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국도의 식탁] 초보자를 위한 요리비결 ② 소량이 진리

자 두번째 글이자, 본격적인 초보자 요리비결 나갑니다.

 

첫번째 원칙, 적은 양을 만들어라! 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첫번쨰입니다. 즉,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집음식의 중요한 특징은, 한번 거하게 하고 끝나는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늘 만들어 먹고 내일도 만들어 먹고 모레도

만들어 먹습니다. 요리하면서 지치면 안됩니다. 한번 하고 나면, "아이고 맛있긴 한데 두번 하라면 못하겠다"가 되면,

그걸로 집요리는 끝입니다. 다음부터 다시, 라면을 끓일까, 김밥을 먹을까, 큰맘먹고 혼자서 치킨 한마리를 시킬까? 먹다 남기면

되지..어? 어? 다먹었네?...로 돌아가게 됩니다.

 

 

원래 많은 양은 조리도, 먹기도 힘들다.

 

적은 양의 음식을 만들어라. MT갔을때를 생각해보세요. 집에서 라면을 좀 끓인다는 사람들도, MT 다음날 해장으로 라면을 끓이면

어? 어? 어? 하게 됩니다. 라면 한개를 끓일떄면 기가막히게 스프와 물의 비율을 맞춰 짜지도 싱겁지도 않고, 기가막힌 타이밍으로

면발의 쫄깃함을 잡아낸다는 사람도, 위는 설익고 아래는 퉁퉁 불고, 어떨때는 짜서 못먹고, 어떨때는 라면이 스프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라면을 끓이게 됩니다. 음식 양을 많이 하게 되면 조절이 힘들어집니다. 간을 맞추기도 힘들고, 맛을 내기도 힘듭니다.

숙련된 요리사도 대용량의 음식을 할때는 여러 준비가 필요합니다.

 

물론 압니다, 요리하기 귀찮은거. 한번할때 왕창 해놓고 두고두고 먹으면 편한거. 하지만 집음식은 뭐니뭐니해도 지속성입니다.

많은 양을 해놓으면, 먹는 것도 질립니다. 아주 맛있는 음식이 됐다고 칩시다. 왕창. 아무리 맛있어도 먹는것도 두끼니, 백번 양보해야

세끼니입니다. 연속해서 같은 메인 반찬 세끼니 먹으면, 먹을수는 있을지 몰라도 질립니다. 나중에는 먹는게 아니라 해치우게 됩니다.

 

전기밥솥에 밥을 하실때, 쌀 몇컵씩 하시나요? 

 

저는 얼마전까지느 저와 와이프, 두명이 먹을 분량을 4컵씩 했습니다. 보통 두명이 한끼니에 먹을 분량이 한컵 정도인거 같습니다.

(물론 제가 2/3, 와이프가 1/3을 먹겠죠) 4끼니 분량을 한꺼번에 해놓는겁니다. 4끼니를 먹는데 얼마나 걸릴까요? 이틀만에 끝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하루에 한끼 집에서 먹는다고 치면,  4일. 야근이 조금 겹치면 일주일까지도 갑니다. 2-3일 이상 밥통에서 머무른

밥, 맛있던가요?  얼마 전부터, 딱 쌀 두컵만 밥을 합니다. 2끼니 먹을 분량나옵니다. 점심 약속이 없는 날은, 와이프는 출근하고 저는

집에서 혼자 밥을 먹으니 점심(1인분)+저녁(2인분)+아침(1인분) 해서 딱 만 하루만에 밥이 끝납니다. 아침은 빵이나 과일 등을 먹기도

하고 밥은 조금 먹기도 해서 하루도 안걸리기도 합니다. 전기압력밥솥을 새로 사야 하는 분들, 매장 가면 10인분은 사야할꺼 같죠?

손님도 올수도 있고..무조건 4인분이나 6인분짜리로 사세요, 손님 안와요;; 와도 다른 요리 먹지 밥 그렇게 많이 안먹어요;;

 

그때그때 밥하기 귀찮다구요? 저는 음식을 시작할때 맨 먼저 쌀을 씻어서 전기압력솥에 앉혀놓고, 음식 요리를 시작합니다.

20~30분 걸립니다. 그 시간에 요리하면 딱 맞습니다. 집음식의 핵심은 밥입니다. 밥이 맛있으면 다른 음식도 같이 맛있습니다.

지은지 얼마 안된 새 밥이 맛있습니다.  (아참 쌀뜬물로 끓인 된장찌개가 맛있는거도 다 아시죠?)

 

 

적은 양의 음식은 조리하기도, 먹기도, 버리기도 부담없다.

 

앞에 프롤로그를 쓰고, 이글을 쓰는 사이에 점심식사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지난번에 대 성공했던 마파두부를 만들었습니다.

