죠. 전화 끊어버리면 계속 다시 합니다. 다시 연결되면 욕이 더 길어지죠. 원래 하려던 욕에다 전화를 끊은 것에 대한 저주까지 괜히 추가됩니다. 이때 자주 나오는 메뉴가 "나 상대하기 싫어? 그럼 나도 너 상대하기 싫으니까 니 윗사람 바꿔." 입니다.

 

2.

 

꼭 민원인이 아니더라도, 세상엔 그냥 성질이 더럽고 입에 걸레 문 사람들이 있죠. 살다가 시비가 붙으면 욕 못하는 사람이 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쪽이 쌍욕을 퍼부어대면 차마 같은 수준으로 욕할 자신이 없으면 그냥 피하는게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아마 그런 식으로 몇 번 유리한 고지에 올라본 사람들이 그게 버릇이 되는 거겠죠. 갈등이 생기면 일단 인상 구기고 욕부터 해라. 상대방은 쫄아서건 더러워서건 피할 것이다.

 

3.

 

대책은 뭘까요?

 

같이 쌍욕을 해준다는 것도 쉽지 않고(솔직히 마음먹고 붙으면 웬만하면 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ㅡㅡ), 법적으로도 별로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1:1의 전화 통화에서 하는 욕이니 '공연성'이 없어서 모욕죄로 처벌할 수도 없을 것이고, 길거리에서 대놓고 하는 욕이라고 해도 그 와중에 그거 녹음해서 증거 잡기도 쉽지 않죠. 그리고 이게 형사처벌로 간다고 해도 뭐 얼마나 중하게 처벌 받을까요? 겨우 "욕설" 때문에 경찰 일거리 만드는게 오히려 미안할 정도이고, 그렇다보니 경찰에서도 대강 합의보길 권할 거고, 독하게 판결까지 간다고 해도 뭐 제대로 처벌이나 받겠습니까? 막말로 욕했다고 빵에 넣으면 교도소에 방이 남아 날까요? 다른 거 없이 욕을 했다는 이유로 민사소송에서 배상 판결이 난 사례가 있는지 찾아보려 했는데 쉽지 않네요. 아마 없을지도...

 

그냥 저냥 "에효. 넌 오죽이나 인생에서 되는 일도 없고 큰소리칠 여건도 안되면 나한테 그럴까. 루저색히. 내가 한 수 접어주마." 하며 살아가는 게 제일 현명한 걸까요?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잘못한 것도 없이, 아니 솔직히 잘못한 게 있다고 해도 일단 쌍욕 들으면 사람이 정신적 데미지가 없을 수가 없는지라, 솔직히 복수할 방법 없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결론은 역시 정신승리 뿐? ㅠㅠ

    • 통화내용 녹음하겠으니 잘 생각하고 말씀하세요-라고 말하면 역시 들은 척도 안할까요?
    • 도움되는 리플은 전혀 아니지만..민원 스트레스 정말 심한가보더군요.
      제 친구는 세상에서 제일 싫은 단어가 '민원' 제일 싫은 사람이 '민원인' 이래요..ㅠ
      입을 틀어막을 수도 없고. 그냥 그런 사람들 상대하는 것도 업무의 일부라고 치고 한 명 왔다가면
      ;난 오늘도 프로페셔널하게 참았군.; 이라고 생각하면..이건 너무 정신승리겠죠. 힘내세요.
    • '저기요, 고객님.'

      '뭐? XXX야.'

      '반사'

      뚜뚜뚜뚜뚜뚜
    • 옛날 춘추전국시대 송견이란 사람이 見侮不辱(견모불욕)이라고 업신여김을 당해도 수치로 삼지 않는다, 고 하였습니다요. 그런 수준 이하의 인간들이 왈왈 하는 것에 일일이 신경쓰면 스트레스만 쌓일 뿐입니다. 차라리 상사에게 깨지는 거면 본인의 실수나 능력이나 눈치나 뭐 그런 것 때문에 깨지는거라 자책은 할 수 있겠지만 이런건 뭐 그냥 지나가는 개가 왈왈 하는거라 생각하는 게 편할 것 같습니다. 결론은 정신승리..? 네요ㅠ
    • 뭐이 개객기야? 너죽고 자살자 이:란이:ㄹㄴ이럼;ㅣㅇ;ㅓㄻ너리;ㅁㄴ 하고싶으시겠네요..ㅡㅡ; 에휴
    • 가끔 싸이코를 만날 때가 있기는 하죠.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면 최소한 일을 키우지만 않아도 현명한 대처라고 생각합니다.
    • 무시하는게 최선의 방법입니다. 수화기에서 쏟아져 나오는 욕설을 정 감당하기 힘들다면, 잠깐 수화기를 내려놓고 네이버 첫페이지에 뜬 연예뉴스 기사를 읽다가 다시 민원인을 상대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실제로 다년간 TM 에 종사한 이들이 주로 쓰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그깟 민원인, 그깟 욕지거리, 고작 거기에 대처하자고 정신승리하기엔 우리 정신이 너무 아깝습니다. 화이팅!
    • 저도 그런 경우 있는데, 무시를 해도 심적 고통이 상당하더라고요;; 이미 들었는데 어떻게 잊겠어요....
      그래도 방법이 무시밖에 없다는 게 참 슬프죠... 으아..
    •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민원인과 같은 진상고객을 만났을때는 상대방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말고 자신도 기계로 생각하라고 하더군요
    • 아무리 기계라고 생각하고 들어도 사람이면 기분이 나쁠 수 있어요. 쌓이면 화병 생깁니다... 그냥 수화기를 책상 위에 내려놓고 왈왈 소리가 구체적으로는 들리지 않게 해 놓고 시간을 보내신 다음에 다시 수화기 들어 내 할 말만 하고 다시 책상 위로.. 이런 방법 쓰시길 권합니다.
    • 소중한 질문이네요. 덕분에 저도 댓글 좀 참고하겠습니다.
    • 고객님, 이 전화는 녹음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십중팔구는 전혀 개의치 않죠)



      수화기를 내려놓는 방법이 가장 좋대요. (관련업계종사자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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