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작가의 마이너한 작품

저는요...

셰익스피어의 희곡 중에서 타이터스 앤드로니쿠스가 그리 좋더라고요.

희곡도 몇 번 읽었고, 우리나라서 하는 공연도 보러가고, 이거 영화도 있어요... 영화도 2번 봤음.

이거 진짜 멋져요... 유혈 복수극인데... 엄청 잔인하고... 거의 고어물 수준인데요.

사건이 쉴새없이 몰아쳐요. 그 와중에 셰익스피어 작품 특유의 철학(?)도 빠지지 않는데... 근데 그게 좀 거칠달까?

기법에 있어서 거칠다. 그럴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아주 직선적이고 저돌적인 느낌이에요...


그리고 체홉의 바냐아저씨. 진짜 제 인생의 작품인데요. (이 표현 좀 오글거리네요 ㅋㅋ 죄송...)

이게 무려 4대 희곡의 하나라 마이너...라기엔 좀 그렇지만

다른 갈매기, 세 자매, 벚꽃 동산에 비해서는 무대화 횟수가 훨씬 적지 않나요?

이 작품 정말 좋아요. 볼때마다 이게 삶이군... 삶이야... 이런다니까요.

처음엔 바냐아저씨와 소냐, 엘레나에게 뭔가 심오하고 대단한 의미가 있을거야... 이랬는데

그냥 보통의 찌질한 우리들 삶이에요 ㅋㅋㅋㅋㅋ

근데 이렇게 볼수도 있는데^^ 물질주의나 자본주의와 관련해서 분석할 수도 있고요... (이건 갈매기도 그렇죠...)

그게 아니라도... 보통의 찌질한 우리들 삶의 모습이라는 거에서... 볼 때마다 오히려 어떤 희망을 얻는 것 같아요.


음... 근데 사실 이런 심리도 있어요.

왜. 내가 좋아하던 연예인이 너무 떠버리면 오히려 좀 섭섭하고 그렇잖아요?

디게 유명한 작가들이고 잘 알려진 작품들인데, 그거 말고 뭔가 나만 좋아하는 연예인이야 잉 내꺼^^하는 기분으로다가...

더 애정하는 마음으로 아끼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애정하는, 유명한 작가의 마이너한 작품. 어떤 것들이 있으신가요?





    • 작가는 아니지만
      니체 '즐거운 지식'
      까뮈 '전락
    • <타이터스 안드로니쿠스>보다도 영화화가 더 늦은 <코리올레이너스>를 유독 좋아하지만 셰익스피어쯤 되면 '마이너한' 작품이란 게 있을까 싶습니다;;
      • 하긴 그래요^^ 셰익스피어쯤 되면 뭐... 도서관 가서 찾아봤는데 뭐 관련 평론글?도 엄청 많드만요.
    • 제인 오스틴의 <노생거 사원>...을 마이너하다고 보기는 좀 그런가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제인 오스틴 작품인데, BBC 드라마 말곤 영화화도 안된거 같아요.
      그녀의 나머지 소설이랑은 너무 스타일이 다르긴 하지만..
    • 하루키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미스테리가 없죠.
    • <타이터스 안드로니쿠스>는 셰익스피어 비극을 좋아하는 사람들 가운데 인기가 많지요. 저도 좋아합니다. 덜 다듬어진 초기작이라 셰익스피어 비극의 멋있는 특징들이 날것으로 포함되어 있는 데다가 폭력도가 높아서(?)
    • 그런 사람의 룸메이트가 되었다니 이무혁은 운이 좋았습니다. 그는 병원에서도 늘 문제를 일으켰지만 부닌이 그때마다 보호자가 되어주었으니까요. 부닌도 이 둔한 남자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는지 둘 사이는 상당히 가까웠습니다. 심지어 이무혁의 동생 이무영도 부닌에게 상당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부닌은 거칠고 둔한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가끔 상당한 수준의 박학함을 드러내며 사람들을 놀래키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특히 그는 영문학에 밝았습니다. 그중에서도 크리스토퍼 말로의 명성 아래 가려져 있는 수많은 엘리자베스 왕조 시인들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었지요. 그가 가장 좋아했던 시인은 윌리엄 셰익스피어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우연히도 이무영 역시 이 시인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둘은 종종 대기실 벤치에 앉아서 왜 이 흥미로운 시인이 그렇게 무시당하고 있는지, 왜 그 사람이 쓴 가장 형편없는 작품인 [타이터스 앤드로니커스]만이 그나마 아직도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지 따위에 대해 토론했다고 합니다."
      어느새 두 사람은 다시 번화가로 나와 있었다. 남자는 네프스키 거리로 가는 트롤리 버스가 울려대는 종소리가 사라질 때까지 잠시 이야기를 멈추었다.
      "생체 실험이 필요할 때 이곳 제약회사가 주로 어디를 찾아가는지 압니까?"
      남자는 다시 말을 이었다.

      ---
      듀나님의 예전 소설에서 한 구절 인용.
    • 전 루시 드 몽고메리가 쓴 단편 소설인데...킬르메니? 라는 이름의 벙어리 여자 이야기에요. 사랑의 과수원? 아무튼 과수원이 제목에 들어가는데 되게 어릴때 읽은게 아직도 가끔 생각나요. 앤 셜리가 맨날 주절대는 수정호수니 요정이니 하는 얘기들처럼 참 유치한 내용이었지만...전 그런것도 좋은 거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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