망했습니다. 매운 맛을 살짝 줄이기 위해서 설탕을 넣은다면서 소금을 넣었습니다. 많이 넣지 않아서 못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짠맛이 과합니다. 하지만 큰 부담 없습니다. 두끼 분량입니다. 한끼는 먹었고, 나머지 한끼 정도는 저녁이나 내일 점심으로 해치우면

됩니다. 아쉽긴 하지만, 고기와 두부와 야채 위주로 건져먹으면 하루만에 다른 음식을 만들수 있습니다.

이거 2-3일 먹을 분량을 했으면 피눈물납니다. 버리기도 아깝고, 재료도 왕창 들어갑니다.  

 

음식 잘 만드세요? 아니죠? 초보시죠? 그러면 망할 확률도 높습니다. 망하는 정도까진 아니어도 맛없을 확률도 높습니다.

조금만 만드세요. 그리고 먹어보시고, 다음에는 좀 더 고쳐보세요. 싱거우면 간을 더하고, 짜면 뺴세요.

맛있으면 다음에 또 하면 됩니다. 적게 만들면 시간도 별로 걸리지 않아요.

 

가장 좋은건 한끼니에 먹고 끝낼 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겁니다. 하지만 식구가 1-2명이거나 그러기에 너무 귀찮으면,

최대한 두끼니를 넘지 않게 만들어서 먹으세요. 사이에 다른 음식 만들어서 또 먹고, 좀 쉬었다가 다음에 먹는다구요?

냉장고에 들어가는 순간, 그 음식은 해치워야 하는 음식이 됩니다.

 

 

신선하고 적은양의 식재료를 구입하라.

 

적은 양의 음식을 하기 앞단의 준비는, 적은 양의 식품을 구입하는 것입니다. 물론 현재 저처럼 시간이 남아 도는 사람은 수시로

장을 볼수 있으니 그때그때 필요한 양을 사서 음식을 하면 되지만, 바쁘고 피곤한 사람은 마트 갈 시간도 항상 부족합니다.

그래서 한번 가면 왕창 10만원은 기본빵으로 사다 놓게 되는거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한 피하세요.

 

우유를 살때는 유통기한뿐만 아니라 제조일자까지 보라고 난리치는 송중기를 보면서 느끼시는게 무얼까요? 신선하게 맛있습니다.

마트에 가면 판촉하는 언니는 1+1으로 묶어서 팔면서 "냉장고에 넣어두시면 한달도 끄떡없습니다"라고 합니다. 물론 상하지는

않습니다. 경찰 출동안하고 쇠고랑은 안찹니다만, 신선도가 확떨어지는건 분명합니다. 냉장고는 신선함을 유지시켜주는 곳이

아니라, 신선함이 떨어지는 속도를 늦춰주는 곳에 불과합니다. 자, 다들 기억나시죠? 냉장고에서 꺼내 시들어버린 야채들, 과일들.

 

제 경우에는 1년여 전부터 대형 마트를 거의 가지 않습니다. 가끔 집앞 수퍼에 없는 물품을 사러 몇달에 한번 정도는 가게 되는 일이

있지만, 웬만해서는 이상적인 장을 보러 대형 마트에 가지 않습니다. 처음 지금 사는 지역에 이사올때, 크게 불편한점이라고 생각했던

것 중에 하나가 동네에 대형마트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지하철 1-2정거장을 가면 대형 마트가 있긴 하지만, 전에 살던 동네에는

걸어서 5분~10분 거리에 마트가 있어서 항상 마트에서 장을 봤었거든요. 지금은? 집앞에 마트가 있어도 분명 동네의 중형 규모의

수퍼마켓을 이용할겁니다. 대형마트와 비교하면 분명히 동네 수퍼마켓이 단위중량당 가격은 비쌉니다. 하지만 마트보다 소량으로

구입할 수 있고, 1+1행사 같은게 적습니다. 자세히 비교해보면 대형마트와 비슷한 가격인 경우도 많습니다. (더 싸진 않더라구요)

 

대형마트, 백화점에 가면, 자꾸 뭘 사게 됩니다. 그러니깐 업체들도 비싼 수수료 내고 백화점, 마트에 입점하는거겠죠.

앗! 이것도 필요한데, 이것도 사놓으면 잘 조리해먹겠던데? 하는 것들, 지금 얼마나 쓰고 있습니까. 조리하기 시작하면서 꺠달은

원칙중에 하나, 동네 중형 수퍼마켓 정도에 없는 식재료들은...없어도 음식 만드는데 아무 지장이 없는 것들이구나..였습니다.

 

 

음식은 신선함이 생명이다.

 

이번주에 EBS 다큐프라임에서 꽤 흥미로운 다큐멘터리를 했습니다. '한국 음식을 말하다'라는 음식 다큐였습니다.

뭐 인왕산 밑에 올해까지 사시는 김모 여사님이 한식타령을 해대서, 세계화 한식 바람 어쩌고 하는 내용도 있었는데, 그보다 주요한 내용은

일제시대를 지나면서 일본음식, 특히 인공조미료와 뒤섞인 한국음식의 특징을 찾아가는 내용과, 한국의 로컬 푸드 이야기였어요.

