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낳았습니다.

 

 

 

저번 주에 아기를 낳았습니다.

아기는 38주만에 세상에 나왔습니다.

진통인지 가진통(진통 전에 진통처럼 느껴지는 하복통)인지 구별이 안 되는 복통을 며칠 앓은 끝에

5일째쯤 되던 날, 밤새 4~5번씩 깨고 나서

더 이상 못 참겠다! 진통이든 아니든 이런 밤을 더 이상은 보낼 수가 없다, 싶어서 찾아간 병원에서

자궁문이 6센티 열렸으니 오늘 안으로 아기를 낳아야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분만은 한 5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주변분들은 다 저더러 순산했다 말합니다만, 겪은 저는 절대 '순산'이라는 말만으로 제 출산을 기억할 수가 없네요 ㅠㅠ

그럼에도, 짐승스러운 고통 끝에 눈앞에 꽈배기 모양의 탯줄을 단 아기가 나타났을 때 뱃속이 일순 편해지고,

그 아기가 수건에 둘둘 말려 제 품에 안겨졌을 때 아기가 눈을 반짝 떴던 것은 기억납니다.

 

분만 도중에도 엄청 울었지만(제 분만 계획중에 소리를 지르거나 물어뜯거나;;하는 건 있었어도 제가 울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아기를 받아 안자 절로 눈물이 나더라구요.

이렇게 어여쁜 생명이 뱃속에서 자라고 있었는데 저는 정말 임신기간 제멋대로 살았고, 뱃속에 애를 담은 채 험한 말도 하고,

마음 못 다스리며 감정을 뿜어냈던 것이 그 순간 참 미안하더군요.

그때는 정말 그럴 수밖에 없었지만.

아기를 안고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라고 말하면서 울었습니다.

 

 

아기는 작게 태어났습니다. 출생시 몸무게가 2.4kg이었으니까요.

이 어린 녀석을 키우다보면 예전에 비네트님이신지...듀게분이 제 임신글에 달아주신 답글을 떠올리게 됩니다.

처음에는 아기의 잉태가 당황스러웠지만, 아무것도 못하는 신생아가 불쌍하고 안스러워 정성껏 돌봐주게 되고,

그러다보면 아기가 사랑스럽고 귀엽게 여겨져서 기르게 된다고요.

아기와 만난 두번째 날 신생아실에 면회를 갔는데

그 많은 신생아들 중에 제 아기가 제일 조그맣더라고요. 게다가 당시 첫 소변 테스트도 통과를 못 해서 가슴졸이던 때이기도 했고요.

게다가 그 조그만 얼굴에 주름을 잔뜩 지으면서 앙앙 우는데,

지금 아기가 태어나서 가장 힘든 사람은 아기의 부모인 우리들이 아닌, 주수보다 일찍 태어나 세상이 뭔지도 모르고 당황스럽기만 한 저 아이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분만 중에 제가 분만을 위한 호흡법을 버거워하며 잠시라도 쉬고 싶다고 애걸하자,

간호사가 단호하게 "산모님이 이러시면 지금 산도를 나오는 아기가 더 힘들어요!"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듣게 되자 저도 모르게 이런 말을 내뱉게 되었지요.

"아기가 힘든 건 모르겠고, 지금 제가 죽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 날 아기를 보면서 정말 나보다 아기가 더 힘들었겠구나, 하고 실감하게 되더군요.

다른 사람들은 면회실 창 너머 아기들을 보면서 활짝활짝 웃는데, 저만 혼자 엉엉 울었습니다. 아기가 불쌍해서요.

 

 

지금은 다행히 잘 싸고, 며칠 전부터는 잘 먹기도 합니다.

산후조리원에서 지내고 있는데, 조리원에서 잠깐 외출한 틈을 타서 글을 올리는 중입니다.

물론 지금도 제 성격대로, 또 주변 상황 때문에도 고민이 많지만

배냇짓으로 웃는 아기를 보면 잠시나마 그것들을 잊고 그저 기뻐집니다.

 

그간 올렸던 임신 중의 제 넋두리에 따뜻하게 답 주시고 다독여주신 듀게분들께 다시 감사드립니다.

 

 

 

 

 

 

    • 고생하셨습니다. (미선나무님도 아가도 아빠님도요)
    • 아기 건강하게 잘 키우시고, 몸 조리 잘하세요.
    • 고생 많으셨어요. 축하 드립니다. 아기도 미선나무님도 쭉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빌겠습니다.
    • 축하드립니다!!! 건강하게 몸조리 잘 하셔요~
    • 축하드려요.. 제 동생도 2.4Kg 였어요. 일찍 나오기도 하고 해서 인큐베이터 들어갔다가 하루만에 '너무 우렁차서 다른 아기들에게 방해가 된다. 이정도 우렁차게 우는거 보니 건강하다' 라면서 쫒겨나서... 지금은 100kg 육박하는 건강한 몸으로 잘 자라고 있습니다.
    • 아침부터 몸이 안 좋아서 힘들었는데, 이 글 읽고 나니 왠지 마음이 누그러집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아기를 위해 울어주는 엄마가 있어서 아기는 더욱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자랄 것 같습니다. 정말 축하드려요! 몸조리 잘 하시고, 얼른 회복되시길 바래요:)
    • 축하드립니다! 미선나무님도 아이도 앞으로 행복한 일만 있기를~
    • 축하드려요.아기 예쁘고 건강하게 잘 자랄 거예요.미선나무님도 몸조리 잘 하세요!!
    • 아이고 진정 고생 많으셨습니다!!
      축하드려요.
      그리고 산후조리가 정말정말 중요합니다.
      몸 잘 추스르세요!
    • 아기에게 미안해서 혼자 면회실에서 엉엉 우셨다는 말씀에 울컥하게 되네요. 고생하셨어요! 아기도 건강하게 자랄거예요. 축하드립니다 :)
    • 찡하네요. 모성이란게 신기해요. 세상에 태어난 아기와, 이쁜 아기 보신 미선나무님 모두 축하드려요. 건강!
    • 축하의 말씀들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마음같아서는,그리고 평소 때 같았다면 하나하나 감사의 댓글을 달고 싶은데
      조리원으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왔네요.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가라/부모님이 맘 졸이셨겠어요, 그래도 어린 동생분이 '울음소리가 우렁차다'며 인큐베이터실에서 쫓겨났다는 부분에서 살짝 웃음이 났네요. 다행이에요.
      격려 감사드려요!

