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쓰는 만년필들,,

어제는 밤새 비가 오길레,

간만에 아끼는 만년필들 줄줄이 꺼내 잉크밥 꾹꾹 먹여주고,

좋아하는 글귀를 노트에 또박또박 적었습니다.

만년필 취미인 사람들은 주로 이러고 놀아요. ㅎㅎ

곱게 사진 찍어 만년필 동호회 자필 사랑방에 올리는 것도 필수일과!

그냥 제 아들같은 딸같은 보배로운 녀석들 소개라도 하고 싶어 올려봅니다.

 

 

어느덧 만년필이 다섯자루까지 늘어버렸네요. 그간 욕심만 늘어서 아직도 갖고 싶은게 많습니다..(149, 듀오폴드, 옵티마 핡..)

잉크는 파카 퀸크 블루블랙을 제일 좋아하고, 종이는 옥스포드 노트를 주로 씁니다. 잘 안 번지거든요.

 

 

얘는 파이롯트社의 카에데 단풍나무 만년필인데요, 일단 제일 비싸서 가죽케이스에 조심조심히 가지고 다닙니다;

펜을 꽉 쥐는 편이라 손에 금세 땀이 차는데, 얘는 몸통이 나무라 잘 안 미끄러져서 맘에 들어요. 

펜촉은 m촉인데, 일제촉이 그렇듯 유럽제만큼 두껍진 않은 편이고, 아주 촉촉한 필감이에요.  

 

 

가격대비로 만족도 아주 높은 파카 프론티어 만년필입니다.

얘만 잉크카트리지로 쓰는데 잉크가 아주 진하게 나와요. (다른 애들은 농담차가 좀 있구요.)

쓰고 난 직후에 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글씨 볼 때면 황홀하다는..

디자인이 좀 구식이지만, 가볍고, 가격도 착해서 쓰기 부담없어 좋아요.

 

 

제가 독일의 파버카스텔 만년필들을 격하게 좋아하는데요, 그네들 상징과도 같은 나무가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제가 소장한 녀석들이 죄다 스틸촉인데, 어지간한 브랜드의 금촉 만년필 이상으로 필감이 좋아요. 그야말로 과잉품질!

얘는 파버카스텔 앰비션 만년필인데, 제가 쥐기에 조금 얇길레 절연테이프로 약간 튜닝을 했습니다.

사각사각 거리는 소리가 감동을 주는 녀석이에요.

 

 

얘는 파버카스텔 이모션. 뚜껑이 안 끼워져서 조금 불만이지만, 끄트머리에 테이프 좀 두르면 들어가긴해요.ㅎㅎ

한번 쓱~ 써보면 와닿는 환상적 필감! 그야말로 종이 위에서 춤을 추는!!

쓰다보면 그냥 기분이 좋아질정도로 아주 부드러워서 늘 가지고 다녀요.

 

 

얘는 파버카스텔에서 가장 저렴한 어린이용 만년필 쥴리어스인데,

실제로 보면 요술지팡이처럼 귀엽게 생겼습니다.ㅎㅎ

무척 가볍고, 필기감도 상급라인 못지 않고, 일단 너무 귀여워서 아끼는 녀석입니다.

 

만년필을 조심조심 꺼내 들고 책상앞에 앉으면, 음, 조금은 비장해진달까요?

조금은 오버스럽게 들릴지 몰라도, 좀 더 차분하고, 정결한 마음가짐을 갖게 되서 좋아요.

나의 현재와 미래를 좀 더 세밀하게 기록하는 습관이 생긴 것도 만년필이 있어 좋은 점이구요.

늘 잉크를 가지고 다녀야 하니 불편하고, 시간도 돈도 많이 들지만,

일종의 즐거운 수고로움이랄까, 그런 것들이 좋아서 계속 만년필을 쓰게 될 것 같습니다.

    • 빨강 연두 조합 참 예쁘네요. 글씨도 예쁘게 쓰시고요. 저는 타협해서'ㅅ';; 1회용 만년필 쓰는 사람이지만 구경 잘했습니다.
    • 만년필을 고집하는 이유 - '즐거운 수고로움' 그거죠. 저도 구경 잘 했습니다.
    • 저는 어떤펜이든 뚜껑을 뒤에 꼽고 쓰는걸 안좋아해서 꼽고 잘 쓰시는분들 보면 신기해요.
    • 저는 아버지가 쓰시던 파커45가 어렸을 때부터 동경이어서 (아빠꺼라면 괜히) 같은 모델을 사서 쓰고 있고,
      만만한 라미 사파리도 어느새 여러자루네요.
      이 글 보고 파버카스텔에 흥미가 생겼어요. 다음에 문구점 들르면 시필해봐야겠습니다.

      단정한 글씨체를 가지셨네요. 부럽습니다.
    • 클래식한 디자인인 첫 번째 만년필은 아주 멋지네요. 두 번째와 마지막 것도 맘에 들고요. 이렇게 예쁜 글씨체에 만년필과 함께라면 제겐 끔찍한 편지 쓰는 일도 즐거워질 것 같아요.
    • 만년필 말고 펜촉에 잉크찍어 써본지 참 오래 되었군요
    • 글씨에 감탄하고 갑니다!
    • 저도 파버 이모션 있어요. 나무 느낌이 너무 좋아서 한 눈에 반했었죠. 몸체에 살짝 이름 새겨서 선물 받았는데 모시고 들고다녀요! 정작 쓸 일은 별로 없다는..;;
    • 근데 저 노트를 저렇게 사용할 수 있다니...
    • 라미 만년필 어떨까 궁금...
    • 라미 세자루, 오로라 한자루 있는데도 파버카스텔 엠비션은 볼때마다 땡기더라고요.
      딱 마음에 드는 스타일에 가격도 그냥 질러말어 고민하게 만드는 물건이라;
    • 전 그냥 막쓰는 라미... 그런데 외국 나갔다 올때마다 면세점 보면서 만년필을 살까 말까 고민합니다.
    • 오앙~~ 대략 가격대들이 얼마나 되나용. 쀼잉쀼잉
    • 오오 멋집니다 어젯밤에 법정스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봐서 그런가 어쩐지 깊은 사색의 느낌이 드네요 ^^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9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1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