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의 고독병

 

그러니까 그런겁니다. 내가 사는 곳에서 떨어진 어느 도시, 마을의 작은 호텔방에서 눈을 뜹니다.

지금이 몇시인지 알 수 없지요. 아주 조용하고 나는 혼자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나갈 때까지 말을 할 사람이 없습니다. 내가 여기서 객사해도 아무도 모르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지요.
그러고 연이어 아무렴 어때 이러며 시트나 이불을 둘둘 말고 있습니다. 아 조용하다.... 


혹은 여행지에서 너무 아파서 일정을 포기하고 혼자 끙끙 앓다가 까무룩 잠이 들었다가 깨었을 때

아니면 늦은 밤의 호텔방,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 들어와서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누웠는데 잠은 안 올 때

 

이런게 그립습니다.

 

 

병인가 싶습니다. 보통 저런거 때문에 혼자 여행가기 꺼려할 거 같은데 저 느낌이 그립더군요. 
계속 혼자 여행다닌게 문제일까요. 여행 일정을 짤 때 꼭 한국인이 없을거 같은 그런 동네(한국

인터넷에서는 자료도 없는)까지 들어가서 저러고 있습니다.

 

요 며칠 저 느낌을 그리워 하고 있어 국내 어느 도시(콩국의 도시라던지...) 의 게스트하우스에라도 가볼까 싶은데
또 게스트하우스는 시끌시끌해서 저 느낌은 잘 안나요. 게다가 다음달 초에 사랑하는 친구랑 유럽으로 여행가는데 왜 이러나 싶습니다.

 

 

 

 

 

    • 그런 기분으로 몇달 살고나서 책상 서랍 안에 한국에서 장례식을 할 수 있게 도와줄 사람들, 한국 대사관의 연락처를 넣어뒀어요. 뭐 비상연락망이기도 하지만 갚을 수 없는 신세를 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재빨리 만들어서 넣어뒀지요.
      • 네 아무래도 해외에서 오래 체류하고 계시는 분들은 또 그럼 혼자라는 거에 대한 느낌이 다를거 같습니다
    • 우왕... 그 느낌이 그리우시다니... 저로서는 상상이 안 가네요..
      • 아무래도 해외출장 많이 가는 직종으로 바꿔야 할까요ㅎㅎ
    • 저도 그 적막함을 좋아합니다. 온전히 혼자 있을 수 있어서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라..
      • 네..온전히 혼자 라는 느낌이 중요해요. 그 느낌을 주기적으로 채워줘야 하는 듯
    • 공감합니다. 태국 방콕의 어느 작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선풍기 하나 돌아가는 단칸방에서 낮 12시 넘어서 눈을 떴을 때, 밖에는 내가 모르는 언어로 조곤조곤 소리가 들리는 것을 들으면서 다시 눈을 감을 때, 대충 씻고 대충 걸치고 쪼리 신고 나와서 현지식으로 밥, 반찬 몇가지를 한 접시에 담아 주는 것을 산 뒤, 근처
      슈퍼에서 봉지에 얼음 가득 담긴 콜라를 사들고 빨대 꽂고 쪽쪽 빨아먹으면서 다시 내 방으로 들어와서 끼니를 해치우는 것 등.
      그립네요.
      하지만 마지막 줄이 염장이니까 무효!ㅠ저도 유럽 가고 싶어요.'ㅂ'
      • 네 정확합니다ㅠㅠ내가 모르는 언어 속에 놓여있을 때 이방인의 느낌이 싫지 않아요. 같이 하는 여행은 또 다른 즐거움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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