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미드나잇 인 파리스 보고 싶어하는 남친 이끌고 멜랑콜리아를 봤습니다. 이게 금방 막 내릴 거라고 협박해서요. 보고 나오면서 둘 다 흥미진진하다고 재미있다고 결론지어서 해피엔딩이었습니다. (?!)
아니요. 저는 이게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모르고 갔습니다. 1부 저스틴을 보면서 저는 아 저렇게 화려한 경혼은 모든 신부의 꿈이 아니었나 부럽다 근데 쟤는 왜 저러고 있어.; 이러고 있었습니다. 저는 2부 내용까지 종합해서 보았을 때 결혼식 전반에 흐르는 저스틴네 집안의 괴이한 분위기 때문에 우울증도 우울증이지만 멜랑콜리아 행성이 뭔 영향을 준 건가 싶었어요.나중에 남친이랑 해석 문제로 티격태격하다가 그건 좀 아니다 싶은 걸 깨달았지만요;
버스에서 다른 듀게분들 리뷰보며 생각해보니 확실히 남친 말처럼 세상이 어차피 끝날 텐데 이런 게 다 뭔 소용이냐 싶었던 저스틴의 우울증이 결혼식을 파국으로 만든 거였군요. 흠냐... 사실 우울증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다가 오히려 막판 갈수록 담담해지는 키어스틴 던스트의 모습은 음... 참 감독이 적재적소에 사람을 썼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샤를로트 갱스부르는 뭐 받아들이기 싫어하는 모습을 그냥 잘 표현했구요. 24 잭 바우넌? 그 아저씨 죽은 모습 짚으로 덮어주는 게 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요 다른 분들은 압도되었다 불편했다 하시는데 저는 그것보다 오히려 보는 내내 느낌이 신나고 황홀했습니다. 솔직히 절망도 절망 나름이라서 뭐 행성이 충돌한다 하면 저는 슬프지도 않을 것 같아요. 게다가 워낙 이쁜 행성이니 뭐... 다가오는 거 신나게 구경했을 것 같네요. 꿈도 희망도 필요없어 걍 에브리원 손잡고 죽자... 무의식으로 써놓고보니 진짜 주인공들이 그렇게 죽었군요 음;
어쨌든 전 정말 재미나게 보았습니다. 맨 초반 오프닝을 또렷이 봤어야 했는데 아쉬워요. 다가오는 행성의 모습을 지구에서 보는 건 제 꿈 속의 광경 같아서 낯설진 않더라구요.
제가 ‘군대를 면제받을 만큼’심각한 우울증을 겪었었는데요 보면서 저는 우울증을 이보다 완벽히 그려낸 영화는 없을 거다 뭐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웨딩드레스 입고 오줌싸고 엉뚱한 사람이랑 섹스하고 맞아요 딱 그 기분이에요 우울증 기분 좋으라고 요구하는 세상 기분 좋아야만 할 것 같은 상황들 그 안에서 그 드레스 안에서 썩어가는 나
1부는 한 개인의 파괴 2부는 온 세계의 파괴 뭐 그런 분석도 있던데 여하튼 좋았어요
지루하긴 했는데 그 지루함마저도 좋더라고요 뭐 마지막 장면은 말할것도없고요 쾌감이었죠 쾌감
라스 폰 트리에도 심한 우울증이 있었다고 했던 것 같아요. 그게 안티 크라이스트에 반영이 크게 되었단 이야기를 본 것 같습니다. 맞아요. 기분 좋으라고 강요하는 그 상황에 엇박자가 나는 것, 그걸 잘 형상화한 느낌이에요. 저는 그게 우울증의 표현인 것인가 아니면 이면에 뭐가 더 숨겨져 있나 해석하려고 한 것 같은데 그냥 우울증의 표현이었던 것 같아요. 1부가 개인의 종말 2부가 세계의 종말이라는 해석은 근사하고 아주 적절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