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3를 해봤습죠.

사실 어제 아침에 쓰라는 자소서는 안쓰고...배틀넷 결제 페이지를 띄워놓고 55000원을 뺀 나머지 생활비 계산을 하며 손가락을 움찔움찔하고 있었으나...

사양도 낮고, 당분간 업그레이드할 일이 - 정확히는 자금이 - 없는지라 쿨하게

'한정판 따위 신경쓰지 않아! 일단 게임방 가서 맛을 보고, 괜찮으면 이 몸께서 디지털 버전을 구입해주는 구국의 결단을 내려주지!'

라는 자세로 저녁 9시쯤에 게임방을 갔습죠.

 

하지만 그 시각 블리자드 서버는 증설이 무색하게 폭파되어 버렸고, 게임방은 그야말로 아수라장...

15년전 게임방 도입기에 중딩들이 "아저씨 스타되는 자리 어디에요?"라면서 우루루 들어오던 그 광경의 재탕과 함께, "아저씨 여기 로그인이 안되요!"라는 괴성이 게임방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었지요.

인페르노 난이도를 보기도 전에 현실의 인페르노를 목도하고 있는 기분이란...

 

'아놔 어린 노무 자슥들이 인내심이라고는 없구만!'을 외치며 유유히 실행파일을 누르고 난 후...

한시간 후에 "아놔 !#$#^$#&^%* 로그인 #!@%$#$ 에러 3003 $ㅃ#%#$@!!"을 외치며 재접속 버튼을 누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인간사표쓰고 죽자, 죽어...'라며 한숨을 내쉬었지요ㅠ

 

아무튼, 그 난리를 치고 플레이해본 디아3는 꽤나 재밌더군요.

최신게임치고는 의외로 허접한...그래픽과 대놓고 패드로 플레이하라는 듯 간소화된 스킬트리, 유저취향이라고는 룬석 바꿔치기 밖에 없는 육성방식등을 보며

'차라리 네버윈터 나이츠2나 타이탄 퀘스트가 더 나은데??'라며 비웃는 것도 잠시.

공개채널 4인플레이로 두시간만에 13렙을 찍은 자신을 발견했슈무니다 ㅠ

 

첫 시도로 게임방에 가길 잘했다고 생각한게, 돈주고 사서 집에서 했다면

사양따위 다 집어던지고 '취업과 생활을 멀리하고 디아블로를 가까이 하'게 되었을지도..ㅠ

그러니까 제 배틀태그는 dilbert#3981입니다.

 같이 죽는거다같이 즐겨보아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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