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씨 용어들이 주는 느낌

듀게에서 어느 분이 "퇴갤"이라는 말을 쓴 것을 보고 온라인 상의 디씨의 영향력을 새삼 느낍니다.

그 외에도 디씨에서 유래한 (것으로 짐작되는) 말들이 디씨 바깥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죠.

 

원래는 디씨를 "싸잡아서" 싫어했습니다. 

네이버 검색할 때에 걸리는 글들 중에 단선적이고 폭력적이며 우악스러운 것들이 많아서였는데요.

 

"디씨스러움"에 대한 반론으로 흔히 거론되는 식물갤은 고립적인 특수한 사례일 뿐이라고 여겨 디씨 일반에 대한 평가를 바꾸진 못했지만,

어떤 계기로 몇몇 갤러리들에서 주기적으로 정보를 얻어 가는 일이 생기면서부터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특히 탑밴드 갤러리는 인디밴드에 대한 훌륭한 공론장이었죠. 

 

꼭 식물갤같은 희귀례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갤러리에 따라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게 된 것이죠.

그 다음부턴 디씨 일반에 대한 저의 평가는 좀 유보적이 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유보적"입니다.  저는 여전히 "디씨스러움"이란 것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 많은 부분이 별로입니다.)

 

잡설이 길었는데, 디씨에서 유래한 (것으로 짐작되는) 말들 중에 좋고 싫은 것들에 대해 얘기를 해 보려 합니다.

 

1. "찻집"이라는 말은 (디씨답지 않게도!) 귀엽습니다.  "카페"보다 더 좋아요.

 

2. "운지", "퇴갤"이라는 말은 재미집니다. 

 

3. "씹덕 터진다."  이 말 싫습니다.  이 표현은 제가 혐오하는 "디씨스러움"의 어떤 면모를 잘 드러냅니다.

 

4. "머글" - 이 말 별로예요.  폐쇄적인 써클의 동아리 의식 같은 게 떠오릅니다.

 

당장 적으려고 보니 생각나는 건 이 정도네요.

여러분들은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디씨 용어가 있나요?

 

------ 

(추가) 이 글의 댓글을 읽고 "운지"의 유래에 대해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2.번 항목의 "운지"는 제외하겠습니다.  

원글은 그대로 둡니다.  이를 전제로 그 댓글들이 달렸으니까요.

    • 운지, 민주화, 산업화 이런 말이요 굉장히 싫어합니다
    • 찻집은 원래 쓰던 말 아닌가요(뭐지, 다른 뜻인가요)? '머글'은 무슨 뜻이죠? 해리포터에서 쓰이는 '머글'을 말하는 건가요?
      • 잘 모르지만 사실 디씨에서는 카페를 찻집보다는 다방이라고들 하지 않나요? 별다방 콩다방
    • 으아아 3,4번 공감합니다

      전 디씨 무지 오래전부터 해온 그냥 10덕후....
    • 운지가 재미지시군요... 저는 혐오합니다.
    • 운지가 제가 모르는 다른 뜻이 있나보네요. 어린아이식 잔인함의 끝을 달리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카페-찻집은 다음이나 네이버 카페 이야기하는 것 같고요.
    • 운지가 뭐죠? 저는 부왁이라는 맑과 관광이라는 말을 혐오합니다. 디씨에 대한 저의 입장은 대개 혐오 내지 분노(화력이 좋은 주요 갤러리)와 무관심(나머지)입니다만 그곳이 인터넷 유행의 프론티어라는 건 사실이죠. 저도 모르게 영향을 받고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 '운지'의 기원을 잘 모르셨던 것 같군요.
    • 운지는 노무현 투신자살을 조롱하는 표현인데 잘들 쓰고 있죠. 그 밖에도 산업화 민주화를 이상한 의미로 바꿔버리는 꼴들도 나오고.
    • 간혹 보이는 분들 중 듀게를 듀갤이라고 하는 게 싫습니다. 누군진 까먹었는데 암튼 있어요 몇 분. 왜 남의 사이트 이름을 맘대로 고쳐서 부르는지 모르겠어요. 나름 고정닉 박고 생활했던 적도 있으니깐 디씨라면 파르르 떠는 사람 아닙니다.
      씹덕보다 운지와 민주화가 싫습니다.
    • 민주화 검색해선 안 될 것 같은 예감이...-.-;;;;
    • 디씨용어중에는... 결코 공적인 자리에선 쓸수 없는 용어들이 더 많죠. 인터넷 세상의 길바닥 용어라고 할까요? 어쩌다가 좋은 용어 하나 건져도.. 대부분은 천박의 끝이라 생각합니다. 뭐 천박한 사람 취향엔 땡큐겠지만요
    • 디씨용어중에 인터넷에 쓸만한 걸 얻은 거라곤...멘탈붕괴밖에 기억 안 나는데 현실에서 쓸만한 건 없었어요.
    • 언급하신 표현 중에 모르는 표현이 많아 검색을 해보려다...모르고 사는게 정신건강에 좋을거 같아 포기할래요.

