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게임 봤어요. 후속편까진 안 챙겨 볼 것 같네요.

트와일라잇 시리즈보단 잘 만들었고 더 나은 영화이긴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세대차이인지 도무지 전 재미를 못느끼겠고

지루했어요. 영화가 너무 기네요. 142분이나 되는데 2시간 안팎으로 만들어도 될 내용을 질질 끈 느낌.

긴박감도 없고 분위기는 중반 이후 넘어가면 축축 늘어지는데 좀처럼 끝날 기미가 안 보여요.  

트와일라잇 시리즈도 그랬지만 북미에서 이렇게까지 대박난 이유를 좀처럼 모르겠는 영화.

비주얼적인 면에서 인상적인 장면들은 많았어요. 스타일은 있더군요. 패션쪽 부분을 보면 유행을 선도할 것 같은 묘사들이 많았죠.

이 정도로 대박이 났으니 실제로 미국 십대들에게 헝거게임 스타일의 패션이 먹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디어에 대한 비판, 오디션 프로그램의 폭력성과 문제점을 시사하는 부분은 날카롭진 않지만 공감가는 부분도 많았고 절묘한 순간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멜로로 급전환 되는 후반부에 이르면 편한대로 이야기가 전개돼서 뜨악해요. 24명 중 한명만 살아남는다는 무시무시한 게임 룰에서

대체 멜로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궁금했는데 그렇게 안일한 방법으로 멜로를 살려내다니.

암튼 너무너무 길어요. PG-13등급 영화니 폭력수위는 이 정도가 한계였겠지만 그래도 싱겁죠.

나중에 확장판이나 무등급판이 나와야할 것 같습니다. 설정의 잔혹성에 비해 묘사가 지나치게 자제해서 전개가 무색해질 지경.

 

제니퍼 로렌스는 메이크업 거의 안 한게 훨씬 더 예쁘더군요. 극 중 헝거게임 투입 전후에 관리 받고 나오는데 색조 화장 하면 얼굴이

확 달라지는 얼굴이네요. 이 영화에서 전 제니퍼 로렌스만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본 웨스 벤틀리도 반가웠어요.

원작은 안 읽어서 모르겠고 영화 보고 나니 더 읽을 마음이 없어졌어요. 원작에선 어떻게 묘사됐는진 모르겠지만

남주가 좀 잘 생긴 배우가 했다면 더 좋았을텐데요.

암튼 중반 이후로 전개과정이 넘 따분하고 재미없어서 당연히 나올 속편까진 챙겨보지 않을 것 같네요.

개성이 확실한 작품이라 관객 호불호가 크게 갈릴듯 합니다. 전 좀 속은 느낌이었어요. 대충 트와일라잇 시리즈보단 나은 작품일것이라 생각하고

봐서 어느 정도는 감안했지만 저에겐 그저 트와일라잇 보단 나은 십대 취향의 닭살 판타지물 정도로 보였습니다.  

    • 멜로부분은 책에선 캣니스의 시점으로만 흘러가기에 피타에게 사랑의 감정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서 보여주는 행동으로만 보이던데 오늘 영화로 보니 피타의 시점이 살짝 들어가면서 캣니스가 갑자기 사랑에 빠진것처럼 보이더군요. 그리고 잔혹성에 대해선 원작이 청소년을 위한 책이다보니 폭력성이나 잔혹성을 표현한 건 거의 없었습니다. 영화수준 밖에 안되요. 원작이 어른을 위한 소설이면 모를까 미국의 영어덜트장르에서 잔혹성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실 헝거게임의 청소년을 위한 영화치고는 충분히 폭력적이고 잔혹성을 보여준거 같아요 머리가 꺾여서죽고 배에 창이 꽂혀서 죽고 벌에 쏘여서 죽고 이정도면 충분하잖아요.
    • 배틀로얄에 비해선 조금 말랑말랑하긴 하죠.
      전 그래도 죽어가며 사랑 고백 남발하던 배틀로얄보단, 헝거게임이 좋다가도, 순간 순간의 강렬한 감정의 울림 때문에 배틀 로얄이 좋다가도(배틀 로얄1에서의 등대씬은 정말 작은 불신과 오해가 모여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어가는 모습을 담은 명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영화 자체는 헝거 게임이 훨씬 훨씬 잘 뽑힌 것 같아 헝거 게임이 좋습니다.

