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왕> 다음 주면 종영이네요

하지만 주인공들은 여전히 헤매고 있고... ㅋㅋㅋ 

 

결론부터 얘기하면 첫 회 보고 너무 어이 없는 전개에 실망해서 포기하려다 유아인을 믿고 계속 봤는데

중반부터 어느 정도 기틀은 잡힌 편이죠. 문제는 예전에도 지적했듯 성공스토리에 어울리지 않게

갈등과 캐릭터들이 너무 어둡고 복잡하다는 것. 초반엔 캐릭터를 너무 단순하게 잡더니 점점 갈수록 복잡하게 꼬아버리네요.

지금 같아선 마지막회에 미국에서 영걸과 재혁이 서로에게 총을 겨눈다 해도 놀라지 않을 듯.

주인공들이 사랑에 목을 매는 나머지, 일하다가도 미국에 가고, 팀장 승진하고도 사표 내고, 공식 행사에는 참석도 안 하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고요.

 

전 이 캐릭터 중 누가 더 불쌍하고 더 안타깝고 그런 건 없어요. 그러기엔 제작진이 비교적 공평하게 다루고 있죠.

삼사각관계를 다루는 드라마들을 보다 보면 멋지고 좋은 설정은 전부 한 캐릭터에 몰아주는 경향이 있는데

남자주인공 둘만 봐도 알 수 있듯 제작진은 어느 한 쪽의 편을 일방적으로 들어주지는 않아요.

재혁은 부모 잘 만난 덕에 재벌 2세지만 사업을 보는 안목과 패션 감각이 없고 - 현실세계에서 이런 사람이 고위급 간부면 진짜 짜증날 듯 -,

영걸은 돈이 없지만 배짱과 패션 감각, 사업 안목은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다 보니 여성시청자들의 대리만족은 시켜주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 :-)

 

다만 둘 다 자기 중심적인 사랑을 한다는 점에선 똑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상대에게 강요하죠. 예전에 가영이 먹고 싶다는 음식과 전혀 다른 음식을 사 주던 재혁이도 그렇고,

축구를 재미없어하는 가영이를 붙잡고 같이 있을 걸 강요하는 영걸이도 그렇고. 둘다 나쁜 X들이죠.

얘들이 개과천선하려면 상대에게 힘들다고 호소하는 대신, 상대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적절한 타협과 배려가 있어야 할 터인데... 끝도 없는 돌림노래 같은 갈등을 겪는 와중에도 자신들의 욕망만 부르짖고 있으니.

 

배우들 얘기를 하자면 처음에 굳어 있었고 연기자로서 경력도 나머지 세 명에 비해 약했던 유리는 점차 나아지고 있고,

재벌 2세 흉내를 쑥스러워하던 이제훈도 자신의 페이스대로 캐릭터를 소화해내고 있죠.

유아인이야 처음부터 캐릭터를 이해하고 페이스를 지켜나가고 있었고,,

신세경은 아 어떡합니까. 저 나이대 배우들 중에서 '엉엉엉' 소리내어 우는 대신 대사를 치는 도중 울컥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여배우는 없어요. 앞으로 신세경에게 사연 많은 여자, 청승 맞은 캐릭터들만 들어오면 어떡하나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p.s. 장미희가 가영 부모를 죽였다는 극단적인 설정은 하지 않았으면.

    • 다음 주에 드라마 끝난다는 이야기가 이렇게 반가운 드라마도 없었네요 저한테는.

      가영이랑 영걸이 헤어지는 결말 원합니다. 안나랑 재혁이도 헤어지고요!!ㅋㅋㅋ
    • 하지만 정반대로 될 확률이 높죠. ㅎㅎㅎ
    • 안 본 드라마인데 이 글 보니 왠지 땡겨요 ⊙.⊙
    • 근데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하고 들어와서 대리만족을 꿈꾸며 TV를 틀었는데 '내 마음 나도 몰라' 식으로 반응하는 주인공들이 서너 명이나 나오는 걸 보는 건 힘들 수도 있겠죠. 그냥 웃겨주거나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실컷 자극해 주거나 하면 좋을 텐데 말이죠.
    • 신세경은 정말 불쌍한 역이 딱이라 쉽게 벗어나기 어렵겠어요. 얼굴보고 있으면 참 자연스럽게 이쁘단 생각합니다. 근데 얼굴은 조금 커보이더라능. 아마 다른 배우랑 비교가 되는 탓에.
      유아인은 연기를 잘하는 배우로서 호감이었는데 여기서 너무 능글맞아서 당분간 꼴보기 싫을 것 같아요.
      제혁이는 이제훈이잖아요. 그럼 됐어요.(응?)
      정말 보석같은 말씀입니다. 자기가 원하는 걸 강요하는 남자 캐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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