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위로 좀 해주세요.

 

 

제가 글재주가 없어서 상황을 기승전결로, 아름다운 흐름으로, 물 흐르듯ㅋㅋㅋ 개운하게 쓰질 못하겠어요.

그런데 진짜 멘붕멘붕 엄청 짜증나고 자신감 상실되는 일이 생겼어요.

더 슬픈게 이 상황에 대해서 얘기 할 사람이 없네요.

일단 학교 친구들, 노 노 얘기하면 가십이나 되지 그냥 그만둘래요.

남자친구, 아 그냥 이런 얘기 하기 싫어요. 제 남자친구 특성상 잘 이해 못할 것 같은 그런 부분이거든요.

마음을 넓게 가져라. 이런 조언을 해주면서 저를 다독이려고 그러면 진짜 싸울 것 같아요.

사실 이런 마음가짐도 문제에요. 저의 이, 사람을 불신하고 스스로도 불신하는 나쁜 버릇이 깊이 있는 인간관계를 못 만드는 주범입니다.

제일 친한 친구한테 전화해도 되거든요. 그런데 걔가 요즘 무척 바쁘고 고된 나날을 보내고 있어서 제 얘기 하자고 붙잡고 길게 통화하기 싫어요.

부모님. 부모님께 말하면 제 편은 들어주시겠지만 또 걱정도 하시겠죠.

이렇게 쓰고보니 전 정말 헛 산 거 같네요.

또 요즘 제가 민폐를 엄청 끼쳐요. 사람들한테 하소연만 하는 것 같아요.

오늘도 별로 친하지 않은 동료랑 이야기를 하는데, 제가 그 잠깐 잠깐 오는 정적을 못 이기고 막 두서없이 말을 하고 있는거에요!

아오 한심해, 그 순간 그걸 느끼면서도 그랬어요.

사실 이렇게 위로를 원하는 글을 쓰고 있을 처지도 아니에요.

엄청 바쁘거든요. 아르바이트로 받아온 일도 다 못했고, 과제도 다 못했고.

그래도 오늘 하루만은 관심병자가 되어;; 으하하하 잡담을 하고 싶은거에요.

아까 비가 잠깐 오더라고요. 그래서 벌써 이주가량 더럽게 놔뒀던 돼지우리를 청소했어요.

아니지 돼지우리가 아니라 제 방을 청소했어요.  어제 간장을 쏟았거든요. 대충 닦았는데 간장 냄새가 방에서 진동해요. 제대로 닦으라는 거죠.

그런데 귀찮아서 그냥 하다가 말았어요. 설거지도 밀렸는데....=_=

내일부터는 좀 생활리듬을 조여가지고 식사도 집에서 해먹고 (이번 달 내내 사먹었어요. 통장이 불쌍해요) 깔끔하게 다녀야겠어요.

이건 비밀인데 오늘 학교에 머리도 안감고 갔거든요. 모자를 썼는데 날도 더운데 야구모자 썼더니 휴. 모자한테 불쌍했어요.

그리고 제가 '사실은, 정말이지, 진짜로' 이런 단어를 엄청 쓰더라고요.

몇달 전에 발견한건데 이런 단어는 쓰면 쓸수록 진실성과 멀어지잖아요.

그걸 알면서도 막 나와요. 진짜에요. ㅋㅋㅋㅋㅋㅋ

이 길고 지루한 바낭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전 장 봐 온 것들 정리해서 냉장고에 넣어야겠어요.

 

 

 

 

 

 

