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오히려 발리 작가니까 설마 또 똑같은 길을 가겠어 했습니다. 안 그래도 발리 아류작이란 꼬리표를 붙이고 다녔는데 말이죠. 근데 보란 듯이 이렇게 안이하게 되풀이하다니, 이건 작가로서 완전 실패가 아닌가 싶어요. 초중반까지는 저는 그래도 감정선의 어떤 면면들에선 절실함이 느껴져서 큰 기대는 없더라도 봐 왔는데 그 후부터는 완전 길을 잃어버린 듯 해요. 발리는 정말 작가 지망생들의 로망이라고 불릴 정도로 한 획을 남긴 작품인데, 역시 노스탤지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것을 답습하려는 시도는 씁쓸한 결말만을 남기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