 

각 지역마다, 특산품이라 하는 식재료들이 있고, 가장 신선하게 수확되는 제철이 있습니다. 심지어 지금은 아무떄나 먹을수 있는,

무, 당근 같은 야채류도 다 제철이 있더군요. 제철음식이 가장 맛있겠지만, 요즘은 그런 개념이 조금이라도 옅어졌으니, 가장 최근에 수확한

신선한 음식을 먹는 것이 가장 맛있습니다.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하면, 크게 실수하지 않는 한, 그 식재료의 맛을 살릴수 있어서

왠만큼 맛있는 음식을 할 수 있습니다. 마트에서 열심히 안쪽을 뒤져서 가장 유통기한이 늦은 식재료를 뿌듯해 하며 골라와서

냉장고에서 일주일씩 삭히는건 못할 짓입니다.

 

그래서 소량으로 사서 소량으로 조리해서, 얼른 드시고 또 다음 음식을 만드세요.

 

그러면 맛있어 집니다.

    • "인왕산 밑에 올해까지 사시는 김모 여사님" 이 누군지 잠시 헛갈리다 깨달았어요. 아항~
      선플 후 감상입니다. 잘 읽겠습니다~
    • 저도 얼마전에 먹을 것 좀 만들어볼까 해서 마트 갔다가...
      불고기를 만들려고 했는데 한 사람 먹을 것만 만들려니 직접 만드는 것보다 불고기양념 사는게 훨씬 싸고 편하고 맛있겠더군요-_-;
      마늘같은 양념용 채소만 해도 한 봉지씩 파는데 다인가정이거나 매일 요리를 하지 않는 한, 저같은 사람은 그거 다 소모하려면 한 달은 걸릴 것 같아요.
      자취생용으로 적게 포장된 걸 파는 데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 둘만 해도 괜찮은데 혼자 사는 사람은 소량 조리도 쉽지 않아요.
    • 많이 해놓은 음식은 덜어서 냉동한 후 다음번에 먹는 것도 방법이죠. 너무 오래 두면 곤란하겠지만, 국이나 카레 정도는 괜찮고요, 바쁠 때(라고 쓰고 귀찮을 때라 읽는) 유용하죠. 제가 어디에서건 제일 많이 해먹었던 건 양송이 버섯 볶음에 그 때 그 때 다른 채소나 햄을 섞는 거였어요. 그리고 샐러드. 잘 읽었어요.
    • 좋은 내용이네요. 첨언하자면 대형 마트나 동네 수퍼보다 좋은 게 농협 하나로마트입니다. 재래시장이 있다면 좋지만, 없다면 농협 마트를 이용하는 것도 굉장히 좋아요. 공산품 가격도 인근 마트보다 싸고, 쓸데없는 끼워팔기도 덜하고, 무엇보다 야채의 질이 아주 좋습니다. 소량 사서 그때그때 먹는 게 가장 좋지만, 호박 하나를 사도 일주일은 두고 먹어야 하는 자취생, 2인 가족에게 중요한 건 신선한 재료를 사오는 건데, 제 경험상 농협 마트에서 산 야채가 가장 오래 신선함이 유지되더라고요.
    • 마늘이나 대파 같은 경우에 편의점에 가면 의외로 잘라서 깔끔하게 포장해놓은 소량이 있더군요. 저는 그래도 자주 조리를 하는 편이라서 수퍼마켓에서 사지만, 소량으로 조리할때는 그런 아주 작은 포장도 괜찮을꺼 같았습니다. 1인분의 요리도 뭐, 귀찮다면 귀찮지만, 손쉽게 만들기는 더욱 좋습니다. 저는 요새 점심에는 식재료들 남은거 살짝살짝 변형 조리해서 1인분으로 만들어먹습니다.
    • 해삼너구리님 말씀처럼, 재래시장을 이용하면 가장 좋긴 합니다. 제 경우에는 예전 살던 동네에 대기업마트와 재래시장이 함께 있어서, 처음에는 마트를 이용하다가 나중에 재래시장으로 바꿨어요. 재래시장은 소량구입이 가능하고, 신선한 식품이 많은 편인데, 단점은 카드 사용하는게 쉽지 않고 (카드 받더라도, 따로따로 구입을 하니 천원, 2천원 카드로사는게 참;;) 가격이 써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가격을 일일이 물어봐야합니다. 저는 다른 무엇보다, 식재료 가격을 일일이 물어봐서 구입해야하는게 너무 싫더라구요. 아참, (저희)동네 수퍼의 장점은, 집까지 배달해줍니다!!
    • 파업이 길어지길 바라며,,,,

      장기연재 부탁드립니다
    • 아 이런 글 너무 좋아요.

      고맙습니다. 꾸벅.
    • 굶은버섯스프 / 감사합니다.
      살구/ 제 월급은 어쩌라구요ㅠㅠ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5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9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6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1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1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7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