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 안 가는 남자

 

얼마전에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술자리를 했는데 그 중 둘은 각각 돌 지난 딸, 백일 지난 아들을

두고 있는 유부남이었습니다. 그런데 얘길 하다보니 이 친구들 둘 다 육아엔 전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전형적인 쌍팔년도 한국 남자 스타일이더군요.

아직 미혼인 제가 듣기에 놀라웠던 건 자기 아이 기저귀를 갈아 본 적이 없다는 거였습니다.

둘 다 맞벌이 부부인데 아내가 법정 육아휴직 규정을 눈치 안보고 써먹을 수 있는 직종이라

아이를 낳고 줄곧 휴직 중인 상태였습니다.

돌 지난 딸 엄마는 휴직 후 복직했지만 백일 지난 아들 엄마는 아직 휴직 중.

 

돌 지난 딸아이 아빠는 언젠가 아내가 외출을 한 사이 딸과 둘이 있는 상황에서

딸이 기저귀에 응가를 했는데 이걸 갈아줘야하나... 그냥 와이프 올때까지 기다리자. 그랬더랍니다.

백일 지난 아들 아빠는 말 그대로 자기 아들 기저귀를 갈아 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합니다.

말로는 자기 와이프가 원래 아기를 좋아해서 군소리 안하고 아기 보는 일은 다 알아서 한다고 하는데

미혼인 제가 들어도 괴상한 얘기였습니다.

 

16개월 된 조카가 있습니다. 저희 형은 원래 전형적인 큰아들 스타일. 동생들과 함께 지내던 어린 시절엔

아주 간단한 일 조차 절대 스스로 하는 일 없이 동생들을 부려먹곤 했습니다.

그러던 형이 장가를 가서도 형수한테 하는 거 보면 큰 차이가 없는데 자기 아이에 관한 것만은 예외더군요.

각종 육아 용품 구입도 허투루 하는 법이 없이 인터넷 공구 카페를 뒤져서 평이 좋은 물건을 최저가로 구입하고

조카 간식 하나도 꼼꼼히 따져서 구입하는 극성 아빠가 됐습니다. 오히려 형수가 좀 적당히 하라고 말릴 정도예요.

아빠가 되면 다 저러나 싶었는데 친구들을 만나서 혼란에 빠졌습니다.

 

 

 

 

 

 

 

 

 

    • 원래 아기를 좋아해서...으으
    • 성격 따라 갈 거 같아요. 1980년대 즈이 아빠는 저의 기저귀 다 갈고 맘마도 먹이고. 제 가장 어린 시절 기억 중에 하나가 아침에 숑 일어나서 아빠 흔들어 깨우면 아빠가 착착착 우유병에 분유 타주던 기억이에요. 아빠 따라 세차하러 가고 아빠 출근할 때 같이 타고 가서 사무실서 놀고. 그런데 2000년대인 지금 제 친구가 애 낳았는데 애기 자꾸 울고 그러니까 제 친구 남편은 딴 방에서 자더군요. 잠 못잔다며..그럼 내 친구는 어쩌라고. -_-^
    • 진짜 개봉전(?)엔 모르는 일 같아요. 저는 남동생이 가정적인 아빠가 될줄 몰랐는데, 조카 7개월때 감기걸린 올케 푹 쉬라고 두고 자기 혼자 아기델고 본가 돌아와서 끼고 자며 밤새 아기 케어 맡아했을 때 달리 보이더라고요.
    • 세상에 아내가 전업주부라고 해도 자기 아이 기저귀 한번 안 간다는 건 문제가 있는데 아무리 육아휴직 중이라곤 해도 맞벌이라니, 복직 후의 헬게이트가 벌써부터 보이네요.
    • 그래도 하는 것도 없으면서 이래야 된다 저래야 된다 잔소리만 많은 재수탱이보단 아예 나 몰라라가 차라리 나아요-_-
    • ㄴ그렇죠. 도움도 안되면서 말로만 이래라 저래라 더 정신없게 만드는 남편도 많을걸요..
      그나저나 너무했네요. 아이가 똥을 쌌는데 그걸 그냥 두었다니.여러분 기저귀 가는 거 어렵지 않아요. 우리집 애아빠도 이제 선수랍니다. 그 친구보고 나쁘다고 좀 전해주세요. 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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