    • 마음을 넓게 가지세요 ㅠ
    • 밥을 사먹을 수도 있고, 장도 봐올 수 있고. 나쁘지 않은데요
    • 쑤우/ 님은 위로계의 일인자. 노래 좋네요. 아까 취중진담 노래 부르면서 혼자 흥겨워가지고 내가 너무 잘 부르는 것 같아서 막 녹음도 하고요, 듣고나서 빠르게 삭제했었는데.ㅋㅋ부끄럽다.
      bebijang/ 으하하하. 알겠습니다.
      김전일/ 그죠. 아직 뭐 이 정도면 최악은 아니죠. 마음이 안 좋아서 문제죠.
    • 저도 그단어 쓰는데, 전 글쓰신분 말처럼 자꾸 참는거 같아서, 주변친구에게 털어내버렸어요.
      상관없는 사람에게 털어야 하는데, 세명이나 관계자에게 털어버렸어요, 근데 이상하게 상관없는 사람이 아니라 관계 있는 사람이 알아줬으면 해서 그랬어요.
      비밀인데 아마 같은 모임에 털어버렸으니 어떻게 새어나가겠죠? 그런데 그냥 잊어버릴려구요
      꼭꼭 안고있으면 아무도 내가 아픈건 모르는데 싶으니 더 외롭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거기모임에 털었어요 말하고 잊어버릴려구요. 근데 막상 말했더니 그리 잘 말하게 되지도 않고..제말도 두서없네요
    • 약간 우울증세가 있는것 같습니다, 내일이면 좋아지실듯,,
      제방엔 귀신 나옵니다,, 지금 아오,,머리야,
    • 익염/ 저도 뭐랄까 그 사람 귀에 들어갔으면도 싶고 아니었으면도 싶으면서 관계자에게 얘기하는 마음 알아요.;;
      자꾸 참으니까 무시 당하는 것 같고 또 사려깊은 사람이라도 되려고 애쓰고 있으면 너가 너무 소심하다, 너가 너무 말을 안한다 핀잔이나 듣고. 그런 모든게 엄청 짜증나요. 와 익염님 좀 천재신듯. 제가 요즘 이것 때문에 화나있거든요. 이렇게 쉽게 잘 말하고 있다니.
    • 어떤 일이 님을 이렇게 힘들게 했을까요? 들어드리고 싶은데.. 힘내세요. 시원하게 샤워 한 번 하시고 쉬운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봐요, 지금부터. 힘내세요 레이디소가!
    • 소소가가/ 제가 자주그러거든요. 첨에 일이 생겼을때 관계자들한테 이야기를 안하고 혼자 참다가 병생기고
      사려깊은 사람이 되보려고 했는데 사려깊다가 죽게생겼는데 뭘요...
      건강한 감정표현법에 대해서 익혀보려고 애를 써요.
      무언가 내가 이해하지 못하면서 이해하는척 하는것들이나 사려나 배려하지 못하면서 그런척하는거 그거 인간답지 못한거 맞죠? 그러면 정말 감정표현이 건강하지 못하고 행동자체도 인간미가 없는거 같아요..

      친구중에 화나면 아예 그자리에서 깽판을 치고 진짜 무슨 도로에도 뛰어들고, 길에 엎어지고, 뒤엉켜 싸우고 하는 애가 있는데 물론 얘가 너무 극단적이긴하지만, 그래서 좀 심각하긴한데, 그때 그만큼 힘들고 아프다는걸 주변사람들이 이해가 되니까 오히려 본인은 감정 표출도 하고, 주변의 이해도 받고, 또 그러다 보니 사람을 더 좋아하고 그러더라구요.

      생각있는 사람이 되볼려고 자꾸 참다보니까 인간미가 없어져서 제가 요새 뭐하는사람인지도 모르겠어요
      소소가가님의 이야기에 핀트가 맞는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자꾸 화내는 타이밍, 말해야할 타이밍, 이해받아야 할 타이밍을 지나쳐버려서 속병이 생기고 마음의 병이 생기는거 같아서요~~
    • 토닥토닥 제 방은 어디 짤로 돌아다녀도 될만큼(폐인방) 난장판입니다. ㅎㅎㅎ... (자랑이 아닌데) 치우시는 것만 해도 대단해요! 저 방 안 치운지 1년은 넘은듯(앗 자랑 아닌데 자꾸;;)
      지금도 만사가 귀찮아서 씻고 자야하는데 멍때리고 있어요. 힘내세요 소가님 토닥토닥 어깨를 주물주물~
    • 많은 분들이 위로의 말씀을 해주셨으나, 저는 위로에 소질이 없는 사람이므로...
      그냥 개인적으로 붕괴된 멘탈을 회복할 때 자주 듣는 노래나 한 개 올리고 갑니다.ㅎㅎ

      Vee - "Le Vent"
    • 음악 좋은 거 두개나 알아가네요. 위로해달라고 하니까 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제가 참 금방 파프리카를 썰면서 눈물이 나더군요. 으하하하. 샐러드 손질 거의 다해가요. 뿌듯합니다. 드럽게 아직 샤워도 안했는데 할 일 다하고 씻어야겠어요*-_-* 모두 모두 감사드려요!

      익염/ 표현 안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욕망같아서 과도하게 그러지 않으려고 애를 쓰려고요. 날 화나게 하는 사람들도 어떻게 보면 내가 표현하지 않으니까 받아준다고 생각해서 그러는지도 모르죠. 익염님도 화이팅!
      • 오늘밤 푹 자고나면 내일은 더 나으리라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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