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나온 아이돌 잡담
1. f(x) - Electric Shock
피노키오에서 대중성과 괴이함 사이에서의 적절한 합의점을 찾은 듯했던 f(x) 였는데 이번 곡에선 꽤 대담하게 밀어붙이네요.
우리가 하면 대중적이지 않은 것도 대중적이 됨!! 이라고 주장하는 듯한 모양새로요.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이 곡과 유사한 곡을 찾으라면
보아의 허리케인 비너스를 꼽을 수 있겠는데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게 꽤 다르죠. 이 차이가 어디에서 오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에프엑스야 애초에
그룹 컨셉 자체가 그러하니 그러려니 하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제 입맛에는 꽤 마음에 드는 곡입니다. 특히 나나나나나 하는 부분에서 나오는 사운드는 들을때마다 짜릿짜릿해요.
보아의 허리케인 비너스도 그 울렁거리는 사운드가 참 좋았는데.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던 안무는 저도 역시 동감입니다. 초반부의 크리스탈이 치고나오는 부분에서 오오~! 하다가 그 뒤의 안무는 너무 평이해요.
동방신기의 미로틱 수준으로 안무를 짜서 더 과감하게 밀어붙였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샤이니나 소녀시대 안무는 그렇게 정성을 들여 짜주면서
에프엑스 안무는 너무 단조롭게 구성해주네요. 그렇다고 딱히 포인트 안무를 살리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뮤직비디오는 그냥 전형적인 SM 비디오(라고 하니까 좀 이상하긴 하지만) 입니다. 화려하게 꾸민 세트장에 반짝반짝 빛나는 소녀들의 군무.
으음....... 지겨워요. 이왕 이렇게 된거 동유럽쪽 댄스 뮤직비디오처럼 좀 막나가도 되었을텐데. 뭐 어쨌든 크리스탈과 설리는 눈부실 정도로
예뻐서 좋긴합니다.
음악에 비해서 뮤직비디오와 안무가 너무 못따라가주는 게 좀 아쉽긴 합니다만, SM에서 언제까지 f(x)를 이런 컨셉으로 가져갈건지 좀 궁금하긴 하네요.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은 지그재그인데 금강경의 구절까지 등장하는 가사와 (....) 실험적인 느낌이 강한 사운드가 결합된 이 모양새가 에프엑스의
아이덴티티가 되어버린 느낌이고 이걸 조금 더 밀어붙이면 에프엑스가 진짜 굉장한 그룹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여기에 워낙 예쁜 멤버들 덕에 대중성까지 쉽게 확보된 느낌이고요. 투애니원이나 소녀시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세계적 그룹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SM에서 어디까지 지원해줄 수 있을지는 좀 두고봐야겠죠.
2. 보이프렌드 - 러브스타일
전곡이었던 내가 갈게는 좀 별로였습니다만, 이번 곡은 진짜 제 취향이에요. 기타 사운드도 근사하고 예전 팝음악을 연상시키는 전체적인 스타일도 맘에 들어요.
근데 요즘 스윗튠 가사 좀 너무 막 쓰는 것 같지 않나요. 어기야 디여라차 어쩌구 하는 추격자의 가사도 그랬지만 "내가 책임질게 우리 이쁜이는 나만 믿고 잘 따라와 나 믿지?"
어쩌구하는 가사는... 내 여자 손대지마의 "똥배도 너무 귀여워"를 능가하는 충격이네요. 뭐 어쨌든 괴이한 가사는 날려버릴 만큼 좋은 곡이란 느낌이고,
뮤직비디오는 좀 더 투자하지 그랬어 라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어쨌든 말끔하게 예쁘게 뽑혔네요.
이 친구들 무대 나오는 것 보니까 역시 스윗튠 작곡의 소나기란 노래를 부르던데 그곡도 참 좋더군요. 전체적으로 스윗튠이 이 그룹이 가진 장점이 뭔지 잘 알고
거기에 맞춰서 컨셉을 잘 찾아주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어린 멤버들이 많다 보니까 인피니트 처럼 강하게 가져가기 보다 이렇게 듣기 편하고 귀여운척 할 수 있는(...)
팝음악을 하는 편이 낫겠죠. 이 그룹은 일본 안가나 몰라요. 오히려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잘먹힐 애들같은데..
