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사람의 원한이 귀신이 된다는 아이디어
저는 겁이 꽤 많은 편이고 특히 깜짝깜짝 놀라는 걸 싫어해서 귀신의 집 같은 거 참 많이 싫어합니다. 그런데 또 이런 얘긴 좋아해요. 교환학생 시절 그 대학에 미국인 교수님이 일본의 요괴 유령 기타 환상의 존재란 타이틀로 강의를 하셨어요. 파란 눈의 교수님이 유키온나, 갑바, 야맘바 얘기를 정신없이 하셨지요. 특히 자기 친구가 갑바라는 얘기를 진지하게 하실 때는.... 음.
여러 흥미로운 존재 얘기가 나왔지만 지금도 가끔 생각하는 건 "생령"의 개념입니다. 겐지모노가타리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겐지의 아이를 임신한 아오이를 죽이는 귀족여성 로쿠죠의 얘기가 유명한 걸로 알고 있는데 겐지모노가타리를 읽지 못해서 자세한 건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원한(의지)이 강하면 살아있는 상태에서도 영혼이 빠져나가 복수를 한다는 개념이 참 흥미롭습니다. 우리나라 얘기론 원한을 갚아주는 처녀귀신 얘기에도 매료됩니다. 이건 죽어서 귀신이 되는 거지만요. 초자연적인 힘 없이는 복수를 하지 못하는 약자가 갑자기 그 초자연적 힘을 짜잔 하고 획득하는 반전, 인과응보가 좋아요.
... 교훈은 그러니깐 남의 원한을 사지 말고 착하게 살자, 이런 거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