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이상 미혼/비혼/독신 분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노하우를 전수해 주세요

한동안 잔소리 하시는 게 뜸했는데 주변 친척, 부모님 친구분들의 자녀들 결혼식 러쉬가 이어지자 불똥이 튀었어요.

어제 저녁에 갑자기 전화하셔서는 얼른 시집이나 가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소중한 휴일에 집에서 뒹굴뒹굴하며 기분좋게 편하게 쉬고 있는데 그런 전화를 오랜만에, 갑자기, 받으니까 기분이 너무너무너무너무 나빠졌어요.

 

부모님이 제 걱정을 해서 그런거라고

이 잔소리가 한두번 듣는 것도 아니고 새삼스레 기분 상할 게 뭐있냐고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도 어제는 별로 위로가 안 되더군요.

자려고 누웠는데도 계속 생각이 나서 뒤척뒤척하다가 결국 울었어요. -_-;

 

저는 비교적 일찍 20대 중반일 때 부터, 대학 졸업하자마자 결혼하라는 잔소리를 들었어요.

아니 다른 친구들 부모님은 실컷 일하고 놀다 가라고, 오히려 결혼 일찍 하지 말라고 격려(?)한다는데

평균적으로 봐도 너무 일찍부터 잔소리를 하셔서 제가 정말 많이 싸웠거든요.

계속 그러시면 명절에 안 내려가겠다 누차 말씀을 드렸는데 아무런 효과가 없었지요. ㅠㅠ

 

지금 결혼 할 사람도 없고, 생각도 그리 간절하지 않아요.

해도 그만이고 안 해도 그만이다, 딱 이정도죠.

그리고 부모님은 더 늦기 전에(늦는다는 표현 정말 싫네요-_-) 저를 보내려고 앞으로도 계속 잔소리르 하시겠죠.

 

같이 살면서, 얼굴 보면서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것도 괴롭겠지만

멀리 떨어져 살면서, 어쩌다 한 번 통화하는데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것도 정말 너무 피곤해요.

어제 밤에 울면서는 시차 많이 나는 어디 먼 해외로 도망가 버릴까 하는 터무니 없는 상상까지 했을 정도예요.

 

잔소리 듣기 싫어서 이민 가는 건 말이 안 되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인격수양의 방법이나, 부모님의 잔소리를 그치게 하는 방법 등등

결혼 관련한 압박을 이겨내는 노하우(라는 게 정말 있다면) 좀 나눠주세요.

 

 

 

어제 밤에 생각하기로는 점심 때 전화해서 아빠 엄마랑 싸우려고 했는데-_-;;

점심은 한창 활동시간이라 전화를 받는 부모님이나 하는 저나 대낮부터 피곤해질 것 같아서 참았고

퇴근하면서 전화해서 싸워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중이에요.

어제 울면서 무슨 말을 어떤 말투로, 어떤 어조로 할지 막 시나리오도 짰어요. 아 진짜 싫어요. 흑흑.

 

 

    • 그냥 그러려니....
      서둘러 결혼했다가 실패한 후배 케이스를 주구장창 들려주고...(후배야 미안)
    • 바람직한 건 아니지만,한번 뒤집어엎으면 편합니다.(.........)
      제가 히스테리 발작을 일으킨 적이 있어요.
      엄마는 제가 그러는 거 처음 봐서 쇼크받으셨고, 그 때 놀라신 뒤로는 별로 언급 안하세요.죄송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서로 조심하게 됐네요.
      ..사실 명절 때마다 다른 친척들에게 명절 평화롭게 지내자,결혼 얘기 꺼내지 말라고 미리 당부해주시던 엄만데 그래도 제가 쌓일 건 쌓이더라구요;
      • 오옹... 나중에 써먹어야겠어요 : )
    • 제가 들어본 제일 무서운 공격은 그거였어요. '에휴, 그래 우리가 부모로서 좋은 부부의 본을 보이지 못해서 그런가보구나' ....
      근데 사실 저희 집은 그렇게 심하진 않아요. 제가 경제적 무능력자라 어디 팔아치우기도 마땅치 않아서 그렇겠지만.
      나이 좀 더 있으신 분들 말씀 들어보면 그것도 한때고 중반 넘어서면 이제 부모 입장에서도 말 하기 조심스러워져서 오히려 편하다고도 하던데요.
    • 얼마전 평소에 전화 잘 안하시던 아버지가 전화를 하셨습니다.

