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원룸에는 미친 놈이 삽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잠자리에 드는 밤 11시에서 새벽 5시 사이에 놈은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꽤 빠르군요. 보통은 새벽 두 시에나 나오는데. 그래도 아주 없던 일은 아닙니다만. 출몰지는 짐작컨데 2층의 어딘가.

 

녀석이 나타나면 원룸에 사는 사람들은 하나 둘 잠에서 깨어납니다. 인간의 귀로 차마 들어주기 어려울 정도로 시끄럽기 때문이죠. 

 

"꾸아아아아악~!"

 

이라니. 무슨 소년 만화책 악당 비명소리도 아니고 어떻게 인간이 이런 소리를 지를 수 있는 겁니까! 인간적으로다가 이런 비명소리는 순전히 입으로는 표현되지 않는, 문자로밖에 표현될 수 없는 그런 종류의 괴성이 아닙니까.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고야 말았습니다. 큭큭큭. 

 

대체 밤에 무슨 일을 하길래 저런 괴성을 질러대는지 저로선 당최 이해할 수가 없어요. 아니, 이해하고 싶지도 않네요. 알아봤자 대수롭지 않은 이유겠지요. 제 생각엔 게임에서 다른 플레이어한테 발릴 때마다 그런 괴성을 지르는 것 같다고 추정만 해 봅니다만. 처음 괴성이 들렸을 때는 정말 무슨 사고라도 난 것은 아닌지 걱정을 했지요. 헌데 20분 정도의 간격을 두고 또 한 번 괴성이 들렸을 때 이건 그냥 상식 자체가 없는 미친 녀석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녀석은 하루가 멀다 하고 괴성을 질러댑니다. 여전히 '꾸아아아악' 이라는 해괴한 소리로. 정말이지 발정난 공룡 울음 소리도 이보단 나을 겁니다. 게다가 요즘에는 진화(?)를 했는지 욕설까지 내뱉더군요. 소리가 퍼져 정확히 무어라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에겐 본능적인 욕설 탐지 신경이 있지 않습니까. 벽을 쿵쿵 때리면서 욕설과 함께 괴성을 지르는데 이건 정말이지 직접 듣지 않고서는 설명할 길이 없네요.

 

경찰에 신고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한 두어 시간 잠잠하다 또 꾸아아아악! 대낮에 하면 그래도 넘어는 가지. 왜 늘 남들 다 자는 새벽에 이 짓인지. 넌 잠도 없냐!

 

이제 녀석의 괴성을 듣는 것도 2주차로 접어듭니다. 전 4층. 놈은 2층(추정)인지라 여섯 개의 집 중에 어느 곳이 놈이 서식하는 곳인지 알 수 없습니다. 찾아가 따져보고 싶어도 대략 30분~1시간 간격으로 비명을 지르는 녀석의 특성상 그의 위치를 찾아내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죠. 물론 무엇보다 '무섭다.' 라는 감정이 제일 큽니다. 어디가서 힘이나 체격으로 밀려본 적은 없지만 미친 개를 상대로 이길 자신은 없거든요. 우리 집 개한테도 질질 끌려다니는데. 하긴 녀석이랑 비교하기엔 우리 먹순이(아버지 네이밍 센스 ㅋㅋㅋ)한테 미안하지요.

 

계약 기간이 끝나 곧 방을 뺄 사람들이 부러워요. 처음 들어왔을 때만 해도 조용하기 그지 없는 곳이었는데. 아직도 계약이 끝나려면 9개월이나 남은 저로선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네요. 원룸 주인에게 말해 볼 생각이긴 한데 그 분도 달리 뾰족한 수가 있을까 싶고. 소용없을 것이란 생각이 더 강하게 드네요.

 

역시 사는 데에는 주택만한 곳이 없는 것 같아요. 사람이 많으면 꼭 미친 녀석 한 둘이 어부바 귀신마냥 붙어서 떨어지질 않으니.

    • 뭐죠? 애완용 돼지라도 키우는건가요?
    • 너무 괴로우시겠어요. 저같이 잠귀 밝은 사람은 계약이고 뭐고 당장 이사가버렸을 것 같아요. 집주인에게 얘기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가능하다면 다른 주민들과 함께. 여러 입주자가 항의하면 집주인이 방법을 찾지 않을지...
    • 변태중인걸수도 있어요.

