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놓는 게 너무 힘들어요. (아랫글과 반대되는 글)

전 제 친구(친구라는 게 나이가 동갑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정말 친구라는 의미)가 아닌 이상
사회에서 만난 사람이라면 저보다 아무리 나이가 적어도, 저보다 계급(?)이 낮아도
그 사람한테 반말 쓰는 게 너무 불편해요.

 

 

한국어의 '친구'라는 단어도 전 솔직히 반감이 많아요. 아니 나이 같으면 무조건 '친구'라고 하는 게 전 이해가 안 돼요.

솔직히 그런 말 하는 사람들 가까이 있으면 문화충격 받아요. '아니 내가 왜 당신이랑 친구야? 나이 같다고? 뭐.. 뭐야 이 사람...' 뭐 이런 식.

 

 

어쨌든 전 무조건 경어 써요. 그 누구한테든 비즈니스 관계로 만난 사람이라면.
예전 회사 생활 할 때도 제 밑으로 들어온 사원들한테도 다 경어 썼어요.

이게 전 너무 편한 거예요. 적당히 거리감이 있으면서 상대방이 아무리 지위가 낮아도 존중해 주고, 그 사람도 저를 존중해 주게 되더라고요.

그런 거리감이 전 너무 편했어요.

 

 

[수정: 아, 깜빡하고 이 말을 안 썼군요.

전 지금까지 제 후배 혹은 아랫사람이 저한테 말 놓은 적이 단 한 번도 없거든요?

다른 직장 선배한테는 다 말을 놓는 사람도 저한테는 꼬박꼬박 경어를 썼어요.

아무래도 제가 먼저 경어를 쓰면 아랫사람도 따라 쓰는 것 같아요. 직장 후배가 자신한테 반말하는 게 마음에 안 든다면 저처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

까먹고 이 부분을 빼먹었네요.

 

솔직히 전 아랫사람이 반말 좀 해도 그렇게 기분 나쁠 것 같지는 않아요. 아 참. 생각해 보니, 회사에서 아랫사람인데 그냥 반말 서로 하는 경우가 한 번 있었는데,

그게 굉장히 자연스럽게 누가 먼저 그렇게 했는지 (아마 그 친구가 먼저 반말을 했을 거예요) 기억이 안 나요. 그렇게 그냥 서로 반말 쓴 예외가 딱 한 번 있었네요...

제가 반말을 하는 건 그 친구도 내게 반말을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네요. 으응... 뭐라는 거야;;;

 

여하간 저 이야기 하려고 쓴 글인데 이 내용을 쏙 빼먹어서 다시 수정해서 집어넣습니다 ;;;;; ]

 

 

 

근데, 너무 괴로운 게... 두 가지 경우가 있는데.

 

1. 그 아랫사람(?)이 저한테 '왜 말 높이세요? 말 낮추세요.' 이렇게 직접적으로 내 경어 유지 정책에 반기(?)를 드고 내게 대드는(??) 경우

2. 제 3자가 내 경어 사용 정책을 보고 '쟤한테 왜 말 높여? 왜 그래?' 이렇게 딴지 거는 경우.

 

 

정말 너무 괴로워요. 2의 경우는 그냥 웃는 얼굴로 대충 둘러댈 수라도 있는데

1의 경우는 도무지 그 후배 얼굴 앞에서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랫글과 전혀 반대되는 이야기인데, 갑자기 생각나서 적어봐요.

아... 이런 경어 같은 거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이래서 전 도리어 윗사람 대할 때보다 아랫사람 대할 때가 더 피곤해요.

 

왜 윗사람이 경어 쓰면 기분이 안 좋나요?

제 밑에서 일하던 사람 치고 '말 놓으세요'라고 말 안 한 사람이 없어요. 그 때마다 어색하게... '아... 그... 그래... 그래요...' 이러면서 땀 삐질삐질.

 

제가 이상한 걸지도 모르겠지만, 전 그게 편하거든요.

 

 

생각해 보니, 앞으로는 '아니요. 전 이게 더 편합니다'라고 딱부러지게 말해야 할까 봐요.

 

 

 

 

...라고 해도, 일단 지금은 백수라서...

빨리 취업이나 먼저 해야하는데. 아아...

    • 저랑 비슷하시네요. 전 초딩이나 유치원생들한테도 존댓말을 꼬박꼬박 쓰는편입니다만 오히려 상대가 불편해 하더군요.



