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참 신기하네요

* 이번 선거를 현정권에 대한 심판으로 보자? 그럴 수 있습니다.

 

 

* 그런데 왜 현정권을 심판하느냐라고 묻는다면 반MB내부에서 벌어지는 논쟁들이 대단히 당연한게 됩니다.

 

우린(아, 해당되지 않는 분들은 제외하죠) 왜 MB정권(혹은 새누리당)을 심판하려고 합니까? 도대체 왜 그들을 심판하려 하나요?

거기엔 무수히 많은 이유가 있겠죠. 시덥잖은 장난같은 얘기를 제외하더라도 일을 못해서, 도덕적이지 못해서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여기서 일을 못한다는 의미에는 뭐가 있습니까. 물가올라가고 실업률 치솟고 4대강같은 뻘짓하고 그 잘난 국격타령하면서 국가이미지 깎아먹고 등등등. 더있을지도 모르지만 여기까지 하죠.

도덕적이지 못해서라는 얘긴 어떻습니까? 뻑하면 터지는 여러가지 부정부패나 비리, 성추문 등등등. 마찬가지로 더있을지도 모르지만 여기까지 하죠.

기타 또 뭐가있을까요. 내 계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아서 같은 것들도 있겠군요. 아무튼.

 

그럼 이런 현정권을 심판하는 행위란 무엇을 의미합니까? 우리가 싫어하는 짓을 하지 않는 정치인, 우리가 싫어하는 것과 정확히 반대되는 정당과 정치인을 뽑아주는것 아닙니까?

부정부패 정경유착  비리 없이 깨끗한 정치인, 성희롱이건 추행이건 헛소리 하지 않는 정치인, 장기적으로 국가를 발전시킬 안목을 가진 정치인, 약자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정치인 등등등.

뭐 사람마다 디테일한 정치이데올로기는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올바른 정치인상'이라는게 이렇지 않습니까. 정치인들도 이런 이미지 얻으려고 노력하고요.

 

능력도 있고 도덕적인 정치인들을 뽑아줘서 이런 정치인들을 원한다는걸 보여주는게 보통 민주주의 사회에서 일반적이고 '정의로운' 정권심판입니다.

단순히 다수의 뜻만 강요한다면 그건 정의로운 정권심판이 아니라 저급한 전체주의고요.

능력이 먼저냐 도덕이 먼저냐, 혹은 도대체 이런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냐...에선 무수히 많은 논쟁이 나올 수 있지만 그건 각설하고, 대략적인 뼈대가 이렇다는 얘기입니다.

 

그럼 최근에 벌어진 정치나 선거를 둘러싼 여러 소란과 충돌의 원인이 너무 쉽게 보입니다.

한마디로, 이딴 인간을 뽑아주거나 지지하는게 무슨 정권심판인가?라는 소리가 나온다는거죠.

 

자, 부도덕한 정치인을 심판할 수 있는 유일한 행위는 도덕적인 정치인을 뽑아주는 것입니다. 다른건 없습니다.

능력없는 정치인을 심판하는 유일한 행위는 능력있는 정치인을 뽑아주는 것입니다. 다른건 없습니다.  

부도덕한 정치인을 심판하기 위해 부도덕한 정치인을 뽑나요?

능력없는 정치인을 심판하기 위해 능력없는 정치인을 뽑습니까?

이런류의 복수를 외치는 사람은 정확히 두부류입니다. 하나는 국가나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권력을 위한 권력을 추구하는 쓰레기들이고, 또하나는 이들에게 낚인 사람들이죠.

 

물론 도덕이건 능력이건 정도의 차이라는건 있을수있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건 대단히 주관적인 가치입니다.

이정도쯤은 봐주자 쟤보단 나은거 아니야? 그건 그냥 니생각이죠.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기준치가 다릅니다.

그렇다면 가장 간단한 해결방안은 원칙입니다. 원칙에 맞는 사람을 내세우고, 원칙에 맞지 않는 사람은 필터링하거나 강도높게 비판해야죠.

 

최근 사건만해도 그렇습니다. 김용민이 왜 그렇게 욕을 먹습니까?

뒤집으면 굉장히 단순합니다. 새누리당 누군가가 저런 이야길 했다는 전력이 들어났다면, 이런 논쟁이 벌어졌을까요? 

아, 그래요. 사퇴하란 얘긴 안나오겠죠. 저쪽은 원래 그런 인물들이라고 생각하면 그뿐이니까요.

당연히 맥락따져야 한다 관타나모 수용소 어쩌고...이런 말같지도 않은 변명같지도 않은 변명들이 나왔겠습니까?

 

그럼 한번 보죠. 연쇄살인범을 풀어서 여자를 강간해서 죽여버리자고 얘기하는건 내세울만한 당당한 원칙입니까?

전 지금 어디 인터넷 게시판에서 정치와 하등 상관없는 사람들을 얘기하는게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얘기하는 대상은 한 국가 국민 지역 지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후보의 과거 발언입니다.

