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울뻔 했습니다.

사실 선거 결과를 보고 좀 황당하기는 했지만, 그리 분노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출근길에 버스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울컥했습니다. 울음을 참느라 꽤 힘이 들었습니다.


제 어머니는 대학에서 청소일을 하십니다. 경상도 분이시라 아마 지금까지 모든 선거에서 한나라당을 찍으셨을 겁니다. 아버지를 비롯한 주변 모든 분들이 한나라당을 찍으시니까요.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어머니는 16번을 찍으셨습니다. 

제가 설득했습니다. 어머니와 똑같이 청소일 하는 분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고. 그 분이 국회의원이 되면 청소일 하시는 아주머니들 휴게실을 만들어준다 했다고. 도시락 싸다닐 필요없이 식당에서 밥도 드실 수 있다고. 


반신반의하시던 어머니는 이번에는 16번을 찍어보겠노라고 말씀하셨고 그렇게 하셨습니다. 초등학교 밖에 못나온 사람을 누가 찍어주겠냐고 하시면서도, 아들말을 믿고 16번에 소중한 표를 던지셨습니다. 


오늘 새벽 야근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안주무시고 기다리시던 어머니가 물었습니다. "16번 어찌됐노" "망했어요. 1%도 안나왔데요" "그래. 그럴 줄 알았다"


다시 눈물이 나려 합니다. 

    • 아이고.. 이 글 보니 저도 눈물날거같네요;
    • 오늘 아침 김순자씨 멘션입니다.

      kimsunja0411 약 1시간 전
      출근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동료들과 부둥켜안고 커피도 마시고 건물 구석구석을 청소합니다. 세상을 빛나게 하는 청소노동자 맞지요? 트위터와 페이스북도 알게 되고 일일이 답도 못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응원 참말로 고맙습니다

      그 눈물로 다시 일어섭시다! 시간은 많아요!
    • 16번 우찌됐노 망했어요 그라면 그라제
    • 슬픕니다. 내가 정말 이 나이되도록 꿈을 꾸면서 살고 있는 건가...라는 회의가 밀려옵니다. (그런데 이 글 퍼가도 되나요? )
    • ㅠㅠ 이렇게 이뤄져가는 거라고 믿어요. 아자아자! 처음 한 방울이 어렵다잖아요! ㅠㅠ
    • "그래. 그럴 줄 알았다"

      아....
      저희 어머니께서도 1988년 총선에서 한겨레민주당에게 표를 던지시고 의기양양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이제는 한나라당(새누리당) 지지자이시지요...
    • 제가 느낀 분노보다, 어머니가 느끼셨을 절망 혹은 체념이 훨씬 더 컸을 것이기에 눈물이 나려는 것 같습니다.

      생강나무/퍼가셔도 괜찮습니다.
    • 안그래도 삶이 무거운 분들에게 변할거다 라는 희망고문만큼 힘든게 또 있을까요.
      자꾸 멘붕에 빠지면 안되는데 이런글 읽으면, 어쩌면 새누리당을 콘크리트지지하는게 행복한 삶(?)을 사는 노하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단순히 당 유지는 해야하지않겠나하는 심정으로 한표 행사했었는데
      이 글 보니 뭉클해지네요ㅜ.ㅜ
    • 울었어요. 조금만 울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가요, 우리.
    • 어머님 따뜻하게 안아드리세요.....
    • 저도 찍었습니다. 큰 힘이 못된거 같아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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