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 눈이 오지 않는 이상, 하루에 한번은 꼭 멍멍이와 산책을 나갑니다. 저희 멍멍이가 좋아하는 공원이 있는데 거길 가려면 옆 아파트 단지안으로 들어가야 해요.
공원 들어가는 길목의 아파트 앞 잔디에서 길냥이를 처음 본게 작년 7월이에요. 그냥 길냥이인줄 알았는데... 새끼냥이가 한마리 있더라구요. 아흥..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서 먹이를 챙겨 주면서 정을 쌓았죠.
근데 3일 지나고부터는 새끼가 안보이더라구요. 냥냥이(어미 고양이)에게 물어도 당연히 말을 안해주더란 말입니다.ㅠ 그리고 3주가 조금 못되어서 태풍이 왔고 태풍이 지나감과 함께 냥냥이도 사라져버렸어요. 냥냥이가 자리잡았던 곳이 그 아파트 1층 사는 분의 화단(?)이었거든요. 왜..아파트 1층 베란다 앞에 보안?을 위해 철조망 쳐놓고는 하잖아요. 아마도 냥냥이의 집은 아파트 건물과 땅 사이의 벌어진 틈을 통로 삼아 지하실?에 둥지를 튼것 같아요. 태풍때문인지는 몰라도 그 통로를 나무판자로 막아 놓으셨더라구요.
냥냥이는 가버렸지만 고양이를 무서워 하는 제가 처음으로 정을 쌓은 냥이기에 걱정을 많이 했어요. 우린 눈인사도 하던 사이였거든요. 흑흑 지난 가을 겨울...냥냥이가 없어도 멍멍이와 산책가면서 냥냥이집에 꼭꼭 들리기도 했구요.
그러다 어제... 냥냥이가 돌아왔어요 ㅠㅠ 무려 새끼 냥이 다섯마리와 함께요. ㅠㅠ 고양이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몸통이 한뼘도 안될 정도면 한달도 안된 아가들 맞죠?
막아 놓은 나무 판자 옆으로 또 다른 틈새가 생겼더라구요. 냥냥이는 저를 잊은것인지 경계하느라 틈새 사이에서 눈빛만 보내는데 아가들은 한 30초 경계하더니 나와서는 일광욕 즐기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며 졸더라구요. 멍멍이 간식을 챙기고 나와 냥냥이에게 먹이면서 "아무래도 내일 전용 사료를 사야겠다. 새끼가 다섯마리인데 영양 보충이라도 확실하게 해줘야 하겠다" 다짐하고 바로 오늘...마트 가기전에 보러 갔는데.....
1층 사시는 분이 그 사이에 새로 생긴 틈새도 막으셨어요. ㅠㅠ 어제 새끼들이 자고 있는 모습이 애처롭게 짠하더니..이런 일이...
그나마 다행인건 날씨가 좋아서 어디 있든 춥지는 않겠지...위로하고 있어요.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고 하던데 주변을 찾아 다니면 찾을수 있을까요? 냥이들은 구출한 후에 판자로 막은거겠죠?? 이런 무서운 생각도 들고요. ㅠ 너무 걱정되고 왠지 미안하고 그러네요.
저도 설마 그대로 두고 막지는 않았겠지 생각하긴 하는데 다른 한쪽에선 moonglow님 말처럼 괴담이 몽글몽글 생각나기도 해서 괴로워요. 철조망같이..입구?도 없는 울타리가 쳐져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해요. ㅠ 한 이십분 정도 울타리 밖에 앉아 냥이 울음소리는 안들리는지.. 이상한 흔적은 없는지 지켜봤는데 고양이들이 있었나 싶을정도로 깨끗하고 고요했어요. 내일은 주변 반경을 좀 넓혀서 둘러봐야겠네요. 새끼 다섯마리를 데리고 멀리까지 이사가지는 않았을텐데 말이죠. ㅠㅠ
울타리 밖에 냄새나는 음식만 놔두고 멀리서 반응을 지켜보시지요. 조용하다면 이미 새끼들 데리고 피신한 것으로 생각하셔도 될 것입니다. 만약 반응이 있다면 고양이를 구조하신 후 그 장소를 반드시 다시 폐쇄하는 편이 좋겠지요. 몰래 할 수 없는 일이라면 협조를 구하실 때 고양이만 구조하고 틈새를 반드시 봉쇄할 것이라는 약속을 해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막으신 분도 분명 이유가 있어서 하신 것일 수 있으니까요. 부디 위의 번거로운 절차 없이 무사히 피신한 것이 확인됐으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