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테우스 후기

이런저런 리뷰를 보고 기대치를 좀 낮춘 상태에서 관람을 했습니다. 근데 보고나니 좀 저평가된 느낌이 듭니다. 블레이드러너 때처럼요. 이런 류의 영화에 그만큼의 투자금을 확보해서 쏟아부을 수 있는 감독은 리들리 스콧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임스 카메론과는 영화를 만드는 목적이 다르죠. 그분은 어쨋든 흥행성과 대중성을 시종일관 염두하지만 스콧은 관객의 시선이 아니라 자신의 시선에 집중하는 느낌입니다. 그렇기에 그의 장인정신이 뭔가 더 고독해보이고 끌립니다.

저역시 프로메테우스의 흥행에는 비관적이긴 해요. 많이들 봤으면 좋겠지만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액션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한 스릴러도 아니며 인물 간의 대립이 뚜렷하지도 않습니다. 플롯은 그다지 정교하지 않고 다만 리들리 스콧의 팬이라면 장면 곳곳에 숨어있는 암시나 이전 영화들과의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잔재미가 있는 편이죠.

하지만!
리들리스콧만의 분위기와 색깔이 칠해진 세계에 들어가 단지 그 광경을 관망하는 것만으로도 영화적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분들이라면 다른 결점들이 충분히 가려질 겁니다. 웨이랜드라는 거대기업이 존재하고, 안드로이드 데이빗이 성찰하고 사유하는, 그리고 비밀스런 외계 생명체들까지 버무려져 여러 영화들에서 보여진 리드릴스콧의 세계가 하나로 수렴합니다. 스타워즈 시리즈가 개별적인 영화로서는 좀 그래도 하나의 우주를 형성했을 때 빛을 발하듯이, 프로메테우스도 그런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인류의 기원을 밝힌다는 게 이영화의 카피였죠. 전 SF란 장르에 대해 문외한이긴 하지만 프로메테우스가 그 철학적 주제를 SF적(?)으로 풀어가진 않았다고 봅니다. 인류의 기원을 궁금해하고 따지는 작업은 단지 인류가 누구의 손에서 만들어졌냐하는 것에 한정되지 않죠. 보다 본질적으로는 태초의 우리는 어땠으며 지금의 우리의 모습에서 과연 태고적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이런류의 얘기는 결국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로 귀결됩니다. 전 프로메테우스가 그 얘기를 드러내놓고는 아니지만 그래서 더 세련되게 정말 잘 해줬다고 생각해요.

프로메테우스 꼭 보시길 바랍니다.
    • 내용에 공감합니다 어제 심야로 보고 왔는데 정말 좋았어요 좋았단 말로는 부족한데 필력이 딸려서 표현할 방법이 없네요..하여튼 리들리 스콧 감독은 장인이에요. 제겐 최고였습니다. bb
    • 종교적 내지는 철학적 메타포에 거부감이 있는건 아니지만 에일리언에서 그랬던 것처럼 좀 타이트하게 만들어줬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죠. 비주얼은 하드SF인데 신화적인 서사구조로의 상상력을 펼치다보니 그런건지 과학물로서는 좀 헐렁한 것도 SF덕후에겐 아쉽..
    • 좋아하는 영화예요 여러번 볼겁니다
    • 인간들은 죽을 때까지 정답을 알아내지 못하지만 사는 동안 정답을 알아내려고 노력하는 게 인간의 삶이다라는 영화의 태도에 무한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저에게는 초걸작이었습니다. 3D 연출도 정말 좋았고 결말도 최고였어요. 떡밥을 해결하려고 했으면 3류 영화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 저도 정말 좋았어요^^

      에일리언과 관계없이 떼어놓고만 봐도 정말 재밌었습니다.

      다만 리플리가 둘로 나눠진것같아 포스가 떨어지는 느낌이 아쉬웠어요.

      그리고 기거는 증말 변태예요.
    • 제왕절개 씬이 정말 굳이던데요
      돈값은 하더라는
      • 간만에 인상적인 장면 건져서 기쁘더라능
    • 인류의 기원을 찾으러가서 에일리언의 기원을 찾은 영화죠. 속편도 좀 기대됩니다.
    • 폴라포/ 확실히 SF로서는 치밀하지 못했던 것같습니다.



      magnolia/ 떡밥 던지기에선 정말 로스트못지 않더군요.



      사과식초/ 속편이 꼭 나왔으면 좋겠네요.



      mii/ 그 씬은 정말 하이라이트.
    • 영화속 의문들이 아직 해결이 되진 않았지만, 스토리 직조하는 재미가 상당하네요. 또 봐야 될 듯...
    • 그게 다 각본가가 로스트 만든 양반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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