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듀숲] 당장의 고달픔이냐 몇년후의 (없을지도 모르는) 편안함이냐.


우리 팀은 세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A파트는 파트장 1명에 외주직원이 17명이고...

B파트(제가 있는 파트)는 파트장 1명에 저, 그리고 외주직원이 6명..

C파트는 파트장 1명, 파트원 2명, 외주직원이 10명입니다.

팀장을 포함해도 외주비가 대략 1:5... ㅎ...(...)


파트장들이 모두 50이 넘은지라... 사람을 안 받습니다. 원래 이정도 인원비는 아니었는데.. 

이 분들이 '인원 충원을 한다 = 내 자리가 위태롭다' 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라... 매년 인력충원계획을 짤때마다 '우리는 사람 필요 없다. 지금도 충분하다.' 라고 하고 있어요.

사람을 달라고 징징대도 줄까 말까 한다 필요 없다는 팀에 사람을 줄리가 없죠.


전 팀장에게 충원이 필요하다고 했을때.. (전 팀장은 이쪽 일에 문외한..) '니가 다 하면 되는거 아냐? 어차피 실무는 외주직원들이 다 하잖아?' 라고 하는걸 보고서

파트장들의 자기자리 챙기기 때문에 위에서 우리 팀을 어떻게 보게 되었는지 절망....


팀장이 바뀌고 나서 (이 팀장은 이쪽일 전문가..) 인원충원을 한명 하겠다고 하니까 파트장들이 들고 일어났죠. 심지어는 회의중이 대놓고 '신입 받고 우린 밀어내버리겠다는거냐' 하는 소리까지 나왔으니... 


하여튼 이번에 문서(메뉴얼 및 표준류) 표준화 작업을 하라고 위에서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무려  CEO 께서... (...)

각 사업부마다 문서들이 다르니까, 전사적으로 통일 시킨다고요.

솔까말 이거 뻘짓이긴 합니다. 내용은 바뀌는거 없이 편집만 다시 하는거니까요.


각 팀들은 패닉에 빠졌죠. 팀에 따라 다르지만.. 적은 팀이 수십개에서 많은 팀은 몇천개...(...) 

저희 파트는 한 50개 되네요.  A 파트는 한 20개 됩니다.

그런데 A 파트장이... 그 문서들 다 없는 것으로 지워버린답니다.

정식으로 폐기하려면 결재도 받고 그래야 하니까... 그냥 없애 버린답니다.

시스템에 등록된 문서들도 다 삭제한다네요.


복지부동에 자기 밥그릇 챙기기 해악의 정점을 찍는구나 싶습니다.

그렇게 그 자리에 더 있고 싶으면 일이라도 제대로 하던가...

자기 밑에 직원이 없으니 자잘한 행정업무는 옆파트원인 제게 시키고, 팀장도 그건 묵인한 상태인데...

자기가 직원 필요 없다고 큰소리 쳐놓고선 문서류 표준화 하라니까 그 문서를 다 없애겠다니...

몇년후에 정년되서 그만두고 나면 후임자는 무슨 개고생인가요.

하긴 요즘 눈치를 보니 정년되면 회사 하나 차려서 A파트 업무 전체를 외주 받아 독립하려는 것 같긴 합니다. 


문제는... A파트장이 정년을 채우던 그전에 나가던 그쪽 일을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그나마 업무적으로 그나마 가까운 제가 나중에 A파트 일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제가 그전에 이직하거나 짤리지 않는다면요. 


오늘 오후에 팀장주재로 회의를 하기로 했는데, A파트 일은 난 모르겠다.. 하고 쌩까야 할지, '회사 규정상 그냥 삭제 하는건 말도 안된다.' 라며, '그냥 그거까지 다 내가 하겠다' 라고 해아할지 고민중입니다.  그쪽것까지 다 하면 기한까지 얼추 1주일에 4개씩은 고쳐야 한다는건데.. 물론 다른 업무들도 많고.


사람 줄면서 원래 잘 하지 못하던 실무작업은 전혀 손도 못대고 행정업무랑 기획관리 업무만 해도 시간이 다가는데... 이 짓을 계속 해야 하나 싶네요. 회사원들이 그만두는 원인 1위가 상사라더니... 이건 내 직속상사도 아니고... 아놔...


