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사건.... 저는 왜 네티즌이 즐기고 있단 생각이 드나요

걱정해주는척하면서 (아, 걱정하는 그 마음만은 척이아니라 진심일 거라고 믿습니다. 그러길 바라구요)

토막살인의 잔인함, 선정성을 마치 범죄소설이나 공포영화 보는 기분으로 소비하는것처럼 보입니다.

까놓고 얘기하자면 예전 김선일씨 사건때 "죽는 장면을 똑똑히 봐둬야 한다. 저 나쁜놈들이 우리국민에게 무슨짓을 했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봐둬야 한다" 라며 참수장면이 담긴 영상을 찾아보는것을 정당화, 심지어 독려하던 그 사람들을 보는듯한

기시감이 느껴져요.

아니나 다를까 네이트 댓글엔 나치 운운하면서 이런일은 똑바로 세세한걸 다 알아둬야한다는

저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댓글들이 복사해서 붙여넣기로 여기저기 달리는 중이구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

'사체가 잔인하게 훼손' 됐으며 '죽을힘을 다해 구조요청을 했지만 허무하게 무시' 당한채로 죽어갔다는 팩트

그것만으로도 이 사태의 끔찍함과 두려움은 충분히 전해져서 저를 오한나게 하고 분노케 하는데, 이것도 부족한 건지요?

그것도 모자라서 사체가 정확히 '몇 조각'으로 도막났는지, 비닐봉지가 몇개였는지까지 모르면

이 사태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거니 입닥치고 있어야 되는건지?

 

이 느낌이 저혼자 꼬아서 생각하는 것만은 아닐겁니다.

아니나 다를까 기사하나가 떴군요. 살인범의 눈으로 재구성한 사건일지라는..... 기사 본문 첫줄이 대강 이랬습니다.

매일 아침 그의 앞을 지나가는 미모의 여인을 본 오씨는 참을수 없는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은 마음을 참기 힘들어...

기사를 쓴 의도도 그렇고, 글투도 그렇고 제가 강력범죄관련 기사에서 가장 보기싫어하는 딱 그것이군요.

하지만 페이지뷰는 아마도 미친듯이 올라가겠지요. 저도 클릭했는걸요.

 

살인마에게 시신을 훼손당한 것도 모자라 뭇사람들의 입방아에 흥밋거리로 찧어져가고 있는 피해자분을

생각하면 답답하고 뭐 그렇습니다. 이런걸 보니 역시 죽은사람만 불쌍한 거네요.. 이 글은 무슨 대단한 논쟁을 하자는 것보단

그냥 개인적인 하소연이었습니다. 난무하는 선정적인 기사들과 댓글들에 처음엔 화가 나다가 지금은 피가 짜게 식는것 같아요.

 

 

    • 지가 안당해봐서 그런거에요. 악마를 보았다에서의 이병헌같은 심리랄까
      정의의 사도 코스프레하면서 졸라 관음하면서 즐기는 거죠.
    • 저역시 이런 기사 외면을 하는데 자꾸 받치더군요. 몇일전 와이프가 이기사 이야기 하길레 꺼내지도 마라고 외면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이런 기사를 즐기는 마음이 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이런기사 회자하는거 저는 극구 말립니다. 솔직히 짜증만 나고 무력감마저 들때도 있어요. 하도 그러니 이런 생각마저들더군요. 저상황에서 그냥 당하냐, 격렬하게 저항하느냐 나중에 보니 당해도 그냥 살려두지 않을것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메뉴얼은? 속수무책이죠. 증말 무력감이 이런게 아닐지.... 정말 기분 더럽죠.
    • 사건의 이면에 아직 남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건지, 모르는 척하는건지...
      지동초등학교가 집에서 멀지 않은데, 가끔 차를 타고 그 앞을 지날때면 가슴이 싸-합니다.
    • 어이없는 기사를 보고나서 하소연글을 올려놓고 밑을 보니... 딱 제가 말하고자 했던 그것을 몸소 실천하신 분이 있었나봐요..
    • 몇몇 언론이나 몇몇 네티즌은 이 사건을 얘기하면서 묘하게 활기(?)를 띄는 것 같아 저도 불편하던 참이었어요.
    • beyer//어우..정말 이가 빡빡 갈립니다
    • 인터넷은 어떤면으론 쓰레기통이예요.
    • 동감입니다. 녹취록 본 뒤로부터 가슴이 벌렁벌렁하고 정신이 황폐해지는 기분이라 몇 일 째 관련 기사는 되도록 피해가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더라구요. 포털 사이트 메인에 뜨는 기사 제목만 봐도 너무 자극적이라 아예 홈페이지를 블랭크로 바꿔놓았습니다. 이런 사안에서는 어느정도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밑의 분만 해도....라고 리플 달려고 들어왔습니다-_-
    • 전에 나영이 사건을 보면서 정확히 본문과 동일한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가 성폭행을 당해 항문이 파열되고 내장이 괴사되는 과정을 아주 상세히 표현한 글이 인터넷에서 엄청나게 돌아다녔는데 사실은 전혀 근거없는 거짓말로 드러났죠. 그 글 작성한 작자는 아마 쓰면서 낄낄거렸을 겁니다.
    • 내가 아닌 남의 불행을 바라보면서 '그래도 난 저 사건의 피해자 만큼은 불행하지 않아'라며 자위하는 측면도 없잖아 있을거라고 봅니다.



      일단 나와 내 가족, 지인이 아닌 이상 제3자에게 일어난 불행일뿐이죠.
    • 스스로가 자제해야죠..;
    • 黑男 / 사람들은 그 대상이 자신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전혀 못하는 건가봐요.
    • 듀게에서도 예전에 모 회원이 살인사건들을 보면서 스릴러로서의 재미를 찾는다는 소리를 해서 기가 막힌 적이 있었죠.
    • 그걸 조선일보가 제일 앞장서고 있죠
    • 자극하기에만 급급한 글은 촌스러워요. 글쓰는 사람들은 그걸 알아야해요...
    • 방금 오늘자 문화일보 받았는데요, 1면에 "악마의 얼굴"이란 헤드라인으로 피의자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찍혀나왔습니다. 굳이 우리가 "악마"의 얼굴을 보아야하는 건가요. 보고서 속이 울렁하더라구요. 그런거 안보여줘도 충분히 분노하고 있는데 정말 글쓰신 분 말마따나 이 사건의 공포스러움과 혐오스러움을 언론이 적극 생산해내는거 같아요..또 대중들은 마치 추격자 영화를 보는 거와 같이 그 공포와 혐오를 아주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그냥 기사 안보고 살고 싶은 마음은 더러운 꼴보고 외면해버리는 비겁함일까요.
    • 공포영화 스릴러를 많이봐서 그런쪽으로 밖에 생각의 틀을 잡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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