3. 틴탑 - To You
전 사실 누누히 용감한형제를 까(..) 왔습니다만, 사실 별 이유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그 템플릿 하나를 만들어 놓고 거기다가 멜로디만 바꿔서
모든 가수들에게 한곡씩 주는 그 만행(....)이 별로여서 였어요. 뭐 많은 작곡가들이 하는 일이긴 한데, 용형처럼 이렇게 노골적인
사람도 별로 없다 싶어서. 이 곡도 시스타의 나 혼자와 (뭐 그 곡보다 먼저 써둔 곡이라고 하긴 합니다만) 엄청 유사하고, 심지어 포인트를 주는 부분까지
완전히 똑같습니다.... 만 이상하게 이 곡은 좋네요. 최소한 노골적인 빅뱅카피였던 미치겠어 보다는 훨씬 나은 느낌입니다.
근데 아마도 이 곡에 대한 호감은 이 곡의 안무가 워낙 마음에 들어서 그런걸지도 몰라요.
얘네 회사가 안무나 스타일링이나 그 소년과 청년사이의 애매한 느낌을 꽤 잘 살리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나 중반부의 독무는 진짜 근사해요.
저것때문에 일부러 무대를 찾아볼 정도였으니까요. 매 앨범마다 얼굴을 못알아볼 정도로 폭풍성장하고 있는 멤버들과 시너지효과가 나면서
결과물은 꽤 좋다는 생각이 들고요. 여전히 뮤직비디오에서 빅뱅의 그림자가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고, 아직 이 팀의 색깔이 뭔지 좀 애매하긴 합니다만,
이 그룹은 아직까지도 성장의 여지가 꽤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아요.
4. 원더 걸스 - Like This
비 마이 베이비 같은 곡이 아니라 아예 이곡을 들고 나왔으면 소녀시대와 꽤 좋은 승부를 할 수 있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만..
뭐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고, 드디어 원더걸스가 자기자리를 찾아간 느낌입니다. Two Different Tears는 과거의 영광에 목매는
듯한 모양새였고, Be My Baby는 원더걸스의 이름값을 가지고 그 오랜만의 컴백을 할때 내세우기에는 좀 함량 미달의 곡이었다고 느껴졌어요.
이 곡은 과거와는 확실히 다른 원더걸스를 보여주고 있고, 그러면서도 원더걸스의 장점, 중독성 넘치는 곡과 재미있는 안무는 그대로 살리고
있어요. 제왑이 꽤 고민을 많이 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결과물이죠. 2000년대 초반에 유행하던 힙합곡을 듣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다만 스타일링과 뮤직비디오를 저렇게 힘을 빼고 갈 필요가 있었는지는 사실 좀 의문입니다. (... 제왑 스타일링 팀은 놀았나요.. 어째 소희만 살아남은 것 같은..)
삐까뻔적하게 차려입은 함수의 일렉트릭 쇼크와 연달아 무대를 하는 모습이 요즘 자주보이는데 대비가 되어서인지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이기도 하고.
그래도 반응도 엄청 좋은 것 같고, 코어 팬덤이 빠져나간 게 당장 함수와의 승부에서도 꽤 뼈아파 보이긴 합니다만, 이번 컴백은 꽤 성공적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비 마이 베이비때는 좀 힘빠지는 느낌이었는데, 이번 곡은 느낌이 좋네요.
5. B1A4 - 잘자요 굿나잇
리더가 직접프로듀싱했다는 Baby I'm sorry는 정말 시원스레 망했고(미안해요) 저도 그 곡을 몇번 안듣고 깔끔하게 지웠던 것 같아요. (....)
정규앨범이라 승부수를 띄운 게 아닌가 하는데 뭐 어쨌든 결과는 망(...)이었고, 그래서 다시 원래 이 그룹의 노선으로 돌아온게 아닌가 싶습니다.
근데 이곡.. 좋아요. 안무도 재밌고요. 이 그룹은 멤버들의 실력만 보면 다른 그룹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느낌이고 (특히 춤실력이) 오히려 그걸
장점으로 승화시키는게 이 그룹이 사는 방법 같아요. 어설픈 춤실력은 오히려 이 곡의 재미난 안무를 만나서 장점으로 승화되는 느낌이고,
적당히 힘을 뺀 노래는 귀엽고요. 사실 이 그룹의 최고치는 데뷔곡이었던 OK 였던 것 같지만 그런식의 컨셉과 곡을 다시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을 거고,
지금 이 곡은 이 그룹이 할 수 있는 선택중에 괜찮은 결과물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