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아침 바낭 - 치과 잘 가면 수백만원 아낍니다

제가

소싯적에 고시공부를 하겠다고 들어앉았다가

몸 버리고 마음 버리고(....) 했던 전력이 있는데.


그 때는 충치가 난 걸 라미네이트나 금니는커녕

아말감 씌울 돈도 없어서.


"어금니가 이 지경이 되도록 뭐했어요? 살리기 힘들어요 이거."

"(쿨한 척) 그라모 마 고마 빼삐소."


.... 그런 안습한 일이 있었다랬지요.

(그리고 오른쪽 아랫니가 아직도 좀 허전- 합니다....)


친척 소개로 찾아간 남부터미날 김X겸 치과....

여기서도 못살린다면 좀 상태가 심각했단 얘기.


그리고 2009년 5월 3일 - 날짜도 안까먹는다 - 에는 신림동 학원 앞 찌개집에서

무려 순두부찌개-_-; 를 먹다 말고 앞니(대문니 말고 그 옆에 22번치...)가

와그작. 하고 깨져 달아난 경험도 했고요.

좀 황당했습니다.


아니 세상에 무슨 조개껍질이나 갈빗대도 아니고

순두부찌개랑 밑반찬으로 딸려나온 김에 밥 싸먹다가 이빨이 나가다니,

17대 1로 싸우다 그랬으면 쪽팔리지나 않지(....)


뭐 그러고 세월이 휙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 이제는 내가 치과에 가지 못할 이유가 없잖아????



....해서.

치과에 갔습니다.



솔직히 20대 때 몸을 너무 막 굴려서

임플란트 여러 개는 각오하고 나섰습니다.


어디로 갈까.


어차피 임플란트 할 거면 네트워크 치과가 싸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혹시나 해서 예전에 불광동에서 처음 신경치료 받던 곳부터

한 번 들러 봤습니다.

거기 원장님이 여자원장님.... 이라서는 아니고

위에서 말한 이 뽑던 치과에서, 엑스레이 찍어보더니

"신경치료는 꼼꼼하게 잘 해 놨네요." 란 평을 했던 게 생각나더군요.


치과의사 입장에선 신경치료가 사실 엄청 피곤한 일인지라...

이빨 속의 치수 부분을 관 모양에 맞춰 몽땅 긁어내고 보철물로 때우는거라.

사람에 따라서는 한 이빨당 3~4개의 치수관이 있는 경우도 있다는군요.

고걸 잘 한다고 동종업계 사람이 인정할 정도면 음 실력은 괜찮지 않을까.


그래서 토요일 오전, 털래털래 예약도 없이 갔는데

이 분들(원장님이 두 분입니다)이 저를 기억하고 계시더군요.(.....)


"아, 그 때 학생이셔서 나머지 치료 못 하신 분 맞죠?"


"눼"


"그 때 어금니가 심하게 썩어 있었는데 이거 뭐야, 아예 없네요?(.....)"


"그냥 빼버렸죠-_-;; 그 땐 사정이 사정인지라."


'이건 임플란트 하나 하셔야겠네요. 엑스레이 보시면 위쪽 어금니가

보시다시피 아래로 점점 내려오는 중이에요. 부정교합이 생겨서...."


"음 그럼 견적 많이 나오나요? 앞니도 해야될거 같은데..."


"아니에요. 앞니는 살릴 수 있어요."


"진짜요?"


"네. 칫솔질 방법이 잘못되어서 여기저기 좀 보수해야 될 데는 있는데,

전부 다 다 살릴 수 있어요. 일단 신경치료는 오늘부터 바로 시작하죠."



그리하여 당분간은 드라큘라(...) 신세입니다만

그래도 참 다행입니다.

임플란트부터 하고 보자는 치과들이 많다던데

전부 다 살려서 해 준다니...