    • 팀장님이 전문가시라니 팀장님께 상황설명을 드리고 인원보충 내지는 업무조정을 요구하셔야죠.
      A파트장에 대해서는 감사실에 신고라도 해야할거 같네요.
    • 영화처럼 / 인원 보충은 본문에 썼다시피 파트장들이 강력하게 반대중이고요. 업무조정에 대해서는 전 팀장 및 지금 팀장이 여차할 경우 제가 A파트 업무를 백업할 수 있도록 하라며 A파트장에게 저한테 업무교육을 시키라고 했더니 한시간 달랑 '우리 파트는 이런 일을 한다' 하고 끝. 자기네가 어떻게 일 하는가에 대해서는 꽁꽁 숨깁니다. 제가 백업이 가능해 버리면 자기 자리가 위태로워지니까.
      새 팀장은... 음.. A파트장의 학교 후배다 보니 쎄게 못나가고 저한테 '어쩌겠냐.. 니가 좀 고생하고 이해해주라..' 하는 상황.
      사실 누군가를 무능하다는 이유로 공격하고 그만두라고 하는게 쉬운 일도 아니고요.
    • 저라면 '알아서들 하실 일이지만 그 일이 제게 떨어졌을 때 절대 맡지 않겠다'고 다짐을 두겠습니다만...
      그럴 수 있는 분위기인지 어떤지를 몰라서 조심스럽네요.
    • 물긷는달 / A파트쪽 것은 그쪽 파트장 본인이 없애버리면 된다라고 하고 있으니 제가 끼어들지 않으면 상관 없습니다. 몇년후 제가 그 업무까지 커버하게 되었을때 관련 문서류가 없으면 ㅄ 되는거죠. 지금도 그 문서류들 좀 볼려고 하면 그쪽파트 외주직원들은 '파트장님께 물어보시라 저는 함부로 보여드릴수가 없다' 하고 A파트장은 '네가 그거 봐서 뭐하게.. 신경쓰지마'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 나중을 대비해 삭제전에 빼놓을수도 없고.. 아놔.
    • 사장한테 일러버리고 싶군요. 문서 무단 폐기 음모가 진행중이라고. ㅡㅡ;
    • A파트장이 문제군요. 애궂은 C파트장을 신고할뻔 했네요. ^^;;
      일단은 최대한 발을 빼시는게 좋을것 같네요. '난 우리 파트꺼만 해도 바쁘니 외주직원이나 팀원이 2명인 C파트에 부탁해라'고 한다거나, '만일 내가 A파트 업무까지 맡게 된다면 내 기존업무는 얼만큼 덜어주거나 기한을 연장해주거나 보조를 붙여달라'고 강력히 요청하세요. 개선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가라님이 A팀 업무를 떠맡았을 경우 업무부진이 발생할 때의 책임소재를 정리해놓을수는 있겠죠.
      A파트 업무백업은 팀장님께서 지시하신 일이니만큼 직접 업무진행 보고를 드리면서 A파트장의 비협조로 업무진행이 어렵다고 명확하게 어필하세요. 팀장님이 상황을 알고도 손놓고 계신다면 이 팀에서 바쪄나갈 궁리를 해두시는 것이...-_-;;
    • 너무 황당해서 소설같아요....;;
    • DH / 보통 직장인에게 '자기 일의 전문가가 되라' 라고 하는데, 이 경우에는 '이 일은 내꺼야 손대지마' 랄까요...

      영화처럼 / 일단 외주직원들에게 이런 업무를 요구할 수가 없어요.. 계약사항에도 없는 일이고.. 제가 하는 일의 기한연장은 좀 어렵네요. 이미 과제관리시스템에 등록이 되어 있어서 기한연장을 하는 경우 그에 대한 사유서를 또 작성해야 해서... (...)
      팀장도 다 상황을 알고 있어요. 초기엔 몇번 시정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지금은 '곧 나갈 사람들' 한테 뭘 바라냐 하고 반포기상태인듯. 그에 비례해 팀원들에게 직접 지시하는 경우가 많아지네요. 저도 몇년전부터 계속 빠져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사업부장이나 인사팀장까지 '가과장 나가면 업무 대신할 사람이 없잖아..' 하고 붙잡습니다.. 그렇다고 사람을 주는 것도 아니고...
      이 팀에서 빠져나가려면 퇴사밖에 답이 없을듯. 외주사 부장님은 '그래도 가과장은 잘릴 걱정은 없으니 좋잖아. 긍정적인 면을 봐..' 라고 하시고...(...)

      Soboo / 기업드라마에서 악역이 하는 짓 같죠.. 내가 잘못한건 은폐하고 귀찮은거 은폐하고.. 그러다 그 사람 나가면 빵 터지고.
    • 그,그럼 보너스든 성과급이든 인사고과든 최대한 인센티브를 챙기는 방법 밖에는...
    • 영화처럼 / 그딴거 없...(...)
    • 어렵네요..그냥 같이 울어드릴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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