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에 대한 사소한 궁금증

  하루키 소설을 읽은지는 꽤 되었군요. 군대 시절이후 읽은적이 없는것 같습니다. 뭐 책자체를 멀리하고 있는 탓도 있네요.

 

 최근 한겨례를 읽다가  나쓰메 소세키에 대한 언급을 보고 문득 하루키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났습니다.

 고은 시인이 인터뷰 중에 나쓰메 소세키가 일제 강점기때 만주와 조선을 방문했지만 식민지 민중을 보고서도 지식인으로서의 책임감있는 행동이나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후 소세키가 썼다는 만주, 조선 방문기를 찾아봤지만 한국에 번역된 것은 없었습니다.

 소세키는 이토 히로부미 암살 사건으로 인해 신문연재가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단순한 궁금증 하나. 무라카미 하루키는 왜 방한 하지 않는걸까요.

 

 하루키는 아시다시피 전세계를 돌아다니는 활동적인 작가입니다. 미국에서 방문교수를 했었고 스페인에서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하루키 수필에 이런저런 여행기를 읽은 기억도 납니다.

 하지만 왜 한국에는 오지 않는걸까요. 한국은 일본 밖에서 가장 그의 책이 많이 팔리는 곳입니다. 소설이 출간되면 베스트 셀러가 되고, 대학생이 가장 많이 읽는 소설에 뽑히기도 했습니다.

 한국인의 하루키에 대한 애정은 하루이틀의 일도 아닙니다. 거의 20년에 가까운 꾸준한 인기입니다. 이런 외국작가는 그 외에 없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첫 방한 때 일이 생각납니다. 일본의 대표하는 예술가였고 베를린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후라 한국에서의 관심도 컸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개봉과 하청업체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방한이었습니다.그는 기자회견 전에 일본 역사 왜곡문제에 대한 입장을 발표를 했습니다.

 그것이 한국의 요청이었는지 아니면 자발적인 입장 발표였는지 몰라도 그는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산케이 신문 기자로부터의 질문에도 확실히 대답하는등  역사문제를 정리하고 넘어갔죠.

 

 하루키가 방한하면 비슷한 상황이 생길까요.

 어떤 자세를 취하던  번거로운 일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 번거로움을 알기에 방한하지 않는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역사문제 이면에서는 일본의 순수문학의 부재도 한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그러므로서 하루키의 방한이 더 궁금해지네요.

 

 

 

 

 

 

 

 

    • 팝스타가 아니니까...?
    • 하루키 소설에 한국인이 등장하기도 하죠.
      딱히 방한할 이유가 없어서 안 오는 걸로 생각되지만, 오매불망 그를 기다리는 독자들이 많은데도 외면하는 이유가 궁금하긴 하네요.
      예전에 그래서 하루키는 우익이다, 한국을 싫어한다라는 출처도 불명한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안 믿습니다만.
      왜 이러는 걸까요?
    • 스푸트니크의 여인이었나요. 저도 그억납니다.
      태엽감는새에는 러일전쟁이 언급되기도 하지요. 거기서 하루키의 정치 성향을 찾기는 힘들었던거 같습니다.
    • 말씀하신대로 하루키가 온다 치면 언론이나 출판사에서 온갖 오도방정을 다 떨테고, 난리법석이겠죠. 그의 수필을 읽어보면 하루키는 그런 번잡한 행사들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편입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새 책을 내고서도 사인회조차 하지 않는 다고(젊은 시절에 그랬답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했으니까요. 기본적으로 수줍은 성격(...)

      하루키가 전세계를 돌아다닌다고 해도 '여행'과 '방한'은 다르죠.
    • 나쓰메 소세끼도 분명 조선과 만주를 '여행'했겠죠. 하지만 그걸 그억하는 후세의 독자와 한국인은 '여행'과 '방한'의 구분에 무의미한것 같습니다.
    • 태엽감는새에서 러일전쟁은 꽤 중요한 소재로 등장합니다.
      하루키는 전쟁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인 것 같았어요.
      전쟁의 본질을 비인간화로 보고 있다는 내용이 꽤 직접적으로 등장했던 것 같은데요
      (그 퇴역군인이 쓴 편지나,
      전쟁속에서 일본군인이 잔인하게 죽어가거나 포로생활을 하는 장면)
      그리고 너트메그라는 조역이 만주에서 일본으로 돌아갈 때 부산항을 지나쳐가기도 하고요
    • 하루키가 방한하면 얼마나 사인회 줄이 길련지;
    • 하루키 수필에 보면 TV출연도 안한다고 하니까 홍보목적으로 어느 나라를 방문한다던가 하는 일은 아마 없을 것 같아요. 한국에서 그에게 문학상을 수상하거나, 새 소설의 무대를 한국으로 삼지 않는 이상 한국에 오지는 않겠죠. 일반 작가들도 거주나 여행을 목적으로 출국하지 작가적 입장을 의식해서라도 굳이 유명인사같은 스케줄을 잡지는 않을테고요.
    • 하루키에게 반전 운동을한 전공투 세대라는 딱지는 중요한 이력이지만 한국에서는 그것을 쉽게 동질화 하는게 아닌가 싶네요. 일본 전공투와 한국의 학생운동은 양상이 좀 다른데 말이죠.
      하지만 하루키를 받아들이는것에 있어서 그 두개의 교감이 존재했습니다. 그것을 통해서만 현재진행형인 역사 문제를 바라보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지만요.
    • 그러게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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