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의 진짜 결말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179453


원작에서 바다로 뛰어든 인어공주는 ‘음악적인 소리로 말하는 투명하고 아름다운 존재들’에게 이끌려 자신도 그런 모습이 되어 하늘로 솟아오른다. 그들은 ‘공기의 딸들’, 즉 바람의 정령(精靈)이었다. 그들은 인어공주가 300년 동안 온갖 생물에게 시원한 바람을 보내주는 일을 하면 불멸의 영혼을 얻어 천국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말해준다. 

그 때문인지 현대의 책과 영화에서는 이 결말이 싹둑 잘리고 인어공주가 처연히 바다에 몸을 던지는 데서 끝나곤 한다.


이해가 가는 일이다. 하지만 그게 옳은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원작의 결말에는 유럽 민간의 오랜 정령 사상이 반영돼 있고, 또 안데르센이 이 작품의 가제(假題)를 ‘공기의 딸들’이라고 했을 정도로 그 결말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결말에서 ‘불멸의 영혼’ 이야기는 난데없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현대에는 종종 생략되지만 원작에서 인어공주는 왕자의 사랑뿐만 아니라 그와 결혼하면 얻게 되는 인간의 영혼을 갈구하고 있었다. 물의 정령인 인어는 300년의 수명을 다하면 그냥 물거품이 되는 반면, 인간의 수명은 훨씬 짧지만 불멸의 영혼이 있어 사후에 새로운 차원으로 간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http://wagnerianwk.blogspot.com/2012/01/blog-post_5137.html


※ 『인어공주』와 세 가지 결말


안데르센은 처음에 인어공주가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것으로 이야기를 끝냈어요. 그리고 나중에 '공기의 딸들' 대목을 덧붙였는데, 안데르센은 이것이 본디 의도했던 이야기라고도 했어요.


그런데 '착한 아이, 나쁜 아이' 대목은 안데르센이 나중에 또 한 번 이야기를 고치면서 덧붙인 것이에요. 이 대목은 많은 비판을 받았으며, 이를테면 『메리 포핀스』를 쓴 P. L. 트라버스는 이렇게 말했어요. "착한 아이가 되라고 겁주는 빅토리아 시대 교훈적 이야기에서 유래한 […] 이것은 협박 편지입니다. 아이들은 알아요. 그런데 말은 안 하죠."




[운디네] 이야기와 삭제/수정되지 않은 [인어공주] 이야기를 비교해보면 재미있지요.


더 흥미로운 건,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나왔던 비룡소의 [인어공주]도 원작의 결말을 다 살려두고 있다는 것이죠.

[시크릿 가든]의 드라마작가는 왜 진짜 결말 대신 우리가 아는 결말을 썼을까요? 물론 구구절절 설명하기 귀찮아서였을 수도 있겠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인어공주 책은 밑에 있는 그림책입니다. 


언니들(위의 그림에 있는 인어공주의 다섯 언니들)이 준 칼을 버리고 

스스로 물거품이 되려다가 공기의 정령으로 변신하는 부분이죠.



    • 가지고 계신 책 삽화가 예뻐요~ 제목이 뭔가요?? 호기심 발동~
    • 저도 가지고 계신 책 이름 여쭤보려 들어왔습니다. 정말 삽화가 예쁘네요.
    • 천국이든 정령이든

      희망고문은 나쁜 거예요

      아주 나쁜 거예요
    • 그냥 물거품이 되는게 아니네요. 근데 전 그냥 물거품이 되는 결말이 슬프고 처연한게 더 좋은것 같네요.
    •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은 이 책입니다. http://aladin.kr/p/9788972889694 무하나 클림트 같은 화려한 그림이라 좋아합니다.
    • 와...원래 결말은 더 낭만적이고 어딘지 근원적인 해피엔딩이었네요.
    • 인어공주의 진짜 교훈

      연애사에 빠삭한 마녀가 심심해서 인어공주의 목소리를 빼앗은 게 아니라,
      남자들은 반드시 말로 꼭 집어줘야 알지 눈치로 알고 그런 거 없다는 교훈.
      "내가 널 구해줬다고! 내가 너 좋아한다고! 내가 내가 걔라고!"
      • 힌트님이 좋아합니다
    • 인용하신 글이 제가 쓴 글이네요. 잇힝~ ^^
    • 요 결말을 살려서 어른용 인어공주 영화 하나 나오면 좋겠어요.
    • 이거 제가 예전부터 품던 의문이었죠.

      제가 아는 인어공주는 분명 마지막에 공기의 요정이 되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TV에서 하는 인어공주 애니들은 하나같이 거품이 되어 뿅샥 사라지는 거더라고요.

      그 애니들이 전부 일본 애니였던만큼, 어린 마음에 '아이고 왜놈들 사쿠라 판타지를 여기에도 써먹는구나'하는 빼딱한 생각을 하곤 했죠.
      뭐 그런데 그런 결말인 줄 아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는 걸 나중에 알고 컬쳐쇼크.
      그리고 깨달았죠. 아, 인어공주 완역본을 본 사람은 거의 없구나 하는.

      알고보면요, 요요 인어공주 기집애는 그 왕자를 사랑한 게 아니었어요.
      사랑을 얻을 수 있었다면 딱히 그 왕자 아니라 다른 남자라도 상관이 없었을 지도 몰라요.
      고것의 진짜 목적은 영생을 위한 영혼을 얻는 거였지, 사랑을 얻는 건 그것을 위한 수단일 뿐이었으니까요.
      이건 인어공주 원전 내에도 분명히 나오는 내용이에요.

      그랬던 얘기가, 지고지순한 사랑 얘기가 되어서 몸이고 마음이고 완전한 절멸을 해버리는 감상적인 얘기로 둔갑을 해버린 건,
      아마 그 쪽이 독자들이 원하는 방향이어서겠죠. 아아 사랑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쳐버린 가엾은 소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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