(그래도 앞니는 세라믹재질로 해야 할테니 돈 좀 들듯)

    • 어딥니껴?이니셜이라도 쫌 갈챠주이소~(전 짜장면먹다 앞니귀퉁이 깨져서ㅠㅠ)
    • 좋네요.
      거기가 어딥니까?!?!?
    • 불광역에서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가면 있는 연세수치과입니다.
      사실 처음 갔던 이유는 거기 치과의자에 누워있으면 비봉이 한눈에 들어와서 고통이 좀 잊혀지... (...)
    • 앞니 두개 세라믹으로 하고 씩 웃던 친구 생각이
    • 이런얘기 볼때마다 지금도 어딘가에는 그냥 태어날때부터 '충치저항 +90%', '건치보너스 +142' 지속효과 '가지런한 치아' 같은 스탯 타고난 사람이 분명히 있다는 사실이 신기합니다.
    • 현자 / 접니다..
      다만 '가지런한 치아' 대신 '황금니', '잇몸질환 +50% (50세 이후)'를 가지고 있습니다..
    • 취직 1년차에 금니 세개로 백만원 깨먹은후에 일년마다 치과진료는 별일 없어도 꼭 갑니다. 그게 돈 아끼는 길
    • 현자//제 어머니가 그래요. 이도 고르게 잘 나셨어요. 몇십년 사시면서 금니 하나 때우신 게 전부예요.
    • 저도 충치 없는데...
      근데 이를 갈아서 곧 이가 다 사라질거같아서 걱정이지만..
    • 이런 글을 볼때마다 몸이 찌릿해져요.
      주기적으로 치과가서 검진을 받는데 거의 매번 치료할 껀이 생겨서요..
      도무지 적응되지 않는 치과공포!
    • 칫솔 사는 돈을 아끼지 않는 습관을 들입시다!

      얼마전 모녀의 대화
      나 : 엄마, 양치하세요.
      엄마 : 몇 시간 있으면 집에 갈 텐데 그 때 닦지 뭐.
      나 : (아니, 아니 이 아줌마가 그 고생을 하고도?) 양치는 당장 해야지. 칫솔 지금 사.
      엄마 : 집에 칫솔 있는데, 아깝잖아.
      나 : 매일 외출할 때마다 칫솔을 하나씩 사면 1년이면 얼마게? 2천원 잡고, 1년에 300개 사도 60만원이에요. 10년을 그렇게 해도 600만원. 근데 지금까지 치아관리 안 해서 엄마 입에 들어간 내 월급이 몇달치게??
      엄마 : 그러네...
    • 와 허만님!! 설득력있어요!
      근데 이미 진행된 것들은 어쩔수가 없어요..
      2002년도에 새로 하신 이가 이제 덜컹거리시는데, 또 얼마가 들어가실지..ㅠㅠ
    • 즈이 남편이 충치저항 99%의 산 증인이에요.
      34년만에 처음으로 치과 갔더니 잇몸이 찢어졌다 약 발라줄게 슥슥. 글구 충치 쪼끔 있는데 앞으로 이 잘 닦어^^ 이제 집에가~~
      이랬다는....저는 그 말을 듣고 멘붕 아닌 멘붕이 왔지요. 난 120 만원 발랐는데! 이도 하루에 한번 닦는 너님은 어째서!! 으어아아아!
      부럽드라구요. 딸래미가 그걸 닮아야 될 텐데 말입니다.
    • 마크/ 꼭 치과 가세요! 저는 자면서 이 가는 버릇으로 인해 송곳니가 갈려 없어졌어요. 그냥 저는 제 이가 가지런하다고만 알고 있었는데..-_- 가지런히 갈린 거예요. 제가 가는 치과에서는 스플린터(잘 때 끼우는 마우스피스)하라고 해서 그거 했어요. 근육이 힘주는 게 문제인 거니까 이물감을 줘서 그 버릇을 없애주는 거지요. 송곳니가 갈리면서 음식 찢고 씹는 비중이 어금니로 가서 어금니도 안 좋아졌고요. ㅠ.ㅠ 턱에 보톡스 주사나 스플린터 하는 방법이 있대요. 보톡스는 무서워서 스플린터 하는데.와. 이것은 새 세상이에요. 저는 글 쓸 때도 끼고 있어요. 뭔가 긴장할 때 집중할 때 앙- 하고 어금니에 힘을 주는 버릇이 있더라고요. 때문에 목과 어깨 긴장도 오는 거죠. 저 같은 사람 되게 많대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7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9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