      돈은 없는데, 일은 하기 싫은 김갑돌군.

      어느날 약물 임상 실험 알바가 몸도 안 피곤하고 돈은 단기간에 많이 준다는 것을 알고 하게 되는데...

      두둑하게 돈을 받았으니 다시 집에서 온라인게임만 하면서 소일거리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약물의 부작용으로 몸의 피부가 벗겨지고...등이 갈라지기 시작하는데...

      피부가 벗겨지고 하니 밖에도 안나가고 거울도 안보는 그.

      그러다 스마트폰 액정에 비쳐진 자신을 얼굴을 보니... 어디서 많이 본 생물의 얼굴이 보이는데...

      그것은 파리...



      제가 봤던 몇몇 작품을 섞어봤습니다.
    • 다른 입주자들끼리 합심해서 연판장이라도 만들어야 하나요 ;ㅁ; 정작 당사자는 헤드폰 끼고 꾸엑꾸엑거리며 맘 편히 게임하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 차라리 돼지가 낫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정말로;;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여 보려고 해도 그게 쉽지가 않죠. 워낙 험한 세상인지라 낯선 사람이 문 두드리면 응답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일단 저부터도 그러니까요. 게다가 동의를 구하려 문을 두드렸는데 알고 보니 그의 집이라면...우어어어...
    • 진짜로 정신병이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네요.
    • 일단 눈물의 호소문을 게시판이나 건물 입구에 붙여놓으면 어떨까요? 글을 보니 출동한 경찰들도 정확한 진원지를 찾지 못한 모양인데요.
    • 악몽을 꾸면서 비명을 지르는 경우도 있어요. 이러나저러나 밤에 저런 소음 들리면 참 괴롭죠...
    • 글을 읽고 제가 예전에 살던 집에 사시는 줄 알았어요. 저도 예전 원룸살때 도저히 사람의 소리라고는 들리지 않는 괴성을 내지르는 사람이 있었는데, 저는 그때 윗집에 살던 노부부가(윗집은 한층을 다쓰는 집이었죠) 정신지체장애아를 데리고 사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했었어요. 그게 아니라면 제정신인 성인이 저런 소리를 낸다는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질 않는거죠. 아무튼 몇달동안 그런 소리가 들리다 어느날 멈췄는데 (이사를 간건지) 정말 짜증나고 한편으로는 무섭고(정말 무슨 괴생명체라도 사는게 아닌가 의심)그랬네요
    • 저도 밤을 새서라도 지키고 있다 찾아내서 혼내줄거에요
      몇호인지만 알아내면 주말이든 언제든 집밖으로 나올때를 노려서 CCTV를 확인해서라도 꼭 페이스투페이스로 응징!
    • 제목 보고 저랑 같은 동네 사시나 했습니다..
      경찰에 신고해도 소용이 없다는 건 참 정말 너무 답답하죠..
    • 경찰이 야간 소음 문제는 왠만하면 잘 해결해주던데요. (제 경험상)

      경찰서에 다시 한 번 읍소해보세요. 입주자들이 돌아가며 경찰에 신고하면, 경찰서에서 귀찮아서라도 해결해줄 거예요.
    • 옛날에 살던 아파트 아래층에 미친 기자;;가 살아서 괴로웠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11시나 12시쯤 되면 활동이 시작되죠.쿵쿵하는 음악소리...그게 천정이면 차라리 나은데 바닥에서부터 울리는 진동은 아놔.........귀마개를 해도 진동이 느껴져요.알고보니 유명인이었음.당시 집주인 왈,그 사람 또 그래요? 옆집사람 왈,미안한데 자기넨줄 알았어.웬일이니. 등등등
      전 그냥 바로바로 경찰서에 전화했습니다.황당한 건 처음 연락했을 때 그 집에 사람 안 산다는 거예요.우편물같은게 그대로 꽂혀있다고.그러나 사람은 살고 있었고,직업은 기자였고,나중엔 저한테 화를 냈고,결국은 조용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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