      '아들아 나는 너를 사랑하는데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네 아버지'
      '아들아 너는 네 어머니를 사랑하느냐'
      '네 아버지'
      '그럼 결혼으로 증명해 보이거라'
      '....'

      나름 한귀로 잘 흘린다고 생각했지만, 그런건 없어요. 그냥 견뎌낼수 밖에.
      • 헐.

        훈훈하면서도 슬프네요
    • 저도 아빠가 일찍부터 그러셨거든요. 처음엔 저도 히스테릭한 반응 부려봤는데 딱히 효과는 없데요. 그래서 그냥 뭐 이젠 삼십대 중반을 향해가고, 독립도 못했지만 오히려 제가 더 뻔뻔하게 "그렇다고 아무데나 갈 순 없자나? 엄마아빠 곱게 키운 자식 땡처리하려는거야? 그렇게 시집보내고싶으면 적어도 나보단 괜찬은 조건 남저 데꾸와. 선볼께. 내가 언제 안본댔어? 대신 아무나 데꾸오면안돼. 엄마아빠 그동안 곱게 기른거 본전생각안나?"하는 식으로 대놓고 뻔뻔함을 추구했더니 처음엔 어이없어 하시더니 딱히 틀린말은 아니니 살짝 잔소리가 줄대요. 나름 노하우라면 노하우.
    • 부모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아무리 싸우고 심지어는 병원에 실려가도 막을 방법이 없는 경우가 더 많을 걸요. 전 그냥 네네 합니다-_-;; 해외로 도망쳤더니 빈도는 줄었는데 친척어른이 국제 전화로 결혼을 종용하는 사태까지 발생하더군요. 한국 집가면 뭐 100퍼고;; 네네 스킬 시전했더니 대답만 건성으로 하지 말라는 공격을 받았는데 역시 네네로 응수;;
    • 한번 뒤집어 엎으세요 2
      저도 듣다듣다 한번 ㅈㄹㅂㄱ을(죄송.. 더 이상 적절한 표현이 없네요 --;) 하고 삼십 넘어서 처음 가출까지 (하루만에 돌아왔지만) 했더니 이젠 제 눈치를 보신다는.. ;
      답 없는 불효녀이긴 하지만 편하네요.

      저는 이 방법 강추합니다.
    • 전 늘 웃으며 "결혼을 꼭 할꺼고 나에게 좋은 사람을 찾고 있어요."라고 대답합니다. 뭐라뭐라 덧붙이실려고 하면 "그렇다고 아무나랑 해서 불행하게 살고싶진 않거든요"라고 역시 웃으며 대답하지요. (실제로도 좋은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 폴라포/ 주변에 아직 이혼한 케이스가 없네요. 다행한 일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안타깝네요? ㅠㅠ

      tari/ 저희 어머니도 명절에 친지들이랑 같이 있으면, 오히려 제 편을 드세요. 그리고 저는 문제가 되는 분이 엄마가 아니라 아빠...-_-;;

      해삼너구리/ 그런 공격을 부모님이 자녀한테 한 건가요? 저는 그 말의 역공격을 해봤는데 별로 먹히질 않았습니다. OTL

      resouth/ 혹시나 해서요. 무슨 좋은 방책이 있나 했는데 역시나 였군요.

      ageha/ 저도 결혼을 '언제'하느냐 보다 '누구와'하는 게 중요하지 않냐고 설득을 하지만, 아빠는 설득의 영역에서 벗어나 계신 것 같아요.
      또 웃긴 건 저한테 결혼하라고 잔소리는 엄청 하시는데, 정작 선을 주선하지는 않으신다는 거.