      디씨 용어는 아닌데 요즘 저는 빌런 이라는 단어가 왜 자주 쓰이는지 궁금합니다.
      영화게시판이다 보니 듀게에서도 영화평이나 드라마평에서 빌런이란 표현 많이 쓰시던데
      악역이라고 써도 아무런 지장이 없어 보이는데 왜 빌런이라고 쓰시는 걸까..뭔가 최근에 유행어가 있어나 하고 있어요.
      • 빌런은 엔하위키의 위키니트들이 코믹스 관련용어에 적으면서 많이 쓰인게 아닐까 싶어요
        • 아하...어째 어벤져스 관련해서 많이 보인다싶었어요. 히어로-빌런 에서 그대로 가져온거군요.
    • 운지란 단어는 볼때마다 불쾌해요...
      좋지도 싫지도 않지만 '짤' 혹은 '짤방' '움짤' 등 이미지를 뜻하는 단어가 인터넷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걸 보고 종종 디씨의 힘을 느끼곤 해요.
      북적거리는 몇몇 큰 갤 말고는 사실 배우 팬 갤러리나 소소한 취미 갤러리 생물들 갤러리등 대부분은 대체적으로 평화롭지 않나요? ㅎㅎㅎ
    • 운지라는 표현은 노무현 대통령의 투신 자살 관련한 조롱 용입니다. 최민식씨가 나온 운지천 광고가 합성이나 양념처럼 들어가고요. 이걸 아시고 '재미있다'라고 하시는건지는 모르겠지만요.
    • 민주화는 좀 논란의 여지는 있겠습니다만 이렇습니다. 몇년전 디시가 좌경화?되었을때 정치사회갤러리란 게시판도 역시 진보적?인 색채였는데 이곳에서 당시에 보수적인 사이트들과 싸우고 정복?하면서 민주화를 이루었다고 자축하였었죠. 근데 시간이 지나 디시가 우경화되면서 이 용어를 다시 꺼내와서(사실 몇년정도 죽은 표현이었습니다), 전라도 비하와 결부하여 김대중•노무현 전대통령들을 조롱하면서 비꼼의 의미로 민주화라는 표현을 사용했죠. 표현이 다시 살아나면서 여러 뜻을 흡수하였는데 발라버리다, 패배하다 등등의 부정적인 의미들이 파생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반대급부로 박정희 전대통령을 찬양하면서 산업화란 말은 (좌익세력을, 혹은 맘에 안드는 무엇인가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다 등의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받았죠. 그리고 이러한 표현은 무분별하게 인터넷 주 이용계층인 미성년자들에 퍼졌고 툭하면 민주화민주화 이러고있습니다. 80년대에 목숨걸고 민주화투쟁하전 분들이 보시면 뒷목잡으실 일이죠.
      • 모바일이라 직접 댓글이 안되어서 씁니다. 양해부탁드려요 ㅠ ㅜ



        저 역시 공감해요. 좋고 싫고를 떠나서 뜻 알고나면 쓰레기 같은 말 많죠. 부왘 이나 질질싼다 관광 정말 저질중에 상저질.
        • 모바일에서 직접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과 목록 사이에 있는 곳을 클릭하면 쓰실 수 있어요.
    • 과외하는 고3 학생이 '운지'라는 단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더라구요. 친구들도 일반적으로 사용한다고. 기사보니까 '민주화'라는 단어도 슬슬 유행한다던데...
      이런 현상들을 보면서 저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예전에 기안84 단편선에, 전국에서 행해지는 술자리게임을 개발하는 비밀리의 단체가 있었어요;(그 비밀 단체의 그 해 게임상은 '왕게임'이 수상했더랬죠;;) 그런 것 처럼. 어떤 (여의도를 기반으로하며, 모 정당으로 부터 펀딩을 받는) 조직이 조직적으로 이런 컨텐츠들을 생산하고 유통시키는게 아닌가. 듀게에서 본 이야깁니다만. 인터넷 알바를 고용해서 여론을 조성하는게, 굉장히 성공적이었다고 그 분들이 자체 평가를 매기고 열정적으로 자본을 투입한다고... 아무튼, 실제로 컨텐츠를 생산하는 사람은 극 소수고, 그게 일단 인터넷밈으로 퍼지기 시작하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되니까... 그 컨텐츠 생산에 적극적으로 자본을 투입할 만한 인센티브가... 누군가들에겐 충분히 있을 것 같더라구요. 씨알도 안 먹힐 한줄 짜리 댓글보다, 이런 식의 밈을 생산시키는게 훨씬 더 효율적일테니..
    • 운지 같은 표현은 좀 혐오스럽죠
    • munich /댓글목록 아래 있는 회색 가로 줄을 클릭하시면 댓글 다실 수 있어요
    • 탑밴드 갤러리가 인디밴드들의 훌륭한 공론장이라구요? 전혀 그렇지 않던데요...
    • 운지나 씹덕이나...
    • 운지..라는 단어는 고 노무현 대통령 폄하 비하하는 단어입니다.
      예전의 최민식 씨가 찍은 운지천 광고가 있는데
      그 CF에서 폭포수에서 뛰어 내리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 모습을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투신 자살을 하신것에 빗대어
      운지 라는 말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서 있다고 해도 이런식의 상식 이하의 말까지
      서슴없이 하는 모습을 보면 참 개탄스럽습니다.
    • ㅎㅎㅎㅎ 운지에 대한 감정은 윗 댓글분들과 같고요.

