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밥 연장] 김조광수 영화는 한 편 밖에 보지 않았는데...
소년, 소년을 만나다를 봤죠. 그 영화를 보고서, 실망했어요.
세팅에서 결말까지 캐릭터와 이야기에 생기가 없어요. 도식적이죠. 그 영화에선 그걸 미스터리 플롯으로 극복하려고 시도하신 것 같은데,
간질거리는 영화 포스터를 제외하더라도 감상적인 음악 사용이나 뮤지컬 형식의 차용은 시도가 무색하게 전형적인 내러티브를 그냥 드러내버리더군요.
뮤지컬 형식이니 감상적인 음악이니 미스터리 플롯이니 좋게 받아들일 수 있어요, 각자의 역할을 따로 떼어놓고 본다면 말이죠.
심지어 그것은 도식적인 캐릭터와 이야기에 관해서도 가능해요. 그런데 그 모든 요소가 합쳐지고 난 영화는 엉망진창이란 말이죠.
뻣뻣한 드라마와 가식적인 코미디, 동성애 판타지가 중구난방으로 결합된 영화는 아무런 극적 자극을 주지 못합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 김 감독님은 단순히 '퀴어 선전 영화'를 만들었단 식으로 얘기하셨더군요.
선전 영화의 기본은 대상에게 자신의 철학을 관철시킨다는 건데, 그러면 최소한 대상이 그 철학에 대해 전혀 의심하지 않을 만큼
명민하게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요? 21세기에 선전 영화를 만들려면 반공영화 만드는 수준으로 만들어선 안 된단 말이죠.
선전 영화를 너무 만만하게 보신 게 아닐까요?
쉽게 말하자면 감독의 역량 부족이고, 어렵게 말하자면 철학의 부재에요.
물론 이건 소년, 소년을 만나다를 연출했던 2008년의 김조광수 감독에 대해서 할 수 있는 얘기지요.
그리고 그 점에서 만큼은 감독 심형래 보다 못해요. 대상에 대한 이해 자체가 안 됐단 거니까.
감독 심형래야 대상은 제대로 잡았죠. 자기 생각 보다 돈이 많이 들어서 돈을 회수 못한 것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