      배틀로얄도, 헝거게임도 우수한 참가자보단 운 좋은 참가자가 장땡;;
    • 잔혹성보다 밀도가 낮은 연출이 문제였다고 봐요. 11구역에서 폭동 일어나는 부분을 소더버그가 찍었다던데 갑자기 영화가 확 사는 게 역시 감독의 역량 차이 같더군요. 그래도 전반부는 좋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캣니스는 중반 이후로 미디어를 이용하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카메라에 보이기 좋게 경의를 표하고, 뽀뽀하고...
    • 사운드트랙이 빌보드 앨범챠트에서 핫샷 1위 데뷔했길래 들을만한 음악이 있나 싶었는데 스코어 위주의 사운드트랙은 영화의 배경으로써 충실할 뿐 음악으로썬 그냥 그렇더군요. 그럼에도 사운드트랙이 1위를 한걸 보면 현재 미국에서 이 영화의 인기가 엄청난가 봐요. 비록 빌보드에서 첫주에 반짝 1위하고 급하락하긴 했지만요.
      • 아메리카나/루트록 계열 거장인 T. 본 버넷이 프로듀싱한 탓도 있죠.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시절부터 이 사람이 만든 사운드트랙이 후진 건 없었거든요.



        이번 OST도 결과물이 단단하게 나온 편이더군요. 팝에 가까운 컨트리 아티스트인 테일러 스위프트를 가지고 정통 아메리카나에 가깝게 만든 Safe & Sound도 좋았고, 아케이드 파이어 신곡 끝내주는 등 결과물이 균질한 게 사운드트랙은 참 잘 뽑혔어요. 적어도 트와일라잇 최신작의 어정쩡했던 선곡보다는 훨씬 나았다고 봅니다.
    • 원작을 읽은 저와는 많은 부분에서 반대로 느끼셨군요.

      원작과 비교하면 너무 많이 짤려 나가서
      과도하게 축약시킨 느낌입니다.

      원작의 세세한 디테일들을 너무 많이 삭제하고
      마치 뻐대만 남은 거대한 예고편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멜로 부분은
      원작을 안읽으신 분들은 이렇게 오해를 할 수가 있구나 싶을 정도로
      원작과 반대로 이해들 하고 계시더군요.

      헝거게임 중의 멜로 부분은 거대한 페이크입니다.
      살아남기 위해서 연기를 한 것인데
      그것이 꼬이면서 사태가 점점 커지고,
      나중에는 거짓 임신 이야기까지 하게 되죠.

      일단 1편은 오락성을 내세운 흥미 위주의 내용이지만
      3편까지 가면 독재에 대한 자유의 서사시가 되고
      전쟁의 규모도 엄청 커지게 되죠.

      영화 영출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점은 저도 동감하는데,
      특히 촬영이 문제가 많더군요.
    • 남자주인공은 원작의 묘사가 그러니 만큼
      잘생기면 안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오히려 고향의 진짜 연인이 잘생겨야죠.

      패션은 원작에 아주 자세하게 그려져 있는 것에 비하면
      좀 떨어지는 느낌이었는데,

      디자인 자체보다 보여주는 방식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촬영이 역시 문제죠.

      잔인성은 원작에는 멋진 부분들이 많이 나오는데,
      잔인성보다는 역시 연출력이 문제로 여겨지더군요.

      많은 점에서 원작에 많이 못미치는 작품이고
      북미에서의 히트는 원작의 영향력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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