      어차피 존대를 쓰는 이유가 상대를 배려해서라고 생각하시면 1번같은 경우는 상대를 배려해서라도 말을 낮추는게 서로의 관계에선 더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말을 놓는 상황이라는게 항상 강압적인 환경에서 만들어지는건 아니니깐요. 더 친밀도를 높일수 있는 방법으로도 활용되더라구요.
    • 저도 그래요 .저는 아주 어린 애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 존대해주는 편이에요. 저도 그래서 같은 이유로 아랫사람이 불편해요.
      근데 말 놓으라고 먼저 상대가 얘기 했다면, 계속 존대를 하면 상대가 부담스러워 하더라고요. 저는 그런 말을 들어도 도저히 말을 못 놓아서 그냥 말을 안하고 지내는 걸 선택하기도 했었지요....;;
    • 네, 남이 더 불편할 수 있죠. 저도 어느 정도 친하지만, 나이로는 윗사람이 끝끝내 말을 놓지 못하면 불편하고, 벽이 보여서 더 안친해지게 되고 뭐 그렇더라고요.
    • 거의 10년 째 연하/후배 등등에게 경어 사용하는데 전 편하긴 합니다. 상대방이 불편해 하는 경우가 있어요. 저는 딱 그 거리감이 좋은데 친구같은 친밀함은 잘 안 만들어지는 것 같기도 하구요.

      적당히 아래위로 말 잘 놓는 사람이 사회생활 더 잘 하는 것 같기도...
    • 전 여보님이랑도 경어씁니다...(...)
    • 각개격파// 맞아요! 존댓말을 하면 어느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반말을 쓰면 되게 편한 상대인 것처럼 대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저는 같은 항렬의 친척들한테도 다 존댓말을 써서 부모님한테 늘 잔소리 들어요;; 미친척하고 말 놓았다가 후회하고 다시 경어만 씁니다;;
    • 1번의 경우 예전에 딱부러지게 말했던 사람이 생각납니다. 직장 생활 초기 나이는 저보다 3살인가 많고 회사는 1년 일찍 들어온 사람이었는데 그런 경우는 보통 말을 놓는게 일반적인 분위기라서 한달쯤 됐을 때 '말 놓세요.'하고 던졌는데, 진지하게 '저는 친한 사람 아니면 말을 안놔요' 라고 해서 좀 재수없게 느껴진 경우가 있었죠. '아니, 나도 너랑 딱히 친해지고 싶어서 말을 놓으라고 한 건 아니야.'라는 반응이 떠올랐다고나 할까요.

      이후에 말을 안놓는 사람들도 꽤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 놓세요' 하면 대부분 그냥 '아, 예' 하고 웃으면서 계속 존댓말을 하면 그냥 '아 원래 말을 잘 못놓는 사람이구나.'하고 생각을 하죠. 그리고 또 많은 사람들은 '말 놓세요' 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아, 그럴까요?' 하면서 말을 놓고 좀 더 편한 관계가 되기도 하죠.
    • 1번의 경우,그냥 "저는 존댓말이 더 편해요"라고 하시면 되지 싶어요.
      촤알리님 글의 사람처럼 친한 사람 아니면 말 안 놔요 이러면 상대방이 더 거리감을 느끼게 될 것 같고.
      전 상대방에 따라 다른데,회사에서 만나 지금까치 참 친하게 지내는 사람 한명은 원래 말을 안 놓는 성격이라(심지어 몇년째 살고 있는 룸메이트와도 서로 존댓말),편한 사이인데도 서로 존댓말해요.별로 불편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네요.
      그 외는.........저는 친해지면,또 상대방이 괜찮다 하면 냉큼 말을 잘 놓는 편이라;;;;
    • 1번의 경우는 그냥 불편하게 생각할 것도 없고 대충 얼버무리고 계속 존댓말을 쓰시면 될텐데요. 그렇다고 집요하게 '말 놓으시라니까요?', '제가 싫어서 말을 안놓는 거에요?' 라고 계속 강요하는 사람도 거의 없지 않나요. 그냥 상대방이 말을 놓고 싶은데 못놓는 거는 아닐까 하고 가볍게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싶은데요. 그 말에 너무 부담을 가져서 당황해하거나 단호하게 말을 하면 오히려 말 놓으라고 한 사람이 더 당황할 것 같은데요. ㅎㅎ
    • 저도저도...

      군제대 이후에 만난 사람들 중에 대학생 이상인 연령대 사람들 한테 말 낮춰본 적이 없어요.

      단 하나의 예외는, 대학생 되기 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이 나이들어 성인이 되면, 그땐 그냥 전부터 하던 대로 반말을 하죠.



      간혹 1의 경우를 겪곤 하는데, 전 그냥 이렇게 말합니다.



      "XX씨는 제가 말 낮추는 게 편하세요? 전 불편합니다."



      물론 정색하고 이런 말을 하면 오해를 살 수도 있겠죠. ㅎㅎ
    • 공감공감. 경어 쓰시는 이유가 딱 공감가요. 적당한 거리와 존중의 자세. 편하고 좋기만 한데 왜들 말을 놓으라 마라하나 몰라요.
    • 제일 좋은 건 서양처럼 아예 반말을 넘어 애칭으로까지 가는 거겠지만,
      한국에서는 비현실적이죠. 그래서 저도 위아래 따지지 않고 존댓말 씁니다.

      대학원 갔더니 지도교수님이 학생들한테 존댓말 쓰더라고요.
      옳다꾸나 배웠습니다.

      취직했더니, 오케스트라가 직장인데 지휘자 선생님이 단원들한테 존댓말 쓰시더군요.
      그래서 여기도 서로 존댓말 분위기 형성. 이런 걸로 고민 안하고 산지 오래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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