수년전 일을 트집잡는건 좀 심하다라고 해도 결국 이 일은 공론화되었고, 그렇다면 비판이 따라올수밖에 없습니다.

수년전 일로 트집잡혔으니 사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수년전 일이라고 면죄부가 부여되는건 아닙니다.

오히려, 그 수년전 저지른 헛소리의 뒷감당을 지금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되죠.

 

 

* 작년부터 꾸준히 황당했던건, '도덕'이라는 말에 코웃음치거나 빈정거리는 무리들입니다.

마찬가지로, 새누리당 지지자가 그딴소리를 하면 그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원래 그런 종자라고 생각하면 되니까요.

저모양이니 심판의 대상이라고 얘기하는건데, 안저러는게 이상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옆에서 저따위 부패한 무리들에게 한번 대항해야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저딴 소리를 하거나 뻘짓을 시작합니다.

아니, 언제부터 도덕이 그렇게 코웃음칠만한 대상이 되었습니까? 언제부터 '도덕'을 얘기하는 것이 근본주의적 태도가 되었습니까?

우리가 지금 정권을 심판하자고 외치고 현시국을 개탄하는 이유가 현정권이 도덕적이고 합리적이며 올바른 사람들이기 때문이었나요?

소위 정치인들에 대한 일반론적 불신이 자리잡은게, 그들이 착하고 바른 새나라의 정치인들이어서 그랬습니까? 정확히 반대아니었습니까?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도덕적 문제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비판을 가하고, 혹은 우리가 추구해야하는 정말이지 너무도 교과서적인 가치들조차 지키지 못하는 사람을 비판하는 것이 근본주의적 태도가 되었더군요.

 

프레임 프레임. 정말 지겨운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현재 자기네 진영을 비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쓰이는 말이 되었습니다.

프레임을 짜서 그런다, 프레임에 놀아나지 말아라.............제발. 권력을 잡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딴 촌스런 프레임이나 걷어치웠으면 좋겠습니다.

이따위 논리들이 근절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물을 흐리고 이미지를 망치고 있으니 진보가 수구를 이기지 못하는겁니다.

 

어찌되었건 선거에서 이기고 심판하고 비판하면 될까요?

정치인에 대한 가장 의미있는 심판이자 비판은 투표입니다. 이기고 심판하자? 그럼 뻘짓하는 진보와 반mb를 심판하기 위해 이번이 선거 이긴 뒤 다음 선거에서 새누리당이라도 뽑아야 할까요?

 

 

 

 

    • '우리'란 표현은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지요. 반 MB 아래 이합집산 동상이몽 하는 사람들 사실 알고 보면 정말들 다르죠.

      강간 발언 따위는 농담으로 원래 다들 하는 것 아닌가요? 하는 사람도 있죠. 그 사람은 MB 정권 쪽에서 강간 발언이 나오면 전략적으로야 분노(하는 척)해도 속으로는 그러려니 하고 넘길 겁니다. 최연희나 강용석 발언도 속으로 페미들 유난 떠네 어쨌든 잘 걸렸다 쌤통 그러겠죠. 그리고 그런 사람들, 있습니다. 당장 이 게시판에서도 있고요.

      그런 사람을 내쳐야 혹은 등져야 하냐고요? 아닙니다. 아니에요. 원래 그런 거에요. 원래 이합집산이고 동상이몽이죠.
    • 김용민 발언 불거진 직후에는 선거공학적 차원에서 사퇴 불가론을 얘기들 했죠. 저 또한 김용민의 발언에 구역질이 나면서도 거기에 동의했고요. 지역구 한 석은 소중하니까요.

      그런데 막상 상황이 김용민이 그 놈의 선거논리에도 보탬이 안될 지경에 이르자 온갖 해괴한 논리가 다시 고개를 들더군요. 명백히 부동층과 상관없이 애초에 있던 지지층 결집에나 유용할 논리들이요. 결국 선거공학조차 핑계였던 겁니다.

      그리고... 그냥 제 주변 사람들(친구 말고 대개 야권 성향인 삼사십대 회사 동료들) 의견 탐문한 바에 의하면(제 주위에 쓰레기 같은 종자들만 있는 건 아닙니다만) 그냥 결론은, 그 강간 발언은 아무렇지도 않다,가 속내 같더군요. 그들에게는 강간 발언이란, 그냥 실제로는 거리낌없이 다들 하지만 대놓고는 못하는 그런 류의, 일종의 허위적인 공적 에티켓에서 삐긋해 운 나쁘게 잡힌 정도일 뿐인 겁니다. 이를테면 보통 음주운전에 관대하지만 공인이 하면 난리가 나는 그런 식? 제가 보기에는 그래요.
    • dos님은 다수가 듣는 앞에서 여자를 강간하고 죽여야 한다는 발언을 농담으로 하시는분인가요? 아니면, 주변 사람들 중에 사람들앞에서 저런 이야기를 떠드는 사람이 많은가요?
      아니면, 이런 발언을 사람들 앞에서 하는 사람이 사회적으로 존중받거나 중용됩니까?

