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니 배가 고프군요
배가 고픈 차에 그 냄새들은 반할 만한 것이었다. 그것은 격이 낮은 남프랑스 요리 특유의 신선한 기름과 마늘을 혼합한 냄새였다. 게다가 그 라탕구이를 한 생선 냄새에, 특히 육두구와 정향의 콕 쏘는 남새가 났다. 그 모든 것이 두 개의 화덕 위에 놓여 있는, 뚜껑이 있고 움푹한 접시 두 개와 주철 난로 속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냄비 속에서 나는 것이었다.
옆방에는 제법 조촐한 식탁이 놓여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식탁 위에는 두 사람 몫의 식기와, 노란 병 하나 파란 병 하나의 포도주 병 두개가 따지 않은 채로 놓여 있었다. 그리고 브랜드가 들어 있는 유리병 하나, 또 도기 접시 위에 예쁘게 깔아 놓은 커다란 캐비지 잎사귀 위에는 야채 샐러드가 가득 담겨 있었다.
몽테 크리스토 백작의 한 부분입니다. 라탕구이가 뭔지 모르겠지만 안드레아가 부러워요. 대화가 한참 이어지다가 뒤쪽에는 부이야베스와 기름과 마늘로 구운 대구라고 추가 설명이 나옵니다. 스읍~
토지에서 홍이가 영팔노인네 집에 가서 식사 대접받는 장면도 참 좋아하는데ㅎㅎ 그 장면이 따뜻하고 정이 넘치면서도 어른과 함께 식사하는 단정한 자리라고 한다면, 이 장면은 속내를 감춘 두 악당이 그래도 배포편하게 좋아하는 음식을 와구와구 먹는 장면이죠.
맛있는 장면 나오는 소설 속 대목이 또 뭐가 있을까요? 초원의 집처럼 시종 배고프게 하는 책도 있지만, 덤덤하게 읽었는데 나중에 배고플 때 떠오르는 책들도 있더라구요. 바람 산들 부는 가운데 창문 활짝 열어놓고 기름과 마늘에 구운 생선과 토마토... 아 배고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