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내에서 각종 정보에 깜깜한 이유를 새삼 깨달았어요

회사에서 입사 동기가 휴직을 했습니다. 공부를 위한 휴직이었고, 얼마 전 마지막으로 인사를 돌았어요. 저도 잠깐 만나서 얼마나 가냐, 어디로 가냐 묻고는 잘 다녀오라고 해줬습니다. 그러고나니 주변에서 묻는 분이 많네요. "당신 동기 아냐? 어디 간데? 어느 학교야? 전공은 뭐래? 그 사람 결혼해서 애도 있지 않나? 혼자 간데? 가족 같이 가나? 남편은 직장은 어떡하나?" 등등. 아무래도 입사 동기니까 뭔가 많이 알거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저도 뭐 어디로 얼마나 가는지밖에 물어본게 없으니 아는게 없죠. ㅡㅡ;

 

그러다 그 동기가 잠시 회사에 나왔다 갔는데, 한 팀장님이 인사를 받으시더니 질문 퍼레이드를... 위에서 사람들이 궁금해하던 사항들을 줄줄이 물어보시더군요. 유학이라는 건 알았지만 전 나라까지만 물어보고 학교도 못물어봤었는데(간혹 보면 유명한 일류대를 못가는 분들은 굳이 학교이름 밝히기 꺼림직해 하시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서) 학교이름부터 시작해서 가족들의 생계까지 사람들이 궁금해할만한 것들을 콕콕 찍어 다 물어보시더군요. 아, 저렇게 정보수집을 하고 그걸 같은 레벨의 수집가들과 공유하시는 거였군요!

 

흠.. 둘이 같이 일한 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니 딱히 입사 동기인 저보다 그 직원과 많이 친하진 않으실 것 같은데... 너무나 자연스럽게 질문을 하시고 거기다 답변도 별 거리낌없이 줄줄 나오더군요. 역시. 괜히 혼자 소심한 거였어요. 지나친 사생활 침해는 경계해야겠지만, 사실 그걸 너무 조심하면 또 제대로 된 관심 표명도 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죠. 때로는 관심을 표명하고 싶기도 하지만, '이거 혹시 실례되는 질문 아닌가' 하는 걱정에 입 닫아버리니 아는게 없을 수밖에요 ㅠㅠ 딴에는 남을 존중한다는 취지에서 취하는 자세지만 오히려 남한테 너무 무관심하다는 평도 받아요. 이래서 사내 인간관계가 너무 좁아진다는 걸 알면서도 그놈의 소심함때문에 앞마당을 넓히기도 참 힘드네요. 그 경계에서 잘 줄타기를 해야되는데 어려워요. 참 어려워요. 아직까지는 그냥 그렇게 '남에게 무관심한 인간'으로 살아도 별 지장은 없습니다만... 나중에도 괜찮으려나 모르겠네요.

    • 저도 상당히 그런 편이라 상대방이 먼저 말하지 않는데도 굳이 쓸데없는(?) 정보를 얻고 싶어하지 않는 탓에, 차갑고 무심하다고 종종 오해도 받아요. 특히 윗분들께선 중간관리자들에게 그런 오지랖을 참 바라시는데 저에겐 포기한 듯. 심지어 쿠델카씨는 어울렁더울렁 같이 뒹구는 맛이 없다는 게 유일한 흠이라는 지적도 받아봤어요...? 그런데 저는 장기적으로 볼 땐 그게 나은 것 같아요. 뒷말 들을 확률이 오히려 더 적기도 하고, 아무리 잘 지내봐야 회사내 인간관계는 퇴사 이후에 확실히 갈린다고 보기 때문에 정보 수집은 좀 무심하고 조금 느리고 둔한 게 저한텐 더 편한 것 같아요. 하나 알면 줄줄이 달려나올 것들이 정말 귀찮기도 하고;;;
    • 소심증.. 동감합니다. 저도 '이런 거 물어도 되나' 생각하다 놓치는 경우 많아요. 상대가 이성이면 더더욱... 그러니 말 할 거리가 없어지고 대화는 줄어들고 결국 또 나혼자 짝사랑.. (응?)
    • 저도 상대방이 먼저 말하지 않는데도 굳이 쓸데없는 정보를 얻고 싶어하지 않는 탓에, 차갑고 무심하다고 종종 오해도 받아요. 2222
      거기다 당시엔 궁금해서 물었다가 답변 받고 수긍을 했으나, 기억속에 남겨두지도 않는 탓에 더 그렇죠.
    • 음...저는 그냥 화제가 없으면 적정선에서 물어봐요. 상대는 분명 관심표명으로 느끼는 듯 신나서 대답을 줄줄 하고 분위기도 한결 부드러워지죠.

      문제는 다시 그 분과 대화할 때 제가 그에 대한 정보들을 깡그리 잊어먹었다는 데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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