      으하하하/ 친척어른이 국제전화로-_-; 네네-로 응수하기에는 제가 아직 화르륵 불타오르면서 싸우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도를 닦는 심정으로 네네스킬을 연마해보겠습니다. ㅠㅠ

      잠익2/ 어떻게 뒤집어 엎죠? 뭘 깨부술 수도 없고;; 이미 울고불고 하면서 하소연도 했고, 화도 낼만큼은 내 본 것 같은데 너무 답답하네요.
      가출은 따로 사니까 해당사항이 없고, 정말 명절에 안 내려가는 걸 고려해 보려고요.
    • 결혼하면 아이 이야기로 또 스트레스에요. 으, 왜이리 다들 참견하고 싶어하는지.
    • 뒤집어 엎고 싶을 만큼 귀찮게 해주는 게 어떤 부분에선 살짝 부럽기도 하네요. (뭐 그것도 생각해보면 괴롭긴 마찬가지겠지만)
      전 그냥 포기상태이십니다. 하긴 이 나이까정 이성이니 연애니 하는 흔적도 발견 못하셨으니... 20대 까지는 그래도 저 녀석이 사람이 있으면서 숨기는 건가보다 하는 의심도 한 모양인데. 요즘은 그게 아니란 걸 아시죠. 사정 모르는 친척 분들은 가끔씩 clancy는 결혼 해야지, 만나는 아가씨는 있지? 뭐 이런 식으로 물어보는데 그때 부모님의 눈치야 '샷더마우스, 그냥 있는척 해'라지요. 나이차면 당연히 연애 한 번은 해봤을 거다. 하고 있을 거다라고 생각하는 어르신들 사고방식이 이해가 안가지만 그쪽은 절 이해하지 못하겠죠. 사실 결혼 생각도 없고...
      아 그러고보니 연애는 줄창 하면서 결혼은 안하는 케이스들도 있겠네요.
    •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를 최대한 보여주세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방법으로요. --
      부모님께는 정말 죄송한 일이지만 결혼 안 하는거보다 부모님께 결혼 안 하는거보다 더 큰 불효는 없습니다. 결혼을 빨리 안 한다면 부드럽게 말씀드려봤자 어차피 정독도서관님은 불효녀예요.
      참 저는 좋은 사람 만나려 노력하고 있다고도 분명히 말씀드렸어요.
    • 제 친구는 대놓고 혼수비용 얼만큼 보태줄 수 있냐고 되묻는데요. 얼마 얼마 말씀하시면 그것 가지곤 어림없다고 잘라버린다죠.
    • 전 명절에 어른들이 시집 얘기하시기에 조용히 웃으며 말씀드렸죠. "한번만 더 결혼얘기 하시면 다시는 안 옵니다." 그 후로 단 한번도 결혼 얘기없습니다. ^^;;

      한번 한다면 하는 성격이라..;;
    • 마르스/ 그렇죠. 아이 낳으면 둘째 물어보고...잔소리는 끝없이 반복순환되지요.

      clancy/ 이러나 저러나 제3자의 참견은 괴롭지요.

      잠익2/ 차원이 다른 방법. ㅋㅋ 어차피 불효녀인데 최대한 사이좋게 분위기 부드럽게 불효녀가 되고 싶다는 착한 불효녀였는데, 사실 착한 불효녀는 형용모순이지요. 저는 달리 노력도 안 하고 있어서 더 불효녀;;

      jane/ 저는 혼수비용으로 엄청나게 많은 액수를 원하지도 않고, 저희 부모님이 해주실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가불 받아서-_- 지금 살고있는 전세집을 마련하는 데 보탰어요. 돈 얘기는 더 할 수 없는 상태. ;ㅁ;

      chloe../ 전 그런 말은 이미 많이 해서 안 먹히고, 실행에 옮겨야 할까봐요.

      부모 자식간에 이런 걸로 싸우고 기분 상하고 틀어져야 한다는 게 너무 싫어요!! ㅠㅠㅠㅠ
    • 정독도서관/ 부모님이 저에게 하신 말씀이셨죠. 그리고 실제로도 상당히 다사다난한 부부사이였기 때문에;; 오히려 그 말이 무섭더라고요. 그냥 평범한 부모님이였으면 말씀하신대로 반대 드립도 칠 수 있었을런지 모르겠지만.
    • 저희 집은 엄마 스스로 진화해주신 너무 고마운 케이스, 다년간 시집안간 두 딸래미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시다 언니의 선 실패로(언니가 상대방 거절)잔뜩 기대중 멘붕을 심하게 격으신 엄니가 다같이 화목한 가족을 위해 짝 있음 언제라도 가겠지,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로 태도 바꾸신 후 늦은 결혼을 소재로 농담까지 하는 경지까지 이르렀어요, 다들 이래주심 넘 고맙겠지만, 엄니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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