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보바리를 읽고

그 유명한 보바리 부인을 읽었습니다. 민음사 판으로 읽었는데 민음사 판은 마담 보바리죠. 근데 전 그냥 보바리 부인이라고 부르렵니다.

보바리 부인이 입에 더 붙어서요. 꽤 두꺼운 분량이었지만 재밌어서 다 읽는데 며칠 안 걸렸습니다. 그 유명하다는 농사 공진회 장면 빼고는

술렁술렁 넘어가더군요. 농사 공진회 장면은 다른 부분도 그렇지만 특히나 작가가 공들였다는게 보였지만 지루했어요.

책은 재미있고 사실주의 기법, 건조한 묘사, 서늘한 결말까지 차갑고 비극적이며 씁쓸했어요.

 

샤를르는 이해가 안 될정도로 바보같았고 엠마는 도무지 제 상식으론 이해가 안 가는 인물이어서 읽는 내내 대체 이 여자 뭔가?

하는 마음으로 멀찌감치 떨어져서 바라봐야 했습니다. 대체 뭐가 문제지? 정말 배부른 투정만 하고 있는데다 끝까지 아둔하고 어리석어서

아무런 공감도 할 수가 없는 인물이었어요.

 

결말은 슬프네요. 샤를르도 샤를르지만 어린 베르트가 불쌍해요. 엄마,아빠 다 자살하고

할머니한테 가지만 할머니도 1년 뒤 죽고 할아버지는 풍에 걸려 먼친척한테 맡겨지지만 그 친척도 가난해서 방직공장을 보냈다가 짤막하게 표현되죠.

 

그래도 사실주의 간통 소설의 원조격이라 읽고 났더니 뿌듯하긴 하네요. 영화 버전은 한번도 본적이 없는데 곧 이자벨 위페르 나온 영화나 찾아 봐야겠습니다.

책은 옮긴이가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대단해서 공들여서 번역했더군요. 60페이지 가까운 작품 해설은 물론 이 작품에 대한 사랑이 듬뿍 묻어나는

후기까지 인상적이었어요. 번역이 잘된건지는 모르겠지만 잘 읽혔고 각종 각주로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없었으니 괜찮은 번역인것같습니다.

세계문학전집 베스트셀러 중 하나죠. 1999년에 번역이 완료되고 2000년 초반에 나왔는데 제가 읽은게 23쇄 판인가 그래요.

 

    • 전 누구나 다 엠마같은 부분이 조금씩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 평범한 사람이라면요.
      이거 읽으면서 심지어 샤를르 멍청한 것까지 동질감 느낀 사람...ㅠㅠ
    • 저도 엠마와 같은 부분이 누구나 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엠마 보바리야말로 무척이나 사실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이 책을 읽고 감상을 쓰려고 했는데 너무 좋아서 감상을 쓸 수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내용 자체야 불륜 간통녀 A 어쩌구 저쩌구 한 줄로 요약할 수 있지만 그렇게 따지자면 어지간한 '세계명작'이라는 소설들도 막장 아침드라마 시놉시스급으로 요약이 가능한 터라. 지루하다고 말씀하신 농사 공진회 장면도 저는 흥미진진하게 읽었어요. 기법이나 형식 같은 어려운 문제는 논할 수 없지만.
      여파를 타고 줄리언 반스의 플로베르의 앵무새도 읽는데 엠마 보바리의 눈에 대한 구절이 나오네요.
      색 깊고 어두운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 저에겐 엠마 같은 구석이 거의 없어서... 아니, 있기는 있는데, 엠마가 따라간 방향으로는 없어서... 저도 이 이야기가 견디기 좀 힘듭니다. 책을 읽으면서 고함을 질러대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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