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텔레비젼에서 유명대학 교수가 드라큐라 영화의 몇장면을 보여주면서 이런저런 설명을 하는데 마침 영화에서 흡혈장면을 보여주길래 유심히 봤었습니다.
목은 희디희고 드라큐라의 힘은 절대적으로 세고 말이죠. 이윽고 축 늘어지는 가날픈 육체를 보는데 관능이 뭔지 알것 같더라구요. 이어지는 설명도 당시 어려 다 이해를 못했어도 약혼기간 중 탈선의 유혹(?), 강한 이성에의 끌림 이런건 기억해요.
그때부터 쿼바디스에서 사자몸에 묶여 관중의 희롱거리가 되는 여주인공이나 그리스 신화에서 바위에 묶인 미인이라던지 뭔가 약하고 묶이고 남성에 의해 속박이 풀리거나 영원히 종속되는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것 같아요(매저키스트 그런걸로 오해하지는 마세요).
그래도 사춘기때나 철없던 20대초반에 이런 상상을 종종 했더랬죠. 창문을 열면 목무는 절차 생략하고 - 몸이 약해 고통에 민감했거든요 - 가뜬히 들어올려 기암괴석의 섬 꼭대기에 있는 성에 데려다줬으면하고요. 눈알이 뻘겋고 뿔이 나면 좀 어떻습니까? 경제적인 걱정없고 굶어죽을 일 없으며 영원히 아프지않고 무엇보다 영생과 더불어 영원한 사랑을 지킬텐데요. 증거요? 절 납치했잖아요? 그 무수한 인간중에서 절 알아보고 말이죠(좀 부끄럽군요).
꽤 독립적이고 현실적이며 논리지향적인 현재의 시점에서 보니 이런저런 고민에서 도피하고싶었나봐요. 하하하.
그래도 말입니다. 그런 상상을 하기에는 닭살스럽지만 뭔가 강인하고 절대적인, 만남 자체가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존재가 존재하지않을까요? 연인으로 만난다면 더 극적이긴하겠죠.
그럼 난 뭘 해야하나? 꼭대기창에서 두 팔을 벌려 기다리기만 하면 되나? 축축한 성안 이방저방을 배회하기만 하면 되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