      예전 초기디씨의 아햏햏 같은 게 그립네요.

      순수(?)했던 시절...
    • 디씨는 변천과정이 있죠.
      1기는 사이트 본래목적인 디지털카메라 커뮤니티로 출발한 초창기로서, 사람들은 경어에 기반한 일반적인 통신체를 썼습니다.
      2기는 이른바 고대 디씨라고 하는 아햏햏문화기로서, 문체로서 하오체가 특징이고 키워드로서 아햏햏이 대유행한 시기죠. 각종 언론에도 보도되었고 다른 커뮤니티와 구별되는 디씨문화가 생겨납니다. 그리고 이 시기는 비교적 진보/개혁성향의 이용자들이 대세여서 마스코드였던 개죽이,개벽이등을 들고 투표를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3기는 2000년대 중반이후로서 본격적으로 디씨가 우경화된 시기입니다. 참여정부에 대한 실망으로 온오프에서 반노무현이 대세가 되고, 진보/개혁진영이었던 정사갤의 한 이용자가 오프에서 전여옥에게 발림으로서,보수우익성향 이용자들이 대거 몰려들어 이 갤을 장악합니다. 몇몇 영향력 큰 갤러리가 "우익소굴"이 되면서 이들의 파급력이 다른 인터넷사이트나 다른 갤까지 계속 미칩니다. 사이트 운영자인 김유식도 보수성향을 드러내면서 이런 흐름을 방조하구요.
      각종 갤러리는 우후죽순난립합니다. 문체는 반말체가 되어 하오체 시기에 유지되었던 네티켓은 대부분 없어져 막말이 용이하게 됩니다.
      민주화,산업화,운지등의 우익색이 가미된 용어와 오오미등 비하,희화용으로서 의사호남방언을 대거 사용한 지역차별성 라도체, 부왘,XX아치등 여성차별적 용어들도 이 시기 만들어졌죠.
      • 오...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 )
    • 이 글의 댓글을 읽고 "운지"의 유래에 대해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2.번 항목의 "운지"는 제외하겠습니다.
      원글은 그대로 둡니다. 이를 전제로 그 댓글들이 달렸으니까요.
    • 디씨하고 곧잘 비교되는 게 일본의 2채널(2ch)이었는데, 3기이후의 디씨는 거의 판박이로 가고 있죠. 디씨가 한국의 2ch이고, 2ch이 한국이 일본의 디씨라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로. 그런데 대형익명사이트는 나라막론하고 아무래도 극우에 가까운 우익성향,반여성,각종 소수자 차별이 판을 치는(사람들이 결집하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 디시가 좀 언어가 거칠더라구요. 야구 게시판가서 어떤 지역 지칭하는 말이 있는데 그 뜻을알고 기겁했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다 그렇게 사용하라구요. 차마 여기에 쓰지도 못하겠네요.
    • 어원이 디씨인가는 모르겠는데, '손발이 오그라든다'는 표현을 무척 유용하게 잘 쓰고 있습니다. 그 표현이 없던 시절에는 그 기분,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꽤 장황한 부연이 필요했었어요.
    • 디씨가 근원인지는 모르겠는데 그 특징들 중엔 명사형으로 말을 맺는 문장들도 있습니다. 뭔가 시간이 부족해서 신속 명확한 의사소통이 필요할 때 예전부터 즐겨사용된 것 같은 표현법인 것 같은데 시간 많을 것 같은 사람들도 다들 즐겨 사용하는 듯 싶네요 요즘에는. 봤을때 느낌은 자폐아가 혼잣말하는 것 같아서 귀여운것같기도하고. 짧게 말하는 것, 축약하는 게 인터넷흐름이구, 또 워낙 방대한 양의 글들이 넘치니까 관심 못받을 글을 쓰면서 무성의를 가장하는 느낌도 있는 것 같고. 아무튼 요즘 인터넷 문장형식중에서 가장 유행하는 틀인 것 같습니다. 존댓말도 아니고 반말도 아닌 말들이요.
    • '찻집'이라는 말은 80년대 노래가사에도 나옵니다.
    • 딱 탑밴드 갤러리로 디시 접하신듯한 느낌이ㅎㅎ
      모님 평론글에 운지라는 말이 나와서 급속히 싫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머글은 뭐 오덕후에 비하여 나는 그런거 잘 모르는 일반인인데~하는 느낌으로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차별보다는 방어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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