      그리고 이 게시판에 그런 인물들이 있을 수 있다면, 그 발언은 합리화 되는겁니까?
    • 메피스토/ 제가 오해를 샀나요? 혹, "내쳐야 혹은 등져야 하냐고요? 아닙니다"라는 문장 때문이라면, 그건 뭐 '애초에 기대를 말자'+'어쨌든 이미 반 MB 아래 함께 있지 않나' 정도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솔까말, 강간 발언 괜찮은 사람과 강간 발언 괜챃지 않은 사람이 함께 반 MB하고 있는 거다 그런 얘기. 강간 발언 괜찮은 사람도 있겠나 식의 오해는 하지 말자는 것.
    • 아뇨. "강간 발언 따위는 농담으로 원래 다들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하셔서요. 혹시 다른 뜻을 읽어야 하는겁니까?
      뭐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 욕설이 오고가는 경우 많고, 거기에서 강간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것도 '나올 수 있긴' 합니다. 그건 알아요.

      그런데, 아주 절친한 친구가 아닌 일반적인 인간관계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저런류의 사고방식이나 발언을 하는 것이 인정받습니까?
      추가로 당위를 첨가해보자면, 저런 발언이나 사고방식을 공공연히 떠드는 행위는 인정받고 존중받아야 합니까?
    • 메피스토/ 당연히 그렇다면 제가 저런 식으로 준 관심법을 써가며 댓글을 달 리가 없죠. 아, 그리고 "강간... 아닌가요?" 문장은 일종의 인용입니다. 다시 읽어보세요.
    • 메피스토/ 암튼, 저는 기본적으로 동감하며 쓴 글인데 흠... 오해를 사는군요. 짧은 시간 아래 '그런 사람들'의 주장이 선거 논리에서 전혀 선거 논리에도 부합되지 않는 식의 논리들로 변화하는 걸 목도하며 쓴 겁니다. 결국 그냥 '나는 강간 발언 아무렇지도 않은데'가 속내가 아니었나 싶어진 거죠.
    • 아, 인용인가요? "강간 발언 따위는 농담으로 원래 다들 하는 것 아닌가요? 하는 사람도 있죠."의 부분을 연속적 의미로 읽었습니다. 단순한 인용으로 보니 뒷말의 의미가 이해되는군요. 오해해서 죄송합니다.

      이와는 별개로, 전 이런 사람들을 내치도 등져야 정치가 발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요. 거꾸로 '정리'가 확실히 안되니 잡음이 생기고, 매번 심판 심판 노래를 불러도 이런식의 발목을 잡힌다고 생각하거든요.
    • 메피스토/

      암튼 제가 굳이 토를 단 건, 반MB 혹은 정권 심판 아래 모여 있다고 '우리'라고 오해는 하지 말자는 거죠.

      사실 그건 메피스토 님도 잘 아시리라 봅니다. 어차피 반MB 아래 극우에 가까운 민족주의자도 있고 좌파도 있고 부동산 값 올랐으면 하는 이도 있고 떨어졌으면 하는 이도 있고 뭐 가타 등등 가지각색 아니겠습니까. 어쩌면 굉장히 단순한 상황인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강간 발언에 욕지기가 나는 쪽과 강간 발언 따위는 괜찮지 뭐 하는 쪽이 함께 모여 있는 거라는 거죠. 그리고 이번 상황에서 그 대립이 불거진 겁니다.

      총선 이후, 그리고 뭣보다도 대선 이후 온갖 대립들이 엄청 불거질 거고 그건 피해야 할 상황이 아니라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지요. 그걸 억누르는 게 더욱 안될 일이고요. 뭐 그런 얘기에요.

      그런데, 내쳐야 할까요? 솔직히 내친다는 표현보다는 그냥 함께 할 필요는 없겠다가 그나마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쪽수... 그 놈의 쪽수로 볼 때요. 그런데 어쩌면 연대란 애초에 그렇게 동상이몽하는 거지요. 한 가닥의 공통의 이해 관계라도 찾아 같이 할 건 같이 하는 거요. 뭐 연대가 무슨 꼭 합당 수준도 아니고요. 그래도 MB의 패악질 덕분에 이만하면 그 연대가 잘되고 있지 않나요?
    • 동의합니다. 제가 쓴 내친다는 의미는 함께 할 필요가 없는 의미거든요. 다만, 반MB라는 기치아래 모였다면, 어차피 그들은 반MB를 할테니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떄문이죠. 결과적으로 차이가 있다면, 굳이 이해관계를 찾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입니다. 내부에서 '심판의 대상'이 되는 존재들과 유사한 잡음이 나올경우 그 잡음을 그대로 끌어안고가는건 정략적인 이득을 떠나 결국 자폭행위와 다를바 없다고 생각하기때문이죠.

      아무튼, 저 위에 오해해서 날카롭게군 건 다시한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립니다.
    • 메피스토/ 아, 예. 자극적인 문장을 서두로 쓴 덧글이라... 속독하시다보니 그랬겠구나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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