      닥터슬럼프/ 이제사 고백하지만 '예쁜 아기사진을 자주 보면 예쁜 아기를 낳는다'는 말에
      닥슬님 둘째아기 사진을 종종 찾아보곤 했답니다^^ 감사해요!!
    • 축하드립니다. 예쁜 아기 사진 기대합니다.
    •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몸조리 잘 하시고, 아기도 엄마도 모두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와 찡해요. 축하드려요. 아기는 갖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런 글 보면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고 그렇네요..
    • 미선나무님 예전 글 생각나네요. 아기가 점점 더 튼튼하고 사랑스럽게 자라길 바랄게요. 몸조리 잘 하시고요.
    • 로그인을 부르는 글이네요 ^^
      글에서 따뜻함이 마구 배어나와요.. 순산 축하드리고 몸조리 잘하세요~
      당분간은 잠을 못자서 좀 괴로우시겠지만 백일이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뱃속에서 키우는 것도 낳는것도 잠못자며 먹이며 키우는 것도 너무 너무 다 힘들지만 그 힘든것 만큼, 아니 그 이상을 돌려주는 존재가 아이인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둘째를.. ㅎㅎㅎ;;; 다시 한번 축하드리고 또 축하드려요~
    • 진정 축하드립니다! 만세~ 산후조리도 잘 하시고, 아기와 알콩달콩 잘 사시는 이야기도 종종 올려 주세요>ㅂ<
    • 축하 댓글 달려고 로긴한 1인입니다. 정말 축하드려요 우리집 애들도 2.4kg 으로 낳았는데 지금은 초딩 2학년 전교1등이에요... 공부말고 키랑 몸무게 발사이즈만요;;
    • 축하드려요! 쪽지도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축하드려용!!!
    • 이야..축하드립니다! 정말 축하드려요! 그나저나..저희도 이제 얼마 안 남았네요..
    • 축하드려요! 저까지 왠지 찡한 기분이..ㅠ 아기가 예쁘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기를 바랍니다
    • 와~ 축하드려요. 건강하고 씩씩한 아이로 자라기를...
    • 축하드려요. 많이 힘드셨을텐데 몸조리 잘 하세요.
      전 제왕절개로 낳아서 미선나무님과 조금 다르긴 했지만 아기 때문에 펑펑 울긴 마찬가지였어요.
      정말 자연분만을 원했건만 산도가 너무 좁은 탓인지 아기가 내려오질 않아서 고생대로 하고 낳았는데 어찌나 미안하던지..
      제 아기도 그리 큰 편은 아니었어요. 3.03kg 정도였나?(파운드로 재서 대충 그정도로 기억합니다.) 지금 거의 만 6개월 다 되어 가는데 모유수유를 주로 한 애 치곤 꽤 커요.^^
      저도 남편이랑 떨어져서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아기 웃을 때마다 정말 말로 표현 못할 기쁨을 느낍니다. 항상 이 때를 기억하고 아이를 키우라고 많이들 조언해 주더군요.
      미선나무님은 아기 잘 키우실 꺼에요. 예쁜 아기랑 힘들지만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첫 두 달은 정말.. 잠을 못자서 힘들거든요.)
    • 순산 축하드립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ㅠㅠ
      애낳고 나니까 누구 애 낳은 얘기만 들어도 울컥하네요.
      맛있는거 많이 드시고, 마음가짐은 느긋하고 편하게...ㅎㅎ
      앞으로 이쁜 아가랑 즐겁고도 고통스러운(?) 날들 두루두루 누리시길 바랍니다!
    • 축하글 드릴려고 구찮게 로그인했네요...^^;
      맘이 따스해지는글 감사하고요. 차칸엄마의 차칸아기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 축하드려요~ 저도 미선나무님과 임신시기가 비슷해서 미선나무님 이전글들 꾸준히 보면서 공감도 많이 하곤 했는데.. 전 아기낳은지 40일쯤 됐어요, 정말이지 산후조리 많이 신경쓰시구요... 낳아보니 뱃속에 있을 때완 비교안되게 힘들지만...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니 그 나름 재밌어요. 조리기간 충분히 즐기시길요~~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
    • 축하드리려고 로그인. 아기도 미선나무님처럼 사려깊은 엄마에게 태어나서 무척 행복할 것 같아요. 축하드립니다. 아기도 부모님도 내내 평안하실 거예요.
    • 어머 이럴수가! 축하축하축하드려요 미선나무님 :)
    • 축하드려요, 미선나무님. 잘 하실거예요^^
    • 미선나무님, 정말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지금 많이 힘드시죠? 글을 보니 좋은 엄마가 되실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조리 잘 하시고 예쁜 아기 많이 사랑해주세요 ^^
    • 축하드려요^^지금 정말 좋으시죠? 조리원 계실때 잠 많이많이 주무세요.엄마 몸이 힘든것과는 반대로 앞으로 아가는 더더욱 예뻐진답니다^^곧 아시게 될거에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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