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사업 수요예측 틀려도 아무 책임도 없는 거죠?

9호선 요금 인상 논란을 보면서, 그동안 여러 문제를 일으켰던 민자사업 논란이 떠오릅니다. 근데 관련 기사를 보면 패턴이 똑같아요. "xxx고속도로를 민자로 건설했다. 당시 xx연구원에서는 고속도로 이용자 수를 하루에 10만명으로 예측했다. 근데 실제 해보니 하루에 5만명도 이용 안한다. 당시 정부와 민자회사는 10만명을 기준으로 이용객이 10만명이 안되더라도 10만명어치는 돈을 벌 수 있도록 보전협약을 해놨다. 이로 인해 국민의 세금으로 앞으로도 매년 거액을 민자회사에 줘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민자사업이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공공의 영역에 민간이 들어오게 하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봐요. 다만 현실적인 이유로 끌어들일 수밖에 없다면 제대로라도 해야되는데, 늘 모모연구소(주로 정부 산하기관)에 용역을 준 결과 수요예측이 얼마로 나왔다는 걸 근거로 손실 보전협약을 맺고 나중에 대박 물리죠. 연구소가 정말 수요예측을 제대로 못하는건지, 아니면 제대로 예측한 수요로는 도저히 사업성이 안나오니까 누가 압력을 넣어서 수요를 뻥튀기 하도록 만드는 건지 모르겠어요.

 

로또 초기에 국민은행이 대행기관이었는데, 수수료 책정을 놓고 난리가 난 적이 있습니다. 국민은행은 로또가 이렇게 잘 될줄 모르고 전산업체에 수수료를 몇 프로 주기로 했는데, 막상 시행해보니 너무 잘팔려서 전산업체가 예상보다 훨씬 큰 수수료를 받아가게 생긴 거죠. 그 수수료 조정하는 문제를 놓고 법원에서는 대형 로펌이 총출동하는 스타워즈가 벌어졌었는데, 당시엔 국민은행 담당자도 배임혐의로 기소당하는 등 곤욕을 치렀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무죄가 나온 걸로 알고있습니다만.

 

하지만 민자 SOC 사업 예측 틀려서 정부에 손해를 끼쳤다고 연구소나 소속 연구원이 물먹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네요. 신이 아닌 이상 딱 맞추진 못하더라도 비슷하게는 맞춰야지 원.... 게다가 검색을 해보니 수요예측 용역 자체를 정부가 주는게 아니라 민자업자가 주는 모양이네요. 이러면 예측수요가 적게 나올리가 있나요. 전 컨설팅이나 용역업체가 돈 주는 발주자에게 불리한 결과를 보고서에 쓰는 걸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아마 뭔 민자 사업 하나가 큰 대형 비리스캔들로 비화되어 몇 명 쇠고랑 차기 전까지는.. 또 계속 이렇게 가겠죠.. ㅠㅠ

    •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수 없고, 정책의 실패도 처벌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일기예보같은 수요예측이 틀린다고 처벌할 수 없지요.
    • 수요가 적게 나오면 사업 자체의 타당성이 흔들리니까요. 사업을 한다는 방향이 결정되면 예측도 최대한 늘리는 쪽으로 잡는거죠. 작년에 동남권 신공항으로 난리칠때 가카가 '그거 안하면 안되나?' 하니까 수요가 확 줄은 보고서들이 나왔죠.
    • 연구원들이 왜 있는지 모르겠어요. 차라리 연구결과는 거짓이 없고 그 자료를 가지고 회사에서 교묘하게 왜곡하거나 그런다면 좀 이해가 가지만, 애초부터 데이터가 신뢰성이 없으니 깝깝하죠.
    • 지금 대한민국 정부는 시장만능교의 극렬 신자들입니다. 무조건 민간에 맡기면 효율이 쑥쑥 올라간다고 믿고 있습니다. 거기다 도로의 경우 민간사업자 유도를 위해 수요가 많은 노선을 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서슴치 않고 나오고 있죠. 시각 교정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 수요예측이 틀려서 적자가 나면 그 손실을 매꿔주는 조항은 이해가 안되요. 시장원리를 생각해봐도 수요예측은 정부와 투자자 양쪽이 해서 예측이 실패하면 투자기업이 손해보게 만드는 게 당연하지 않나요.
      적자를 감수하고 공익적 목적때문에 만드는 시설이라면 아예 정부가 정확한 리스크 안고 직접 하는 게 맞고요.
    • 초창기 민자 도로는 원래 국가재정으로 지을 계획이었습니다. 따라서 도로공사는 성사시키려고 수요를 뻥튀기한거고.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정부 재정이 감당하지 못하고 민자유치하면서 그 자료가 고스란히 넘어가면서 정부가 호구노릇을 한거죠. 결론 내가 쓰는 자료 누가 이용할지 모르니 잘 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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